한국 통일부 탈북민 교육생들, 설맞이 봉사활동

한국 통일부가 운영하는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사무소, 하나원 교육생들이 3일 서울 종로 중구 희망나눔 봉사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 통일부가 운영하는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사무소, 하나원 교육생들이 설 명절을 맞아 음식을 대접하는 봉사 활동에 나섰습니다. 서울에서 박은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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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듣기] 한국 통일부 탈북민 교육생들, 설맞이 봉사활동


[녹취: 현장음]

지글지글 김치전도 부치고 갖가지 고명을 얹어 떡국도 끓여 나눕니다. 여기는 서울 동묘 앞에 있는 대한적십자 종로‧ 중구 희망나눔 봉사센터인데요, 이 곳에 조금 특별한 손님들이 찾아왔습니다. 탈북민들의 사회정착 지원을 위해 설치한 통일부 소속기관인 하나원 교육생 65명이 앞치마를 두르고 봉사에 나섰는데요. 홀몸 어르신과 취약계층들 그리고 이 지역의 시장 상인들을 위해서 명절 음식과 빵을 만들어 제공하고, 인근 노인정을 방문해 선물도 전달했습니다. 통일부 하나원의 김영미 씨의 설명입니다.

[녹취: 김영미, 통일부 하나원] “저희 탈북민들이 한국에 정착하기 이전에 통일부 하나원에서 정착교육을 받거든요. 그 가운데 봉사 활동이라고 있어요. 그래서 이 분들이 하나원에서 직업교육으로 조리라든지 음식 만드는 그런 것들을 배우시는데요, 그 기술들을 재능 기부하는 활동으로 봉사 활동을 기획을 했습니다. 이 분들이 한식 조리하고요, 제빵도 배우셨고. 이 거 외에 북한에서 이 분들이 해 보신 음식들이 있어요. 그게 뭐냐 하면 두부밥.”

[녹취: 현장음]

하나원 교육의 일환으로 한식 조리와 제빵을 배운 교육생들, 그동안 쌓은 솜씨를 마음껏 발휘했습니다.

[녹취: 하나원 교육생] “전 부치고 제빵, 떡국, 그 다음이 국수.”

“부추도 넣고, 김치도 넣고, 돼지고기도 또 살짝 넣고요. 그래서 전 부치면 맛있어요.”

“우리가 직업탐색 나갔을 때 배웠습니다. 한국에 와서 제가 직접 만든 음식을 이 대한 국민들과 함께 한다는 게 너무 의미가 있고요.”

북한은 봉사라는 개념이 자리 잡혀 있지 않기 때문에 교육생들은 한국에 와서 봉사 활동에 참여하면서 많이 낯설었다고 하는데요, 한편으로는 한국사회의 일원이 됐다는 생각에 뿌듯한 마음도 듭니다.

[녹취: 하나원 교육생] “비록 저희들이 정말 성의로 북한에 계시는 우리 부모님들을 생각해서 정말 여기 한국에 계시는 우리 한국 어르신들을 저희 친부모, 형제처럼 생각하고 오늘 정말 소홀한 (서툰) 솜씨지만 이렇게 성의껏 만들었으니까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어요. 많은 걸 보고 듣고 느꼈어요. 북한에서는 정말 살기가 너무 힘들고 언제 이런 저런 생각을 할 수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한국에 와서는 모든 한국 분들이 정말 다 친형제처럼 대해 주시고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정말 이렇게 한 번씩 나와서 봉사 활동이란 걸 하는 건 일생에 정말 잊혀질 것 같지 않아요.”

“자기 사는 게 힘드니까, 본인들의 사는 게 힘드니까 남을 생각할 때가 없어요. 감동돼요. 좋은 건 아니지만 같이 먹잖아요.”

“어려운 분들한테 맛있는 것도 나눠주고, 같이 공감할 수 있다는. 새해를 맞으면서 따뜻한 마음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어르신들이 앞으로 백 년 장수하시고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번 제 13차 희망나누기 봉사 활동에는 한 기업의 통일희망나눔재단과 한국적십자 봉사원들도 함께 참여했습니다.

[녹취: 시호비전 통일희망나눔재단] “시호비전 직원들이 나왔는데요, 원래는 여기 하나원에서 탈북하신 분들이 와서 하는데, 저희가 같이 연계돼서 봉사하는 것들이 있으니까 같이 도와주러 온 거고요. 세계는 하나라고 하는데, 이 한반도만 사실 이렇게 나뉘어져 있어서 어른들이 사실 더 가슴에 맺힌 응어리가 있을 텐데, 하루빨리 통일이 돼서 이렇게 함께 어우러지고 서로 화합해서 우리 대한민국이 더 크게 발전할 수 있는 그런 어떤 계기가 되고 그런 어떤 시간이 빨리 당겨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탈북민들이 만든 음식을 받아 든 어르신들, 명절을 맞는 마음이 한결 훈훈해졌는데요.

[녹취: 어르신들] “너무 맛있어요. 맛있어서 너무 기분이 좋아요.”

“먹어보고 오니까 떡국도 맛있을 것 같고, 북한 사람들하고 같이 접촉해보니까 평화가 금방 오는 것 같고 느낌이 좋으네요.”

“지금 떡국은 안 먹어봤고 빈대떡 먹어 봤습니다. 김치 빈대떡. 맛이 좋습니다. 이렇게 여기에서 이렇게 대접할지 몰랐는데 큰 대우를 받고 가잖아요. 우리가. 반갑고 좋습니다. 통일이 빨리 돼야지요.”

이렇게, 하나원 교육생들이 사회적 혜택의 대상자가 아닌 나눔의 주체로서 체험하는 활동을 진행했는데요. 앞으로도 하나원은 한국적십자와 함께 매달 희망나누기 봉사활동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계속해서 통일부 하나원의 김영미 씨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녹취: 김영미, 통일부 하나원] “북한에서는 다 같이 어려운 사람들이라 누가 누구를 도와줄 수 있는 처지도 아니고요, 북한이 실정이. 그런데 한국에 와서 보니 성공한 사람만, 그리고 돈이 있는 사람만, 뭐 사회적으로 어떤 사람만 도와주는 줄 알았대요. 그리고 도와주는 사람들도 아마 국가에서 돈을 받는다고 생각하셨더라고요. 그런데 실제로 그렇지 않다는 거를 이런 봉사 활동 현장에서 적십자사 봉사원들이나 또 다른 한국 사람들 만나면서 이게 다 무료라는 거를 보고 굉장히 놀라세요. 탈북민들은, 우리가 인식하기에는 탈북민들은 우리가 항상 도와줘야 되는 사람, 뭔가 사회적 혜택을 받는 사람들이라고만 우리가 여기고 있고, 실제로 이 분들도 그러신 면들이 있어서 항상 자기들은 받는 사람, 남 도와줄 수 없는 사람, 이렇게 생각하시는데요. 이 봉사 활동은 ‘나도 내가 자그마한 거 하나라도 정성스럽게 나눠줄 수 있다’. 라는 그런 거를 이렇게 활동을 하시면서 느껴보시라고 준비가 된 활동들입니다. 이런 교육이 되게 중요한 것 같아서 저희가 계속적으로, 지금 지속적으로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녹취: 현장음]

서울에서 VOA 뉴스 박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