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 인파 해맞이 명소 몰려...'위안부 합의' 반대 분위기 거세

2015 을미년이 며칠 남지 않은 지난 26일 강원 강릉시 일출 명소 정동진을 찾은 관광객들이 붉게 솟아오르는 해를 바라보고 있다.

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오늘도 VOA 도성민 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2015년의 마지막 날, 해마다 12월 31일은 특별한 기분으로 보내게 되는 날이군요. 한국도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분위기가 바쁘겠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2015년의 마지막 해는 오후 5시 30분쯤 신안 가거도에서 지구 반대편으로 넘어갔고, 2016년을 맞이하는 새해는 내일 아침 7시26분18초에 독도에서, 서울에서는 7시 46분 41초에 새해를 볼 수 있다는 한국천문연구원의 알림이 있었습니다.

진행자) 지금 이 시각이면 일출이 장관인 지역으로 달려가는 사람들이 많겠군요?

기자) 오후부터 경부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 등 한국의 주요고속도로는 연말과 일요일까지 이어지는 새해 연휴를 즐기기 위해 떠나는 차량들로 곳곳에서 교통정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일출명소는 아무래도 동해안 쪽에 많은데요. 기차역이 바로 연결되는 강원도 정동진과 태백산 정상으로, 포항 호미곶과 울산 간절곶 그리고 부산 해운대해수욕장과 제주도 성산일출봉이 해 뜨는 장관을 볼 수 있는 일출명소로 꼽히구요. 서울에서는 남산, 인왕산, 북한산과 하늘공원 등이 있고, 실내에서 여유롭고 따뜻하게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은 여의도 63빌딩 전망대로 한강 길 따라 떠오르는 새해를 맞이하는 명소로 유명합니다.

진행자) 12월 31일에는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새해를 맞이하는 ‘제야의 종소리’를 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한국에서는 ‘보신각(普信閣) 타종식’이라고도 하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서울 종로2가 보신각에 있는 보신각종이 33번의 울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1953년부터 행해지고 있는 새해맞이 행사로 평양의 ‘평양종(에밀레)’과 같은 의미를 가진 보신각종이 병신년(丙申年) 새해의 나라의 평안과 국민의 행복을 위한 기원의 종소리를 내는 것입니다. 보신각종 타종식에는 해마다 10만명 가까운 인파가 몰리는데요. 서울시는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주변지역에 대한 차량통행을 제한하고 귀가길 편의를 위해 지하철과 버스 운행시간을 연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보신각종을 타종하는 인사들이 해마다 바뀌지 않습니까? 올 한해 한국을 대표하는 인사가 선정되기도 하던데, 어떤 인물들이 타종식의 주인공이 됐는지도 궁금합니다.

기자) 타종행사에는 모두 16명의 인사가 참여를 하는데 서울을 대표하는 서울시장과 시의회 의장, 교육감, 경찰청장과 보신각종을 관할하는 종로구청장 등 고정인사와 함께 2015년을 상징하는 시민대표 11명이 함께 합니다. 참여인사들은 사회에 귀감이 되고, 어려운 여건을 극복하고 자기 분야에서 정상에 선 인물들로 시민의 추천을 받아 선정됐습니다. 올해 타종식을 빛낼 시민대표 11명, 메르스를 이겨낸 의사와 40년간 보신각을 지킨 종지기의 배우자, 13년동안 소외된 아동을 돌봐 복지상을 수상한 여성과 심폐소생술로 10여명을 살린 소방장이 보신각에 오르게 되는데요. 이 시각 보신각은 타종식 생방송 준비와 몰려드는 인파로 서울에서 가장 붐비는 곳 중의 하나로 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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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연일 ‘위안부 소녀상’ 관련 소식이 뉴스의 중심이 되고 있군요? 대학생들이 일본대사관 안으로 급습해 연행되는 일이 있었다고요?

기자) 한국과 일본 정부의 ‘위안부 협상’ 타결에 반대하는 대학생 30명이 일본대사관에서 기습 시위를 벌였습니다. ‘한일협상’을 거부한다는 내용의 손 팻말과 대자보를 들고 구호를 외치다가 모두 경찰에 연행됐습니다. 연행된 대학생들은 어제부터 일본대사관 건물 앞에서 열린 수요집회 이후 소녀상 철거를 막겠다며 밤샘농성을 벌였었습니다.

진행자) 외국 대사관 건물에 진입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 텐데,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요?

기자) 수요집회가 열리고 있는 주한 일본대사관은 지금 재건축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대사관 건물은 비어있지만 대사관업무공간은 인근에 있는 빌딩으로 옮겨진 상태인데요. 대학생 시위자들이 지하주차장을 통해 건물 로비로 진입했고, 1층 로비가 보이는 유리벽에 대자보를 붙이고 구호를 외치며 기습적인 시위를 한 것인데요. 현장에 남겨진 대학생들의 손 팻말에는 ‘대한민국 국민은 한일협상을 거부한다’ ‘위안부 문제 역사에 기록하라’ ‘10억엔 위로금 필요 없다. 국제법에 따라 법적 배상하라’ 등의 구호가 적혀 있었습니다.

진행자) 오랜 시간이 걸려 이루어진 협상타결은 분명한데, 전혀 환영 받지 못하는 분위기이군요?

기자) 야당 정치권을 비롯해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거셉니다. 협상을 다시 하라는 요구가 쏟아지고 있고, 대통령의 지지율은 40%대 초반으로 크게 떨어졌습니다. 급기야 청와대는 오늘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와 관련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담화를 냈습니다. 협상 타결이 이루어진 지난 28일에 이어 3일만에 다시 청와대 담화는 거세게 일고 있는 비판여론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한국 언론들이 풀이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청와대 담화는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기자) 이번 합의가 최상은 아니지만 가능한 범위에서 최선을 다한 결과라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소녀상 철거를 전제로 돈을 받았다는 등 사실과 전혀 다른 보도와 사회혼란을 야기하는 유언비어는 위안부 문제에 또 다른 상처를 남게 하는 것이라는 부분도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재협상이나 합의무효 선언가능성에 대해서는 전혀 없다는 부분도 분명히 했습니다. 청와대 담화 내용, 잠시 들어보시죠.

[녹취: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 “정부간의 합의를 수용하지 못하고 어렵게 풀린 위안부 문제를 다시 원점으로 돌리고자 한다면, 할머니들 살아생전에 더 이상 어떻게 해 볼 여지가 없게 될 것이라는 점을 헤아려주시기 바랍니다”

진행자) 원점이라고 한다면, 어느 시점을 말하는 것인가요?

기자) 24년 전, 위안부피해자에 대한 정부차원의 관심이 시작됐던 때를 말합니다. 그 동안 역대 정부들이 해결하지 못했던 이 문제에 대해 일본 정부의 책임 인정과 공식적 반성과 사죄를 받아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한편, 한-일 양국의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 ‘위안부 소녀상’ 한국 홍보전문가인 서경덕 교수는 ‘위안부 소녀상’을 한국을 찾아오면 꼭 들렀다 가야 하는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들자고 제안했고, 위안부 할머니들의 활동을 돕는 시민단체(한국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한국뿐 아니라 외국에도 소녀상을 확대 설치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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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의 마지막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남아도는 재고 쌀을 처리하는 문제, 재배면적을 줄이고, 동물 사료로 사용하는 방안이 확정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내년 쌀 재배면적을 올해보다 3만ha를 줄여 76만9천ha로 조정하기로 했습니다. 또 식용으로 사용하기 어려운 2012년산 쌀 9만4천톤은 동물 사료로 공급해 정부 곳간을 가볍게 하겠다는 것이 어제 발표한 한국 정부의 쌀 수급 안정 대책입니다.

진행자) 한국에 지금 남아도는 쌀이 얼마나 됩니까?

기자) 11월말 기준으로 165만톤의 쌀이 정부 양곡재고량입니다. 정적 재고량의 2배가 넘습니다. 그런데 쌓이는 쌀은 엄청난 관리비용도 따르기 마련인데요. 쌀 재고를 관리하는데 드는 비용은 1만 톤에 약306만달러(36억원)으로 곳간의 무게를 줄이는 방안은 쌀값 안정뿐 아니라 정부 살림살이의 부담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됩니다.

진행자) 쌀을 사료의 원료로 쓰는 것, 농민들이 크게 반기지 않는다면서요?

기자) 사람이 먹는 쌀을 동물에게 준다는 것이 정서적으로 달갑지는 않기 때문인데요. 일단 정부의 방침은 식용으로 할 수 없는 재고 쌀만 사료용 가공제품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어서 큰 논란은 피해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한국 정부가 내 놓은 또 다른 쌀 재고 활용방안은 ‘순수 막걸리’ 인증제도를 검토하겠다는 것인데요. 과거 독일이 맥주 품질을 높이기 위해 시행했던 ‘맥주 순수령’처럼 막걸리에 쌀과 발효제, 물만 사용하는 경우 인정해주는 ‘쌀 순수령’을 시행하는 겁니다. 지금까지는 막걸리 원료에 밀가루와 당분 및 식품첨가물을 넣어도 품질 인증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도성민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