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NGO '내년 5월 평양에 장애인 디자인 학교 개교'

영국의 민간단체 '두라 인터내셔널'은 지난 2012년 런던장애인올림픽에 참석한 북한 선수단을 만난 것을 계기로 북한의 장애인 학생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2년 런던에서 장애인올림픽에 처음으로 참가한 북한 선수단. (자료사진)

영국의 민간단체가 평양에 북한의 장애인 학생들을 위한 디자인 학교의 문을 엽니다. 먼저 3개 학과를 시범적으로 운영하면서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인데요,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장애인 학생들을 위한 디자인 학교가 내년 5월 2일 평양에서 문을 엽니다.

영국의 대북 지원 민간단체 '두라 인터내셔널' 이석희 대표.

영국의 대북 지원 민간단체인 ‘두라 인터내셔널’의 이석희 목사는 28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주 평양을 방문해 조선장애자보호연맹과 그 같이 합의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석희 목사] “시범적으로 몇 개 학과를 내년 5월2일부터 정식으로 시작하기로 했어요. 1년 동안 운영하면서 전문적인 교과 과정을 발전시키고 부족한 점들을 보충해 나가면서 완성해 나가기로 했어요.”

이 목사에 따르면 북한의 장애인 디자인 학교는 패션디자인과 산업디자인, 편집디자인 등 3개 학과가 먼저 수업을 시작하고, 8월에는 핸드폰용 게임디자인 학과가 추가될 예정입니다.

교육 과정은 2년이고, 나중에 3년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각 학과 당 학생은 15 명에서 20 명 정도로, 모집요강에 따라 내년 2월쯤 학생을 선발할 것이라고, 이 목사는 말했습니다.

이 목사는 학생 가운데 75%는 장애인 학생, 나머지 25%는 일반 학생들을 뽑아 장애인들이 자연스럽게 일반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공부를 원하는 장애인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경쟁률이 높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북한에서 장애인들을 위한 전문 교육기관이 문을 여는 것은 디자인 학교가 처음입니다.

이 목사는 북한 장애인들이 교육을 받아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디자인 학교 설립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측도 학교의 필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어서 쉽게 합의가 이뤄졌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석희 목사] “공부가 공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직업으로 연결되고, 생활하는 중차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장애인연맹에서는 학교라든지 공부에 대한 필요성을 상당히 인식을 많이 하고 있었더라고요”

이 목사는 일단 장애인연맹 산하 기능공 학교 건물에서 수업을 시작할 것이라며, 나중에 학생들이 늘어나고 교과 과정이 확대되면 독립적인 건물로 옮길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일단 북한의 교사들을 선발해 수업을 시작하지만, 나중에는 외국인 전문가들이 디자인 학교에 가서 수업을 하는 교환계획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두라 인터내셔널은 지난 2012년 런던장애인올림픽에 참석한 북한 선수단을 만난 것을 계기로 북한의 장애인 학생들을 돕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특히 지난 2월 말과 3월 초에는 북한의 장애인 학생들과 장애인연맹 관계자들을 초청해 영국과 프랑스에서 예술공연과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