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풍경] 미 사업가, 탈북자 초청 북한인권 행사 열어

지난 11일 '북한 인권의 밤'을 주관한 미국 델라웨어 주 웰밍턴 시의 브랜디와인 벨리 침례교회에서 탈북자 단체 지성호 대표(오른쪽)와 브라이언 디사바티노 회장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매주 화요일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투데이 풍경'입니다. 지난 5월 노르웨이에서 열린 ‘오슬로 자유포럼’에서 북한인권 개선을 외쳤던 장애인 탈북자가 있었습니다. 한국 내 탈북자 구출단체 ‘나우’의 지성호 대표인데요. 이 증언을 우연히 듣게 된 미국인 사업가가 지성호 씨를 초청해 북한인권 상황을 알리는 행사를 열었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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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풍경 오디오 듣기] 미 사업가, 탈북자 초청 북한인권 행사 열어


[효과: 오슬로 자유포럼 지성호 증언]

14살 나이로 가족을 위해 석탄을 구하다 열차에 깔려 한 쪽 다리와 손가락을 잃은 탈북자 지성호 대표.

그의 몸은 2급 장애인 판정을 받을 만큼 망가졌지만 참혹한 북한의 인권 상황을 보여주는 증거가 되고 있습니다.

1903년 설립된 미국 동부 델라웨어 주의 건축회사 에디스 (EDiS)의 브라이언 디사바티노 회장에게 지성호 대표의 이야기는 충격과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인터넷 사회연결망 페이스북에 게시된 지 대표의 증언 영상을 본 디사바티노 회장은 `VOA'에 당시 심정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녹 취: 브라이언 디사바티노]” I was emotionally overwhelmed by his presentation. And I realized that I had no idea of the depth and the breadth of ..”

지 대표의 증언을 들었을 때 큰 충격과 함께 북한 주민들의 상황과 고통의 깊이가 짐작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는 설명입니다.

동영상에서 지 대표는 마취 없이 수술한 이야기와 약을 구하지 못해 오랫동안 고통에 시달렸고, 무엇보다 장애인의 몸으로 국경을 넘은 자신에게 국가의 수치라며 고문하고 학대하는 북한 당국에 배신감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지 대표는 동영상에서 5천 킬로미터의 탈북 여정을 함께 한 아버지의 목발을 높이 치켜들며 북한인권 개선을 울부짖어 청중의 기립박수를 받았었습니다.

지 대표의 동영상에 충격을 받은 디사바티노 회장은 지난 여름부터 지 대표의 미국 방문을 계획했습니다. 그의 생생한 증언이 자신처럼 북한 주민의 인권 상황을 모르는 수많은 미국인들에게 알려져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디사바티노 회장은 지 대표를 처음 만난 순간을 이렇게 기억했습니다.

[녹 취: 브라이언 디사바티노] “I could tell immediately that he had a gift. He has some sort of gift of grace that he is able to carry himself in a very..”

지 대표는 남을 위하는 매우 특별한 선물을 갖고 있다는 것을 느꼈는데, 그 것은 북한 땅에 남아있는 자신의 동족을 위해 매 순간 쏟아 붓는 열정이라는 설명입니다.

디사바티노 회장은 지 대표가 미국에 머무는 동안 통역을 도맡아 하고 있는 북한인권단체 '노 체인'의 헨리 송 씨와 함께 거의 모든 일정에 동행했습니다.

미 상원의원과 국무부 관계자들을 만났고 기독교 남성모임 등 자신의 인맥을 동원해 2주 동안 지 대표에게 북한인권 상황을 알릴 기회를 만들어줬습니다.

지 대표는 델라웨어 주 윌밍턴 시 의회의 환영선언서를 전달 받았고 '아크미어 아카데미 학교'에서는 1천여 명을 놓고 강연해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또 대학교와 교회 등을 방문해 북한의 인권 상황을 알렸습니다.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북한인권단체 HRF의 지원으로 미국 내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 구글사에서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디사마티노 회장은 지난 11일 델라웨어 주 웰밍톤 시내 브랜디와인 벨리 침례교회에서 ` 북한인권의 밤’을 주관해 미국인들이 북한인권 상황을 배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이날 행사는 델라웨어와 펜실베이니아 언론들에 소개됐고 지 대표의 증언은 인터넷으로 생중계됐습니다.

다리를 절며 단상에 오르는 지 대표를 기립박수로 환영한 300여 명의 미국인들은 증언이 진행되는 한 시간 동안 여러 차례 걸쳐 눈물과 박수로 호응했습니다.

[효과: 지성호 증언]

지 대표의 증언 후 마련된 질의응답 시간에 참석자들은 의족과 의수를 한 지 대표에게 아버지의 목발에 대해 묻는 등 북한의 인권 상황과 지 대표 개인에 대한 궁금증이 쏟아졌습니다.

참석자들은 지 대표의 증언을 듣고 매우 강한 영감을 받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70대 미국인 남성 존 라델 씨입니다.

[녹취: 존 라델] “His heroism is magnified probably a thousand times by a thousand others ..”

북한의 절박한 인권 상황을 알게 됐고 북한 청년의 생사를 건 행보는 영웅적이며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북한을 돕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40대 여성은 미국 청소년들이 북한 같은 나라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고 자랄 수 있다고 생각해 아이를 데려왔다며 지 대표의 이야기에 희망의 메시지가 매우 강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40대 여성] “ I think growing up in America, it can be so easy, you can be blind to what’s going on in other countries…”

에비가일 허슬이란 이름의 16세 여학생은 탈북자를 처음 본다며 그가 겪은 일 하나하나가 놀랍고 자기 또래에 겪었던 일들은 상상조차 못할 일이라며 북한 청소년들이 지 대표처럼 신념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증언을 마친 지 대표는 `VOA'에 북한 주민들에게 떳떳했던 하루였던 것 같다며 미국인들에게 감사했습니다.

[녹취: 지성호] “항상 그들에게 못한 것 같은 생각이 들었었는데 미국 땅에서 수많은 미국인들에게 북한에 관심을 갖게 할 수 있는 시간이고 함께 울어주셨고 오로지 북한 인민들의 편이었던 것 같아 감사했습니다.”

행사를 주관한 디사바티노 회장의 눈에도 눈물이 고여 있었습니다.

[녹취: 브라이언 사바티노] “There were people here that ranged from children to adults that actually fought in the Korean War…”

디사바티노 회장은 어린아이들부터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퇴역 군인들까지 모든 세대의 사람들이 행사에 참여했다며 지 대표가 이끄는 단체인 나우를 꾸준히 돕겠다는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디사바티노 회장은 앞으로 더 많은 탈북자들이 구출되고 북한 주민들의 인권이 나아지길 희망했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