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17일 워싱턴에서 기준금리 유지 결정에 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주요 미국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주제에 대해 알아볼까요?

기자) 네,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동결했습니다. 지난 16일과 17일 이틀 동안 미국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 정례회의가 열렸는데요. 이 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릴 거라는 예상이 있었지만, 연준은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고, 현재 0%대인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 거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미국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끄는 문제인데요. 오늘은 이 기준금리라는 게 뭔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진행자) 기준금리, 미국 뉴스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표현인데요. 북한의 청취자분들이 이해하기에는 사실 좀 어려운 개념이 될 것도 같거든요? 먼저 정의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네, 기준금리는 영어로 benchmark interest rate이라고 하는데요. benchmark는 기준, 표준이 된다는 말이고요. interest는 이자란 뜻입니다. 이자는 돈을 빌리는 대가로 지급하는 일종의 수고비, 보수인데요. 빌린 원금에 더해서 주는 돈이죠. 그리고 이 원금에 대비한 이자를 interest rate, 이자율, 또는 금리라고 합니다. 기준금리는 나라의 중앙은행이 민간은행에 돈을 빌려줄 때 민간은행이 내야 하는 이자율의 기준을 정해 놓는 건데요. 미국의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기관이 연방준비제도, 줄여서 연준이라는 기관이니까 바로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기관은 연준이 되는 겁니다.

진행자) 보통 금리라고 하면 사람들이 은행에 예금을 하거나 대출을 받을 때 고려하는 이자율을 생각하는데, 기준금리는 개인이 아닌 은행이 중앙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경우에 적용되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먼저 일반 금리부터 설명해 볼까요? 사람이 살다 보면 돈이 좀 남을 때도 있고 모자랄 때도 있죠. 보통 돈이 남으면 은행에 예금을 합니다. 반면, 돈이 모자라면 은행에 가서 돈을 빌리는데요. 돈을 빌리는 대가로 이자를 내야 합니다. 이때 은행이 정한 금리에 따라 빌린 돈의 1%를 이자로 낼 수도 있고 10%를 이자로 낼 수도 있죠. 그런데요. 개인이 아닌 민간은행도 돈이 모자라서 돈을 빌릴 때가 있습니다. 민간은행은 시중의 다른 민간은행에서 돈을 빌리기도 하지만 나라의 중앙은행에 돈을 빌릴 때도 있죠. 기준금리는 이렇게 민간 은행이 중앙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 적용받는 금리가 되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미국의 기준금리가 거의 0%에 가까운 초저금리를 유지하고 있거든요? 이렇게 연준이 기준금리를 낮춘 이유는 뭔가요?

기자) 네, 한 마디로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입니다. 만약 시중 은행에서 연 금리가 10%라면 어떤 은행이 1백만 원을 빌렸을때 총 10만 원을 이자로 내야겠죠? 그런데 중앙은행은 금리가 확 낮아서 만약 1%라면 1백만 원을 빌리고 이자를 1만 원 내면 되니까 당연히 중앙은행에서 돈을 빌리게 되겠죠?

진행자) 이렇게 민간은행들의 대출이 줄을 이으면 중앙은행은 시중에 돈을 푸는 격이 되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리고 은행이 낮은 금리로 중앙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면 시중 은행끼리의 금리도 자연히 낮아질 테고요. 거기다 은행이 돈이 많아지면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기업과 개인에게도 낮은 이자율이 적용되는 겁니다. 그럼 돈 쓰기를 주저했던 사람들도 이자율이 낮으니까 좋은 기회가 싶어서 대출을 받아 집도 사고, 차도 사고, 소비활동을 하게 되겠죠? 이렇게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시중에 돈이 풀리면서 시장이 살아나고 경기가 회복되는 효과를 볼 수 있는 겁니다.

진행자) 반대로 기준금리가 높아지면 시중의 돈을 중앙은행이 다시 거둬들이는 게 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중에 돈이 많이 돌면서 시장이 과열되고 물가가 오른다 싶으면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높여서 사람들이 대출을 받기보다는 예금을 하도록 유도하는데요. 그렇게 되면 방금 말씀하신 대로 중앙은행이 다시 돈을 거둬들이게 되는 겁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이번에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았다는 말은 ‘아직 돈을 거둬드릴 때가 되지 않았다.’ 이렇게 보고 있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연준은 미국의 경기침체가 시작된 2008년부터 초저금리 정책을 시행하면서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려서 경기회복이 되기를 기대했죠. 실제로 최근 발표되는 각종 경제지표와 노동지표가 긍정적인 결과를 보이면서 경제계에서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기대했던 거고요.

진행자)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판단하는 기준도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이때까지 연준은 노동시장의 안정, 그러니까 실업률이 떨어지고, 물가가 연 2% 수준에 이르게 되면 금리를 올린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연준은 이번 회의 결과 노동시장은 많이 안정됐지만, 아직 물가가 기대수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고요. 거기다 세계적인 경제 상황이 아직 불안정한 점을 고려해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좀 더 기다리겠다는 결정을 내린 겁니다.

///Sting///

진행자) 미국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기준금리에 대해 알아보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기준금리를 단기금리라고도 하더라고요? 단기 금리가 있다는 말은 장기금리도 있다는 말일 텐데 두 가지가 어떻게 다른 겁니까?

기자) 네, 우선 말 그대로 단기금리는 가까운 미래의 경기 동향을 반영하고요. 장기금리는 더 먼 미래의 경제 상황을 반영합니다. 그리고 단기금리는 미국의 연준 같은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릴지 내릴지를 결정하는 인위적인 금리인데요. 반대로 장기금리는 시장경제의 원칙인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되는 금리입니다. 그러니까 은행과 기업, 개인 등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 경제활동에 따라 금리가 정해지는 것으로 중앙은행이 이를 통제할 수 없는 거죠.

진행자) 그런데 보통 단기금리보다는 장기금리가 더 높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뭔가요?

기자) 장기금리는 상환 기간이 깁니다. 그러니까 돈을 갚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다는 말인데요. 예를 들어 30년 만기 주택 대출 같은 게 되겠죠. 그런데 긴 상환 기간 동안 경제 상황이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니까 위험성이 더 크겠죠? 바로 이런 위험성 때문에 보통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더 높습니다.

진행자) 단기 금리에 따라 장기 금리가 변하기도 한다면서요?

기자) 맞습니다. 둘이 상관관계가 있는데요. 만약 채권시장이 보기에 기준금리가 너무 낮다 싶으면 돈이 시장에 계속 풀릴 테니까 앞으로 물가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겠죠? 그러면 장기금리는 오르게 됩니다. 이는 경기가 좋아진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요. 반면 기준금리가 너무 높다 싶으면 앞으로 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고, 그러면 장기금리는 반대로 낮아지는데요. 이는 경기가 나빠진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은 현재 0%에 가까운 기준금리 그러니까 단기금리 보다 장기금리가 더 높습니다. 하지만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이후에 발표한 내용을 보면 장기금리 인상 전망치가 3개월 전 3.8%에서 3.5%로 낮게 잡혀있는데요. 그러니까 여전히 경기가 좋아진다는 신호이긴 하지만, 연준의 미국 경기 회복 전망이 이전보다 약화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섣불리 결정할 수 없는 게요. 기준금리가 미국 국내뿐 아니라 세계경제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하더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이번에 나온 연준의 성명을 봐도 앞으로 국내 금융시장뿐 아니라 국제 상황을 고려하겠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는데요. 특히 중국이나 인도 같은 신흥 경제국들은 미국의 기준금리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만약 미국의 기준금리가 오르면 신흥국의 투자자들이 이자를 많이 쳐주는 미국 은행에 투자하게 되면서 자국의 자금이 빠져나가고, 결국 경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거죠. 하지만 또 미국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고 해서 마냥 안심할 수는 없는데요. 미국 경제의 신호가 되는 금리가 언제 오를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국제 금융시장에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기준금리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김현숙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