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부통령, 대선 출마 저울질...민주당 리드 의원 이란 핵협상 지지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 (자료사진)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부통령의 내년 대선 출마 가능성이 점점 무게를 얻고 있습니다. 이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이어서 민주당의 거물급 정치인인 해리 리드 상원 원내대표가 이란 핵협상을 지지한다고 발표한 내용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프랑스 열차에서 총기 난사범을 제압해 승객들의 생명을 구한 미국인 청년 3명이 프랑스 국가 최고영예의 훈장을 받았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첫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의 조 바이든 부통령이 내년 미국 대선 출마를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최근 대선 출마에 무게가 실리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조 바이든 부통령은 최근 선거운동에 재정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부자와 지지자들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지난 토요일(22일)엔 델라웨어 주의 사저에 있던 바이든 부통령이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과 개인적인 만남을 갖기 위해 워싱턴의 관저에 다녀간 사실이 밝혀지면서 대선 출마 발표가 가까워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워런 상원의원 역시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거론됐던 인물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매사추세츠 주 출신의 워런 상원의원은 초선의원이지만 뚜렷한 진보성향을 보이고 있고요. 특히 월가의 대형 금융기관들에 대한 강력한 정책을 앞세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여성 정치인입니다. 한때 민주당 내에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대항마로 손꼽히기도 했죠.

진행자) 워런 의원은 하지만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도 민주당 경선에서 워런 의원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인데요. 특히 워런 후보가 아직 클린턴 후보나 다른 어떤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보니 사람들의 관심이 더 쏠리고 있는 겁니다. 바이든 부통령이 워런 후보를 만난 것도 대선 출마와 관련해 워런 후보의 지지 여부를 타진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두 사람은 아직 대화 이후에 어떤 반응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부통령의 측근과 지지자들도 바이든 부통령의 출마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지난 일요일(23일) 한 방송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했는데요.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이메일 논란을 우려하면서, 본인이 바이든 부통령이라면 대선 출마를 매우 진지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부통령은 이미 대선에 도전한 경험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상원의원으로 활동하던 지난 1988년과 2008년,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출마한 경험이 있는데요. 두 번 다 경선과정에서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바로 이런 실패의 경험 때문에 바이든 부통령이 더 이상 대선에 도전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있었죠.

진행자) 그런데 이렇게 바이든 부통령의 대선 출마에 힘이 실리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네, 우선 클린턴 후보의 개인 이메일 논란을 들 수 있습니다. 클린턴 후보가 국무장관 재임 시절 정부 이메일이 아닌 개인 이메일 계정을 이용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됐는데요. 거기다 개인 이메일 계정으로 국가 기밀 사항을 주고받은 적이 없었다는 클린턴 후보의 주장과는 달리 1급 비밀 내용이 담긴 이메일이 일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현재 FBI까지 조사에 착수한 상태입니다. 이렇게 사태가 커지면서 클린턴 후보가 큰 위기를 맞게 됐고요. 최근 발표된 여론 조사들을 보면 클린턴 후보에 대한 지지도와 신뢰도가 계속 하락하면서 심지어 클린턴 후보보다 바이든 부통령을 더 신뢰할만한 대통령 후보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죠.

진행자) 민주당에는 클린턴 후보 외에 버니 샌더스 후보도 있지 않습니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후보인데요?

기자) 맞습니다.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청하는 샌더스 후보는 현재 큰 인기를 얻고 있긴 한데요. 하지만 일부 진보주의, 자유주의자들의 지지에만 집중되면서 민주당을 대표하는 대선 후보로는 무리가 있다는 우려가 있기도 합니다. 따라서 민주당원들은 최적의 대안으로 바이든 부통령을 꼽고 있는 건데요. 미국 언론들은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바이든 부통령이 늦어도 9월 말까지는 출마 입장을 밝힐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 BRIDGE 1 ///

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두 번째 소식 보죠.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일요일 (23일)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는 발표를 했죠?

기자) 네. 리드 상원의원이 일요일에 성명을 내고 이란 핵협상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란 핵협상이라면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을 막으려는 협상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주요 5개국, 그러니까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그리고 독일이 이란과 체결한 협상입니다. 오랜 기간 엎치락뒤치락하다가 마침내 지난 7월 중순에 체결됐는데요.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풀어주는 대가로 이란의 핵 계획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해리 리드 원내대표가 이 협상을 지지하면서 내세운 명분이 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일요일에 나온 성명은 이 협상이 이란이 핵무기를 얻는 것을 막는 가장 좋은 길이라고 밝혔습니다. 리드 원내대표는 또 성명에서 이란 핵협상을 연방의회가 거부하고 행정부가 다시 가서 더 좋은 협상을 맺어 오라고 요구하는 건 환상이라고 지적하면서, 협상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도 자신이 이란 핵협상을 지지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이 이란 핵협상을 의회로부터 승인받으려고 그동안 애를 참 많이 썼는데요. 해리 리드 원내대표의 지지가 크게 힘이 되지 않겠습니까?

기자) 물론입니다. 해리 리드는 상원 의원직을 거의 30년 동안 수행한 민주당의 거물급 정치인입니다. 리드 의원은 미국 네바다 주가 지역구인데요. 이 사람이 유지하고 있는 자리인 원내대표는 현재 상원에서 소수당인 민주당을 대표하는 자리입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이 이란 핵협상을 지지한다고 했으니까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큰 도움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진행자) 그럼 연방상원에서 이란 핵협상을 지지하는 의원이 몇 명이 된 건가요?

기자) 네. 리드 원내대표까지 쳐서 민주당 연방 상원의원 가운데 모두 27명이 이란 핵협상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성향을 가진 무소속 의원 2명까지 해서 민주당 쪽 상원의원이 모두 47명인데, 그럼 나머지 20명은 이란 핵협상에 대해서 어떤 말을 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2명은 확실하게 반대한다고 말했고요. 나머지는 아직 생각을 정하지 않았습니다. 민주당 상원에서 이란 핵협상을 반대하는 사람은 척 슈머 의원과 로베르트 멘데스 의원입니다.

진행자) 상원은 그렇고 연방 하원 쪽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네.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 가운데 대략 3분의 1이 자기 생각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하원 의원 16명이 이란 핵협상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진행자) 그럼 이제 이란 핵협상이 연방 의회에서 어떻게 처리되는 거죠?

기자) 네. 행정부가 이 협상을 연방 의회에 넘겼고 의회가 60일 동안 협상을 검토하는 시간이 있는데요. 시한이 9월 17일인데, 검토가 끝나면 연방 상하원이 표결해서 이 협상을 승인할 건지 말 건지 결정해야 합니다.

진행자) 물론 연방 상하원을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어서 이란 핵협상이 승인되지 못할 가능성이 큰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 핵협상을 거부하는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일찌감치 선언했죠?

기자) 맞습니다.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가 퇴짜를 놓아도, 여기에 거부권을 행사하고 이란 핵협상을 그대로 밀고 나가겠다는 그런 뜻입니다.

진행자) 하지만 의회가 대통령의 거부권을 다시 뒤집을 수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바로 연방헌법이 의회에 부여한 권한인데요. 규정상 재적 의원 과반수가 투표를 하고 투표한 의원 가운데 3분의 2가 찬성하면 대통령의 거부권을 뒤집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사실 오바마 대통령은 장차 자신이 행사할 거부권이 뒤집히는 것을 막을 표를 모으는 데 주력하고 있죠?

기자) 네. 연방 상원을 예로 들면 의원 100명 모두가 표결에 참여한다고 가정해서 오바마 대통령이 상원의원 34명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면 의회가 거부권을 뒤집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오바마 대통령 처지로서는 앞으로 7표만 더 얻으면 되는 겁니다. 반대로 공화당 측에서는 자신들의 표 54표에다가 민주당 쪽에서 13명만 끌어오면 67표로 오바마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뒤집고 이란 핵협상을 좌초시킬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하원은 계산이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네. 연방 하원이 오바마 대통령이 행사할 거부권을 무력화하려면 공화당이 민주당 쪽에서 최소한 27표 이상을 끌어와야 합니다.

/// BRIDGE 2///

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마지막 소식입니다. 프랑스 열차에서 총기 난사범을 제압한 미국인 청년 3명이 영웅으로 떠올랐습니다. 프랑스 국가 최고영예의 훈장까지 받았다고 하는데요. 자세히 알아보죠.

기자) 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월요일(24일) 미 공군 소속의 스펜서 스톤 씨를 비롯한 미국인 3명과 영국인 크리스 노먼 씨 등 모두 4명에게 프랑스 최고 권위의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수여했습니다. 올랑드 대통령은 훈장 수여식에서 테러범이 학살을 저지르기에 충분한 무기를 갖고 있었지만 이들이 목숨을 걸고 테러범을 제압해 대량 학살을 막을 수 있었다며 치하했습니다.

진행자)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이들 청년이 맨손으로 무장한 괴한을 잡았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사건은 지난 금요일(21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프랑스 파리로 향하던 고속열차에서 일어났는데요. 중학교 동창인 미국 공군 소속의 스펜서 스톤, 미 오리건 주 방위군인 알렉 스칼라토스, 대학생인 앤서니 새들러, 이렇게 세 청년이 휴가 차 여행을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들 청년은 열차 안에서 한 괴한이 프랑스 승객과 몸싸움을 벌이며 총을 쏘는 것을 보고는 괴한에게 달려들어 괴한을 바닥에 눕히고, 무기를 빼앗은 후 정신없이 주먹을 날려 범인을 기절시켰다고 합니다.

진행자) 이 과정에서 심하게 다친 청년도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범인은 AK-47 소총 등 총기 2정과 칼로 무장하고 있었는데요. 스펜서 스톤 씨가 괴한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괴한이 휘두른 칼에 목을 찔리고 엄지손가락이 거의 잘려나갈 정도로 다친 겁니다. 스톤 씨는 일요일(23일) 기자회견에도 손가락 접합 수술을 받은 왼팔에 팔걸이붕대를 하고 오른쪽 눈은 피멍이 그대로 든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젊은 영웅들이 영광의 상처를 남기게 됐네요.

기자) 네, 그런데요. 이들 젊은이는 자신들이 영웅으로 불리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며 일요일 기자회견에서도 줄곧 겸손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청년들은 애초에 앉았던 자리에 인터넷이 잘 안 돼서 암스테르담 역에서 자리를 옮겼는데 마침 그 칸에서 괴한이 총을 쏘았고, 본인들은 살아남기 위해 괴한과 맞선 것뿐이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괴한의 총에 총알이 걸려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 같다며 만약 총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본인들도 이 자리에 있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바락 오바마 대통령도 이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용기 있는 행동을 치하했다고 하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고 괴한을 진압한 미군과 승객들의 용기 그리고 그들의 빠른 판단에 감사한다며 영웅적인 행동으로 더 큰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하마터면 대형 참사가 될 뻔 했는데요. 이번 사건에 대해 밝혀진 것이 있습니까?

기자) 프랑스 당국은 아직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지는 않았는데요. 현재 괴한을 반테러담당 사무소로 이송해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범인은 26살의 모로코 출신 남성 엘 카자니로 밝혀졌는데요. 프랑스와 스페인, 벨기에 정보당국이 위험인물로 분류하고 주시하던 인물이라고 합니다.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와 연계돼 올해 초 시리아를 입국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합니다. 현재 유럽에서는 이렇게 세 나라에서 테러분자로 분류됐던 인물이 정치인과 사업가, 관광객들이 많이 타는 고속열차를 아무런 제재 없이 탑승했다는 사실을 두고 보안에 구멍이 뚫린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김현숙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