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 이란 핵 합의 이견...미-일 기뢰 제거 합동 훈련

  • 최원기

이스라엘을 방문한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왼쪽)이 21일 벤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오늘의 세계 주요 소식을 정리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최원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주요 소식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이 이란 핵 합의 이후 미 고위 관리로는 처음으로 이스라엘을 방문했지만 양국 간의 이견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습니다. 일본과 중국이 방위백서를 둘러싸고 외교적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먼저 카터 국방장관의 이스라엘 방문 결산부터 해 볼까요?

기자) 카터 장관은 지난 19일부터 이란 핵 합의에 대해 비판적인 중동의 동맹국들을 순방하고 있는데요. 지난 사흘 간 이스라엘을 방문한 데 이어 22일 사우디 아라비아를 방문했습니다. 카터 장관은 전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났는데 이란 핵 합의에 대한 이견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습니다.

진행자) 이란 핵 합의 뒤 미 고위관리의 첫 이스라엘 방문이었는데, 면담 분위기가 좀 냉랭했다고요?

기자) 네, 이스라엘은 중동에서 제1의 미 동맹국입니다. 미국은 해마다 최소한 30억 달러 상당의 군사적 지원을 하고 있죠. 이런 배경 때문에 이스라엘 총리는 미국의 장관급 고위관리가 방문할 때 마다 집무실 앞에서 기자들에게 공식 환영사를 발표하는 게 전통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날 네타냐후 총리는 그런 전례를 깨고 바로 대화로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이 그 만큼 이번 이란 핵 합의에 불만이 많다는 표시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카터 장관 역시 양측에 이견이 있었다는 것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카터 장관은 요르단의 한 공군기지를 방문해 기자들에게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 핵 합의에 대한 미국의 입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친구끼리도 의견이 다를 수 있다”며 다른 여러 사안들에 대해 두 나라는 여전히 뜻을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분위기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게 아닌가요?

기자) 네, 이스라엘이 이란 핵 합의를 아주 강경하게 비판했기 때문에 쉽게 진정될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카터 장관의 방문을 통해 이스라엘을 설득하고 두 나라 관계를 생산적인 방향으로 개선하려는 게 오바마 행정부의 의도였습니다. 익명의 미 고위관리는 ‘워싱턴포스트’ 신문에 네타냐후 총리와 카터 장관의 대화가1시간 이상 지속됐지만 쌍방 간에 첨예한 입장 차이만 재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네타냐후 총리의 반응은 어땠나요?

기자) 이란 핵 합의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21일 오후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를 만난 뒤 기자들에게 “이란 핵 합의는 역사적 실책” 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는 이란이 수십 개의 핵 폭탄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 관리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이번 면담에서 이란이 제재 해제를 통해 1천 억 달러 이상을 손에 쥐고 이스라엘에 대한 위협을 강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카터 장관의 이번 이스라엘 방문은 별 성과 없이 마무리 된 건가요?

기자) 그렇지는 않습니다. 미 관리들은 이견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이번 방문이 긍정적이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란이 지원하는 헤즈볼라와 가자지구를 통제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대한 대응에 대해 양측이 폭넓게 논의했다는 겁니다. 양측은 또 내전 이후 23만 명 이상이 사망한 시리아의 안정화 방안, 또 잔인한 극단주의 수니파 무장단체인 ISIL 대응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미 관리들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카터 장관의 사우디 방문도 역시 관심사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이 아랍 시아파의 맹주라면 사우디는 수니파를 대표하는 나라입니다. 종파 간 대립이 뚜렷한 상황에서 서로 견제가 매우 치열하죠. 그런 배경 때문에 사우디 아라비아는 이번 이란 핵 합의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처럼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공식 입장을 밝히고 있진 않지만 중동에서 이란의 영향력이 다시 커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 카터 장관은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을 면담하고 국방 관리들을 만나 이란 핵 합의에 배경을 설명한 뒤 다시 요르단으로 이동해 현지 국방 관리들을 만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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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지구촌 오늘 함께하고 계십니다. 이번에는 동북아로 가 보겠습니다. 일본이 국방백서를 발표한 소식 어제(21일) 자세히 전해 드렸는데, 중국이 공식 반응을 보였군요

기자) 중국 외교부가 21일 일본의 방위백서 내용에 대해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루캉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일본의 방위백서는 사실 관계를 무시하고 중국의 정당한 군사력 발전과 해양 활동을 왈가왈부했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일본이 악의적으로 중국 위협론을 부각시켜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일본이 방위백서에서 중국과 관련해 어떤 언급을 했습니까?

기자) 일본은 중국에 대해 24쪽에 걸쳐 중국의 해양진출과 군사력 증강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중국이 27년 사이에 국방예산을 41배로 늘리고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위험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중국의 자세가 고압적이며 자신들의 일방적인 주장을 타협 없이 실현시키려는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방위백서를 계기로 일본과 중국 간에 외교 공방이 가열되는 양상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은 22일 중국의 방위백서 비판을 반박했습니다. 일본 정부의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중국의 비판이 “전혀 합당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양측이 특히 동중국해의 가스전을 놓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하는데, 왜 그런 건가요?

기자) 논란은 일본이 방위백서에서 중국의 동중국해 가스전 개발을 비판하면서 불거졌습니다. 일본은 백서에서 중국의 가스전 개발에 우려를 나타내며 중국 정부에 거듭 항의하고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본은 특히 22일 중국의 동중국해 가스전 건설 모습을 촬영한 사진들까지 공개하며 중국을 압박했습니다.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중국이 지난 2008년 일본과 합의한 이 지역의 가스전 공동개발 계획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가스전을 개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이 현상 유지가 아닌 상황을 바꾸려 하고 있어서 관련 사진들을 공개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측은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중국이 동중국해의 분쟁이 없는 해역에서 원유와 가스 개발을 하는 것은 완전히 정당하고 합법적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논란이 되고 있는 가스전 시설은 구체적으로 어디에 있는 건가요?

기자) 일본이 문제를 제기한 중국측 시설은 배타적경제수역 (EEZ)에 대해 설정 합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이 자체 설정한 중간선 부근에 있어서 일본이 문제를 제기하는 겁니다. 두 나라는 이 지역에 대해 논란이 계속되자 지난 2008년 공동으로 가스전을 개발하자고 합의했지만 사실상 진전이 없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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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일본과 중국 관련 소식 한 가지 더 알아보죠. 일본이 미국과 기뢰 제거 합동 훈련을 하고 있다구요?

기자) 네, 일본의 ‘교도통신’이 22일 일본의 해상자위대가 아오모리현 무쓰만에서 미 해군과 대규모 기뢰 제거 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훈련 장면이 언론에 자세히 공개됐는데요. 기뢰를 발견해 처리하는 모습, 함정에서 음파를 발사해 해저의 모형 기뢰를 탐지하고 원격 조종이 가능한 로봇으로 폭약을 기뢰 부근에 설치하는 작업들이 공개됐습니다.

진행자)이 훈련은 언제까지 계속됩니까?

기자) 이번 훈련은 지난 18일에 시작돼 30일 까지 계속될 예정입니다. 해상자위대는 훈련에 함정 18척, 항공기 9대, 병력 850 명이 참가했고 미 해군은 기뢰 제거 함정 2 척과 항공기 3대가 참가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습니다.

진행자)이런 상황에서 중국도 해상훈련을 시작했군요?

기자)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22일 하이난다오 동부지역, 즉 동중국해에서 군사훈련이 시작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번 훈련은 열흘 간 실시되며 훈련 지역에 대한 선박 진입이 모두 금지됐습니다. 앞서 중국은 지난 20일에도 국영 ‘CCTV’를 통해 남중국해에서 실시한 대규모 군사훈련 장면을 공개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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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지구촌 오늘, 끝으로 기후와 관련된 소식 알아볼까요?

기자) 지난달 전세계 평균 기온이 기상관측이 시작된 지 136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국립해양대기청(NOAA)가 밝혔는데요. 지난달인 6월의 세계 평균 기온은 화씨 48도, 섭씨로 16.3도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기존 최고 기온인 지난해 6월보다 섭씨로 0.12도 높아진 것인데, 이렇게 기온이 급속히 상승하는 것도 이례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 국립해양대기청은 또 올해 봄부터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크게 높아져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매우 강력한 수퍼 엘리뇨 현상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기상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엘니뇨가 어떤 현상이고 과거 어떤 문제들이 발생했나요?

기자) 엘니뇨는 태평양 적도 인근의 해수면 온도가 0.5도 이상 올라가는 현상입니다. 남미의 페루와 에콰도르 등 적도 지역 주변의 해수면 온도가 고온 현상을 보이면서 시작되는데, 특히 2도 이상 오르고 오래 지속되면 수퍼 엘니뇨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엘니뇨 현상이 발생하면 폭우와 가뭄 등 지구촌 곳곳에서 각종 기상 이변이 발생해 재난과 인명 피해는 물론 곡물 수확에도 큰 타격을 미쳐 왔습니다.

진행자)이런 상황에서 태풍이 또 발생했군요?

기자)제 12호 태풍 ‘할롤라’가 일본을 향해 북상하고 있습니다. 할롤라는 ‘하와이의 남자아이’라는 뜻인데요. 21일 현재 할롤라는 일본 오키나와 동남동쪽 약 1800㎞ 부근 해상에 위치해 있으며 시속 16km로 북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한반도에도 영향을 미치겠죠?

기자)한국 기상청에따르면 22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23일에는 한번도 전역에 장맛비가 내릴 전망입니다. 이어 중부 지방에 많은 비를 뿌린 뒤 장마전선은 26일 북한 지방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최원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