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쿠바 대사관 재개설 합의...중국 전인대, 새 국가안전법 채택

쿠바 아바나의 미국 이익대표부 건물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중요한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쿠바가 54년만에 대사관을 다시 열기로 합의했습니다. 중국 전인대가 새 국가안전법을 통과시켰습니다. 중국에서 한국 공무원이 탄 버스가 추락해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미국과 쿠바가 대사관을 다시 열기로 합의했다는 소식 자세히 알아볼까요?

기자)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1일 미국과 쿠바가 국교를 정상화한다고 공식 선언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양국이 대사관 재개설에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미국이 과거에 사로잡히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양국은 반세기의 적대관계를 끝내고 새로운 관계의 장을 열게 됐다”며 “미래를 향한 역사적 발걸음”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쿠바도 입장을 밝혔나요?

기자)밝혔습니다. 쿠바 국영TV는 이날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미국 오바마 대통령 앞으로 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습니다. 카스트로 의장은 이 서한에서 “쿠바는 미국과 외교관계를 재구축하기로 결정했으며 2015년 7월20일 양국에 영구적인 외교시설을 열자고 말했다”고 밝혔다고 이 TV는 전했습니다. 쿠바 외교부도 이러한 사실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진행자)미국과 쿠바가 국교를 정상화 한 것이 몇 년만이죠?

기자)54년 만입니다. 미국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미 대통령이 지난 1961년 1월 피델 카스트로의 공산 혁명을 이유로 쿠바와 단교했습니다. 따라서 미국과 쿠바는 54년 6개월여 만에 적대적 관계를 청산하고 외교관계를 정식으로 복원하게 됐습니다.

진행자)오바마 대통령은 또 의회에 대해 쿠바에 대한 경제제재 해제를 촉구했다고요?

기자)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미 의회에 쿠바에 대한 경제제재를 해제해줄 것을 공식으로 촉구해 눈길을 끌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의원들은 쿠바에 대한 경제제재 유지에 반대하는 쿠바인과 미국인의 말에 귀 기울여 한다”고 말했습니다. 쿠바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려면 관련 법 수정과 미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진행자)그럼 오는 7월20일 미국 워싱턴과 쿠바의 아바나에서 대사관이 정식으로 재개설 되는 것인데,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쿠바에 가게 되나요?

기자)미 국무부는 존 케리 국무장관이 대사관 개설에 발맞춰 쿠바의 수도 아바나를 방문하고 첫 국기게양식에 참석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대사관은 현재 아바나에 있는 미국 이익대표부 건물을 수리해서 사용할 예정입니다. 쿠바도 현재 워싱턴에 있는 이익대표부 건물을 대사관으로 사용할 계획입니다.

진행자)돌이켜 보면, 미국과 쿠바 두 나라 정상이 지난 연말 외교관계 복원을 전격 선언하면서, 전세계를 놀라게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12월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 평의회의장이 각각 국교 정상화 추진을 선언했습니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에 대한 오랜 봉쇄 정책이 쿠바의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다며, 이제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지난 4월에는 파나마에서 열린 미대륙정상회의에서 두 정상간의 역사적인 양자회담도 열렸습니다. 또 대사관 개설과 별도로 상업과 관광 분야 등에서도 관계 개선을 위한 조치들이 이뤄지고 있는데요. 두 나라간 상업 항공과 선박 운항이 재개되고 있고요, 미국 기업의 쿠바 내 통신 사업 진출, 미국인들의 쿠바 방문 제한도 완화됐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대사관을 다시 열기 위한 협상이 쉽지는 않았죠?

기자) 여러 걸림돌이 있었지만, 두 나라가 아바나와 워싱턴을 오가면서 여러 차례 실무협상을 벌인 끝에 대사관을 다시 열기로 합의했는데요. 특히 지난 달 쿠바가 대사관 재개설의 선결조건으로 내걸었던 미국의 자국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가 이뤄졌는데요, 30년만에 해제되는 것이었습니다. 또 미국 내 은행에 쿠바 정부 구좌가 개설되면서 곧 합의가 이뤄질 거란 관측이 있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미국과 쿠바가 국교 정상화에 2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미국 내에는 여전히 쿠바와의 국교 정상화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다수는 아니지만 그런 목소리가 있는데요. 특히 쿠바의 공산 정권에 반대해서 미국으로 망명한 미국 내, 쿠바 이민 사회에서 반대 목소리가 높고요. 미국 의회 내에서도 마크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 등 쿠바계 이민자 출신 의원들은 관련 예산 승인을 거부하겠다는 등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들은 쿠바의 정치, 사회 상황이 바뀌지 않았는데요,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는 건 쿠바 국민들이 아니라 카스트로 정권만을 위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속한 민주당 외에 공화당 의원들도 이미 상당수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공화당 의원 대표단이 별도로 아바나에서 쿠바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면담하고 지지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쿠바와의 국교 정상화에서 대사관 개설보다 훨씬 실질적인 건 미국의 쿠바에 대한 금수조치 해제인데요. 어떻게 되갑니까?

기자) 금수조치 해제는 대사관 개설보다 복잡한 문제인데요. 쿠바에 대한 미국의 금수조치는 지난 수십년간 계속 강화돼왔습니다. 특히 지난 1996년 쿠바 전투기가 미국 민간항공기 2대를 격추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쿠바에 대한 금수조치를 더욱 강화하는 법이 채택됐습니다. 이 법에 따르면 쿠바에 대한 금수조치 해제는 쿠바에 카스트로 정부가 아닌 과도정부가 들어서야만 가능한데요. 따라서 현 상황에서 금수조치를 해제하려면, 관련 법조항의 수정과 의회 승인이 필요합니다. 쿠바는 그 동안 자국 경제가 피폐해진 이유는 미국의 금수조치 때문이라고 주장해왔습니다.
진행자) 만약 미국과 쿠바의 국교가 정상화되고 금수조치가 풀릴 경우 경제적인 효과는 얼마나 될까요?

기자) 마침 미국의 민간 연구소들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가 있는데요. 양국 간 교역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우선 현재 상황을 말씀드리면, 금수조치 때문에 미국의 대 쿠바 수출은 연간 3억에서 5억 달러 정도고, 쿠바의 대 미국 수출은 거의 없습니다. 미국의 대 쿠바 수출도 쿠바인들을 위한 일부 곡물 등으로 제한돼있습니다. 그런데 금수조치가 풀리면 두 나라간 무역 규모가 연간 130억 달러 정도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미국에서 쿠바로 연간 60억 달러의 수출이 이뤄지고, 쿠바의 대 미국 수출은 70억 달러에 이른다는 겁니다. 또, 미국의 금수조치 해제는 쿠바의 입장에서 미국과의 교역 이상의 더 많은 기회를 의미하는데요. 쿠바에 대한 외부의 직접 투자도 미국에서의 20억 달러를 포함해서 170억 달러로 늘어날 거란 예상입니다. 이렇게 외국 자본이 들어오면 쿠바의 낙후된 기반시설들을 개선하고, 경제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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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중국으로 가보겠습니다. 새 국가안전법이 통과됐다고요?

기자) 오늘 중국 베이징에서는 제12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제 15차 회의가 열렸는데요. 여기서 새 국가안전법을 통과시켰다고, 중국 관영 매체들이 보도하고 있습니다. 법안은 찬성 144표, 기권 1표의 압도적인 지지로 통과됐는데요. 정수나 전인대 대변인은 현대 국가의 안보는 엄중한 위협과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새 법은 중국의 핵심이익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외부에서는 중국의 새 법으로 중국 정부의 사회 통제가 더욱 강화될 거란 우려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새 국가안전법의 내용을 좀 더 살펴보죠?

기자) 새 국가안전법은 1993년에 제정된 기존의 국가안전법을 대체하는데요. 중국은 기존의 법을 지난해 만든 반간첩법에 흡수한 후 새 국가안전법 제정을 추진해왔습니다. 과거와의 차이를 말씀드리면, 기존 국가안전법은 안보 위협의 범위와 법 적용 범위를 국가 전복과 분열 선동, 매국 행위, 국가기밀 누설 등으로 규정했었습니다. 하지만 새 법은 범위를 금융과 경제, 식량, 에너지, 인터넷, 종교, 우주, 해저 부분까지 확대했습니다. 따라서 새 국가안전법이 중국 사회의 전방위적 통제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앞서 중국의 반체제 인사들도 새 법에 대해 우려를 밝혔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새 법에서 국가안보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고 모호하다는 점에서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거나 이념 통제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요. 외국의 중국 인권 단체들은 새 국가안전법이 반체제 인사나 소수계, 종교 인사들에 대한 정부의 탄압을 합법화하데 이용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이미 중국 정부에 의해 이뤄지고 있는 인터넷에 대한 통제도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들은 이미 중국 당국의 인터넷 통제로 기술과 정보의 획득과 교류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해왔는데요. 이번 새 국가안전법은 외국계 기업의 활동을 더욱 위축시킬 거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새 국가안전법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아직 새 법에 대한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았는데요. 앞서 미국 국무부는 최근 발표한 2014년 국가별 인권보고서에서 중국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지적했는데요. 반정부 인사와 인권 운동가에 대한 구금과 탄압, 언론 검열, 공산당 내에 퍼진 광범위한 부패 등을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중국은 강하게 반발하면서, 오히려 미국의 인권 상황을 비판하는 국무원 보고서를 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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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에도 중국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한국인 방문객이 여러 명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다고요?

기자)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1일 중국 북동부 지린성 지안시에서 한국 행정자치부 소속 지방행정연수원 교육생 등 28명을 태운 버스가 다리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요. 현재까지 파악된 사망자만 10명이고, 부상자 중에도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사망자가 많이 발생했군요?

기자) 현장 사진을 보면, 버스가 다리 아래로 추락한 채 뒤집혀져 있는데요. 버스 상부가 완전히 찌그러진 상탭니다. 버스는 당시 중국 지린성 지안에서 단둥으로 이동하던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구체적인 사고 발생 원인에 대한 발표는 아직 없었습니다.

진행자) 한국 행정자치부 소속 직원들을 많이 태운 버스라고 했는데, 사망자 중에 한국인들이 대부분인가요?

기자) 버스에는 한국인 26명과 중국인 2명이 타고 있었는데요.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사망자는 모두 한국인이라고 합니다. 사망자 10명 중에 교육생이 9명, 현지 가이드 1명인데요. 현지 가이드도 한국 국적자라고 합니다. 한국 언론들은 늦은 시간임에도 사고 소식을 긴박하게 보도하고 있는데요. 한국 외교부는 사고지 관할인 주 선양 총영사관에 대책반을 꾸리고, 담당 영사를 사고 현장에 급파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김근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