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 도서관

미국 의회 도서관 (자료사진)

미국 주요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박영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의회 도서관’ 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죠.

기자)네, ‘미국 의회도서관’ 이름부터 일반 도서관과는 좀 다르죠. 의회 도서관은 이름 그대로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미국 의회 의원들을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도서관인데요, 현재는 미국을 대표하는 국립 도서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의회 도서관이 설립된 게 200년이 넘는다고요.

기자) 네, 1800년 4월에 세워졌는데요, 미국의 2대 대통령인 존 애덤스 대통령이 정부를 필라델피아에서 워싱턴 D.C.로 옮기는 내용의 법안에 서명하면서 이뤄진 겁니다. 법안 내용에 새로운 수도인 워싱턴 D.C. 안에 의원들이 연구도 하고, 자료도 찾을 수 있도록 의원들을 위한 독자적인 도서관 건립이 포함돼 있었던 거죠. 당시 의회는 장서 구입비로 5천 달러의 예산도 책정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의회 도서관은 모두 3개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의회 도서관은 1800년에 처음 만들어졌을 당시에는 의사당 안에 있었는데요, 1897년 따로 건물을 지어 토머스 제퍼슨 빌딩이라고 이름을 붙인 게 오늘날 의회도서관을 대표하는 건물이 됐습니다. 이 토머스 제퍼슨 도서관이 문을 열면서 의원들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의 이용이 가능하게 됐습니다. 존 애덤스 빌딩은 1938년에, 그리고 제임스 메디슨 빌딩은 1981년에 지어진 겁니다.

진행자) 미국의 정부 건물들에 대통령이나 주요 정치인들의 이름을 많이 붙이긴 하지만 도서관 건물 이름이 모두 역대 대통령들 이름이군요.

기자) 네, 그런데 3 명 모두 의회 도서관과 인연이 아주 깊은 대통령들입니다. 특히 3대 대통령인 토머스 제퍼슨 대통령이 가장 공헌을 많이 한 대통령입니다. 미국은 1783년,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한 후 1812년에 또 한차례 영국과 전쟁을 벌이게 됐는데요, 영국 군대가 1814년 워싱턴을 공격하면서 대통령 관저와 의사당 건물을 방화했습니다. 이 때 의사당 안에 있던 많은 장서들도 불에 탔죠. 그러자 토머스 제퍼슨 전 대통령이 50여년간 모아온 수많은 장서와 수집품을 기증했습니다.

진행자) 완전 무상 기증은 아니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시 의회가 6천5백권에 달하는 책들을 2만 4천 달러에 사들이기로 합의를 한 겁니다. 의회 도서관이 세워진 게 애덤스 대통령 시절이었고, 또 이런 의회 도서관을 처음 발상하고 의회에 제안한 사람이 4대 제임스 메디슨 대통령이기 때문에 이들 대통령의 이름이 붙여진 겁니다.

진행자)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은 나라의 모습이 제대로 갖춰지기도 전에 도서관의 중요성을 익히 알고 있었던 거군요.
오늘날 의회 도서관은 그 규모나 장서 가치 면에서 세계 최대 도서관이라는 명성을 갖고 있죠?

기자) 네, 현재 미 의회 도서관에는 1억 6천만점에 이르는 자료가 있는데요, 이 가운데 전 세계 470여개의 언어로 된 책과 인쇄물이 3천 8백여만점에 이르고요, 사본도 7천만점이 넘습니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모든 인쇄물은 거의 다 있고요, 다른 나라에서 발행되는 인쇄물들도 수집할 수 있는 만큼 다 수집하는 걸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영화 필름, 사진, 지도, 악보부터 CD, DVD, 전자책, 미디어 관련 자료들까지 일반인이나 전문가들이 찾고자 하는 웬만한 자료는 거의 다 찾아볼 수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들 수집품은 의회도서관이 직접 구매하기도 하고요, 기증이나 선물을 받기도 하는데요, 책과 수집품을 전시해 놓은 의회도서관의 책꽂이 길이를 다 합치면 무려 1천 3백50 킬로미터가 넘는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평양에서 신의주까지 길이의 5배도 넘는거죠.

진행자) 정말 어마어마 하군요.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많은 장서를 모을 수 있었던 거죠?

기자) 네, 이렇게 많은 수집품을 모을 수 있도록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은 1864년부터 1897년까지 의회 도서관장으로 재직한 에인스워스 랜드 스포포드입니다. 스포포드는 저작권을 신청하는 사람들은 모두 의회도서관에 무조건 사본 2부를 제출해야 한다는 토머스 제퍼슨 대통령의 저작권법을 실행에 옮겼는데요, 그 결과 온갖 책들과 팜플릿, 지도, 인쇄물들로 홍수를 이루게 된거죠. 결국 늘어난 책들을 보관하기 위해 새로운 건물이 필요하자 스포포드가 의회를 설득했고요, 1873년 새로운 건물을 지으라는 허가를 받아내 세운게 바로 토머스 제퍼슨관입니다. 이 때부터 일반인의 이용과 열람이 가능해지면서 진정한 의미의 국립도서관이 된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그 많은 소장품을 어떻게 분류합니까?

기자)네, 방대한 양의 자료를 정리하고 분류하자면 당연히 도서정리 기술이 발전할 수 밖에 없었겠죠. 오늘날 의회도서관이 사용하고 있는 목록법과 분류법은 전 세계적으로도 널리 애용되고 있는 도서 분류 기술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사람의 손을 빌리는 이런 도서 정리 기술도 한계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하루 평균 1만 2천점의 자료들이 쏟아져 들어와 의회 도서관 지하에 쌓이다 보니 손도 못 대는 게 수두룩 하다고 합니다.

진행자) 의회 도서관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현재 직원 수만 약 3천 2백 명에 달하고요, 연간 1백6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책을 읽으러 오거나 방문하고 있습니다. 어린 아이들도 어른과 동행하면 이용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대출은 일반인은 안되고요, 의회 의원들이나 정부 직원들에 한해서만 가능합니다. 참고로 지난 2014 회계연도에 의회도서관 예산액이 6억 2천만달러가까이 됐는데요, 이는 웬만한 주정부 1년 예산과 맞먹는 규모입니다.

//Sting//

진행자)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미국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의회 도서관’에 대해 알아보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도서관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희귀한 자료들도 많이 소장하고 있는데요, 한국과 관련된 자료도 당연히 있겠죠?

기자) 물론입니다. 한국관련 책과 문서만 24만점에 달하고요, 한반도에도 없는 옛날 지도 같은 희귀한 자료도 많이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 관련 자료도 많은가요?

기자) 네, 북한 자료는 약 1만점 정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 의회 도서관은 러시아에 이어 가장 방대하고 희귀한 북한 자료를 보유하고 있는 도서관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래서 북한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의회도서관을 많이 찾고 있습니다.

진행자) 6.25 한반도 전쟁 기간 동안 미국이 북한 지역에서 획득한 문건들도 제법 많이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하지만 이런 자료들이 훼손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요.

기자)네, 출판된 지 60년이 넘는 데다가 당초 종이 질도 그리 좋지 않아 누렇게 변색되거나, 가장자리가 부스러지는 현상이 진행 중인 책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런 책들에 대한 전산화 작업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연방 정부의 예산 감축으로 인원이 많이 감축돼 현재 거의 손을 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미국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 의회 도서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박영서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