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총격범 이슬람 과격단체 영향...힐러리, 악제에도 인기

미국 텍사스주 만평대회 총격 사건의 범인 중 한 명으로 확인된 나디르 수피. (자료사진)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박영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지난 3일, 미국 서부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발생한 이슬람 풍자 만평대회총격 사건이 이슬람 과격단체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는 소식 먼저 전해드리고요, 이어서 미국 연방 항소 법원이 개인의 휴대전화위치정보를 정부가 영장 없이 확보할 수 있다고 판결한 소식과 최근 여러 가지 악재에도 불구하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대한 미국민의 지지도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소식 차례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첫 소식 보도록 하죠.지난 일요일, 미국 서부 텍사스 주 댈러스시 북부 외곽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에 대한 수사가 현재 진행 중입니다.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를 소재로 한 만평 행사장에 2 명의 무장괴한이 나타나 총기를 난사한 사건인데요, 범행을 저지른 2명은 현장에서 즉사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이슬람 수니파 급진무장단체 (ISIL)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는 증거들이 나오고 있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대테러 담당 수사관들이 총격범들의 전화와 컴퓨터 기록 등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있는데요, 현재로서는 이들이 이슬람 수니파 급진 무장단체 ISIL과 어떤 직접적인 관계가 있었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수사관들은 하지만 이들이 인터넷에 올린 글들을 토대로 이들이 이슬람 과격 단체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ISIL은 이번 총격 사건이 자신들이 저지른 것이라고 주장했었죠?

기자) 맞습니다. ISIL은 시리아에 본부를 둔 자신들이 운영하는 라디오 방송에서, 'ISIL 전사 2명이 텍사스 갈랜드에서 열린 미술 전시회를 공격했다'고 주장했었는데요, 이들 2명이 ISIL의 주장처럼 소속 조직원인지 아닌지는 현재로서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용의자 가운데 1명은 특히 ISIL 과 연계돼 있었을 것이라는 정황은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진행자) 사건을 저지른 사람이 2명이라고 했는데, 어떤 사람들이었는지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 앨튼 심슨이라는 사람과 나디르 수피라는 사람인데요, 두명 모두 30대로, 애리조나주에 사는 사람들입니다. 나디르 수피는 소말리아계 미국인이고요, 앨튼 심슨은 미국에서 태어났는데요, 둘다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들입니다. 이 가운데 앨튼 심슨은 지난 2010년 테러단체에 가담하기 위해 소말리아로 가려던 혐의로 당국에 체포돼 기소된 전력이 있는데요, 하지만 테러 관련 혐의는 증거 불충분으로 인정되지 않고, 다른 혐의만 유죄가 인정돼 3년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바 있습니다. 나디르 수피의 경우 유타 대학에서 의학을 공부했지만 사건 발생 당시에는 카펫 청소 사업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심슨은 인터넷 사회연결망 활동을 활발히 한 것으로 나타났군요.

기자) 네, 사건이 있기 전부터 엘튼 심슨은 인터넷 단문전달 사이트인 트위터에 ISIL과 지지자들에게 폭력을 촉구하는 내용의 글을 정기적으로 올렸다고 합니다. 심슨의 트위터에는 지난 해 예맨에서 미국 중앙정보국의 무인기 공격으로 사살된 안와르 알 왈라키 사진과 ‘ 알라가 우리를 이슬람 전사로 받아주길 바란다’는 글도 있고요, 이번 만평대회를 주최한 파멜라 겔라 자유수호협회 회장을 적으로 천명한 단문도 올라와 있습니다.

진행자) 이들이 이런 행동을 하도록 누군가 기름을 부었을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죠?

기자) 네, 심슨은 사건을 저지르기 전 ISIL 조직원 2명과 주로 트위터를 주고 받았는데요, 그 중 1명은 영국인 ISIL 조직원인 주나이드 후세인이고요, 또 다른 한 명은 ISIL 선동가로 무자히드 미스키라는 이름을 쓰는 소말리아계 미국인입니다. 이들은 현재 시리아와 소말리아에서 각각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들 가운데 특히 주나이드 후세인은 텍사스 만평 대회가 표적이 될 수 있음을 암시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후세인이 사건 발생 열흘 전 인터넷에 올린 글을 말하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후세인은 자신의 트위터에 텍사스 만평 대회 행사 사이트를 자동으로 연결시키면서 지난 1월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을 찬양하는 글을 함께 올렸는데요, 후세인은 이 글에서 '샤를리 에브도 사건을 감행한 형제들은 자신들의 임무를 수행했다'면서 이제는 미국에 있는 형제들이 나설 차례라는 글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심슨도 이 텍사스 만평 대회와 관련해 글을 올렸죠?

기자) 네, 후세인이 글을 올린 같은 날 심슨도 만평대회와 관련해 글을 올렸는데요, '언제쯤 그들이 알게 될까, 그들은 텍사스에서 가장 좋은 라술룰라 그림을 고르려고 하고 있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라술룰라'는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를 존경하는 표현입니다.

진행자) 이슬람교에서는 무함마드의 그림을 그리면 안되는 건가요?

기자) 이슬람교에서는 창시자 무함마드를 그림이나 조각 등으로 묘사하는 것을 우상숭배라며철저하게 금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프랑스 샤를리 에브도 출판사가 테러 공격을 당한 것도 바로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 만평 때문이었죠, 그래서 이번 텍사스 주 댈러스 이슬람 풍자 만평대회 역시 논란의 소지가 다분히 있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이른바 '외로운 늑대'의 소행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고 하죠?

기자)그렇습니다. '외로운 늑대들'이란 사회에 동화되지 못하고 고립된 채 살아가는 사람들을 말하는데요, 최근 미국에서는 이슬람 급진 세력이 자생적으로 생겨나는 이런 외로운 늑대들을 겨냥해 테러를 자행하도록 선동하고 있다는 우려가 고조 되고 있습니다. 이슬람 급진단체들이 인터넷에 게시하는 글을 추적, 조사하는 SITE 정보 그룹은 심슨도 지난 4월말, 다른 외로운 늑대들에게 댈러스 만평 대회 공격을 촉구하는 한 인터넷 사용자와 접속한 것 같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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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미국 뉴스 헤드라인 듣고 계신데요. 두 번째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 연방 항소 법원이 개인의 휴대전화 위치 정보 기록을 영장 없이 확보할 수 있다고 판결했군요.

기자)네, 플로리다 주에 거주하는 콰타비우스 데이비스라는 남성과 연방 수사 당국 간소송에서 애틀란타 연방 제 11 항소 법원이 내린 판결입니다. 데이비스라는 남성은 지난 2012년 마이애미 일대에서 무장 강도 행각을 벌인 혐의로 기소됐는데요,당시 수사당국이 이 남성의 휴대전화 위치정보기록을 영장 없이 압수했고요, 데이비스에게는 징역 162년형이 선고됐는데요, 하지만 데이비스의 변호인측은 검찰이 압수한 자료를 증거로 이용했다며 검찰의 이 같은 행동은 불법이라며소송을 제기했었습니다.

진행자)그런데 애틀란타 법원이 검찰이 영장 없이 휴대전화 위치정보를 압수하는 게 합법이라고 판결을 내린 거군요.

기자)그렇습니다. 애틀란타 순회항소법원은 3명의 재판관으로 구성된 하급심이 지난해 내린판결을 뒤집고, 정부는 영장 없이 개인의 휴대전화위치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애틀란타 항소 법원의 재판관은 모두 11명인데요, 9대 2로 수사당국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애틀란타 항소법원은 범인을 신속히 체포하기 위한 정부의 이익이 개인의 사생활 권리보다 더 중요하다고 적시했습니다.재판부는 또 판결에서 데이비스가 이용한 휴대전화 업체는 전화통화가 이뤄지고 있지 않는 동안 어떠한 통화 내용이나 개인전화정보, 위치 정보도 수사당국에 제공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하지만개인의 사생활 침해라는 문제가 나오지 않겠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시민자유연맹은 데이비스 편에 서서 이번 사례는 미국의 수정 헌법 제 4조를 위반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수정헌법 4조는 정부가 개인의 휴대전화기록을 보기 위해서는 합당한 이유와 사전에 수색 영장을 발부받을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일부에서는 이번 판결이 수사당국에게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인 유투브나 사회연결망 페이스 북 , 심지어 이성과의 만남 사이트 같은 지극히 개인적인 정보 자료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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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대한 최근 여론 조사소식, 오늘 마지막 소식으로 볼까요?

기자) 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가 실시되고 있는데요, 뉴욕타임스와CBS 방송이 지난 4월 30일부터 5월 3일까지 미 전국 남녀 성인 1천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최근 불거진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견고한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최근 국무장관 시절 개인 전자우편을 사용한 사실과 뱅가지 사태, 또 클린턴 재단의 운영 문제 등이 계속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의 발목을 잡고 있는데요, 여론 조사 결과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네, 민주당원들은 올해 초 실시된 조사 때보다 클린턴 전장관에 대해 더 높은 지지를 보였습니다. 무려 10명 중 9명이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을 대통령으로 뽑겠다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원들의 지지도는 그렇다 치고요,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전국민의 지지가 중요하겠죠?

기자) 맞습니다. 국민들 역시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호감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클린턴 전 장관의 지도력에 대한 전체 유권자의 지지는 지난 3월 57%에서 이번 조사에서는 65%로 8%나 올랐습니다.

진행자) 최근의 전자우편논란이나 클린턴 재단 운영 문제는 정치인의 도덕성이나 정직성과 관련한 좋은 시험대가 된다고도 볼 수 있겠는데요 , 그런 점에서 이번 조사 결과는 꽤나 흥미롭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에 대한 조사결과도 있는데요. 전체 응답자의 48%가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이 정직하고 믿을만 하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민주당원은 5명 가운데 4명이 클린턴 전 장관이 정직하고 믿을만 하다는 견해를 나타냈는데요, 이는 거의 절대적인 수치라고 하겠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민주당을 상대할 공화당 후보들에 대한 공화당원들에 대한 견해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공화당 후보들은 아직은 뚜렷한 선두주자가 나오지 않은 채 여러 후보들이 난립해 있는데요, 이번 조사에서는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주 연방상원의원과,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공화당원들의 지지를 많이 받고 있습니다. 공화당원 중에서 17%가 루비오 후보를 뽑지 않겠다고 밝혔고, 26%는 허커비 후보, 23%는 젭 부시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으로 대변되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여러 공화당 후보들과의 싸움에서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어느 당의 어느 후보가 가장 유리하다고 할 수 있나요?

기자)네 , 지금의 후보들끼리 가상 대결을 하면 클린턴 전 장관이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미국민의 63%는 현 정부의 정책이 잘못되고 있다고 답했고 66%는 경제가 정체됐거나 나빠지고 있다고 답해 민주당을 등에 업고 있는 클린턴 전 장관으로서는 내년 선거 때까지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박영서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