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퍼거슨 사태와 인종 갈등

총격 사건이 발생한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 경찰서 앞에서 12일 경찰들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주요 미국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오늘은 인종갈등으로 시끄러운 퍼거슨 사태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미국 뉴스에서 퍼거슨 사태와 관련된 뉴스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퍼거슨은 미 중부 미주리주에 위치한 작은 도시인데요. 과연 이 도시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길래 미국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지 알아보죠.

기자) 네, 사건은 지난 해 8월 9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미 중부 미주리 주 퍼거슨 시에 사는 18살의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이 친구와 함께 퍼거슨의 한 편의점에 들렸다가 집에 가던 중 백인 경찰인 대런 윌슨 경관과 몸싸움을 벌였는데요. 브라운은 윌슨의 총에 최소한 6발 이상 맞고 그 자리에서 숨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사건은 무기를 들고 있지 않은 흑인 청년을 백인 경찰이 과잉 진압했다는 논란을 불어 일으켰죠?

기자) 그렇습니다. 사건 다음 날부터 브라운의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퍼거슨에 집결했고요. 시위대 중 일부는 불을 지르거나 상점을 약탈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미주리 주 주지사는 퍼거슨 일대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야간 통행 금지령을 내리기 까지 하죠.

진행자) 거기다 퍼거슨 시가 속한 세인트 루이스 카운티 대배심이 윌슨 경관을 불기소 하기로 결정하면서 더 큰 논란이 일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마이클 브라운이 사망한 지 108일이 지난, 작년 11월 24일이었는데요. 경찰은 브라운과 몸싸움을 벌인 윌슨 경관이 정당방위 차원에서 발포했다고 주장했고, 대배심은 이를 받아들인 겁니다. 경찰을 기소해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브라운의 유족과 또 미국 전역에서 퍼거슨으로 몰려와 있던 시위대는 대배심의 결정에 실망을 나타내면서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또 일어났는데요. 항위 시위는 미 전역에서 이어졌습니다.

진행자)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대배심의 이런 결정에 미국인들의 반응도 엇갈렸죠?

기자) 맞습니다. 우선 흑인들은 이번 사건이 지난 수십 년간 반복되고 있는 경찰의 과잉진압과 공권력 남용이라며 분노했습니다. 무장을 하지 않은 청년을 총으로 사살한 경찰은 당연히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죠. 하지만 일부 백인들은 경찰이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위급한 상황에서 총을 쏘는 것은 정당방위라는 입장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요. 퍼거슨 시의 이런 인종 갈등이 이번 사태로 수면 위에 떠올랐을 뿐이지 이 지역에서 실제로 오랜 기간 흑백 차별이 존재해 왔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에 연방법무부가 관련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퍼거슨 시 경찰과 법원이 흑인을 자주 차별했고 또 흑인들을 적발해 이들로부터 도로 교통 범칙금과 벌금을 거둬들여 시의 재정을 확충해 왔다는 내용으로 또 한번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이 지역 백인 경찰들이 흑인 들을 정당하게 대우하지 않았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고서 내용을 들여다보면, 우선 퍼거슨 시의 흑인 인구는 전체 인구의 67%입니다. 그런데 지난 2012년에서 2014년 사이, 경찰이 지나가는 차를 불시에 세워 검문한 사례의 85%가 흑인이었습니다. 거기다 위반 딱지를 받는 사람은 90%가 흑인이었고, 체포된 사람의 경우 93%가 흑인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32살의 한 흑인 남성은 농구를 하고 땀을 식히려고 차 안에 앉아 있었는데 경찰이 신분증을 요구하고는 차 밖으로 끌어냈다고 하는데요. 경찰의 차 수색 요구를 거부하자 지방 자치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체포됐다는 내용도 담겨 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인종 차별 논란이 커지면서 이 지역 고위직 인물들이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퍼거슨 시 법원의 판사와 행정담당관, 퍼거슨 경찰국 국장까지 사임을 했고요. 또 인종 차별적 전자메일에 연루된 경찰과 법원 직원이 해고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퍼거슨 사태와 같은 인종문제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기자) 맞습니다. 흑백 갈등과 관련된 사건이라고 하면 지난 1992년 미 서부 캘리포니아 주 LA에 있었던 LA폭동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당시 흑인 청년 로드니 킹을 집단 구타한 4명의 백인경찰관이 무죄 판결을 받자 흑인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방화와 폭력 시위를 일으켜 50명 넘게 숨지고 수천 명이 다쳤습니다. 사실 이번 퍼거슨 사태를 두고 제 2의 LA 폭동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기도 했는데요. 퇴임을 앞둔 에릭 홀더 법무 장관은 퍼거슨 시민들과 함께 하겠다며, 퍼거슨 시의 개혁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약속했습니다.

//Sting//

진행자)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미국 뉴스 따라잡기 듣고 계십니다. 북한의 조선중앙은행, 한국의 한국은행 등 나라마다 국가 경제를 책임지는 중앙은행이 있습니다. 미국에는 연방준비제도가 있는데요. 연방준비제도는 하지만 일반적인 국가의 중앙은행과는 다른 점이 많다고요?

기자) 네, 연방준비제도는 1913년 연방준비법에 따라 설립됐는데요. 미 의회는 좀 더 안전하고, 융통성 있고 안정적인 통화와 경제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 미연방준비제도를 만들었습니다. 연방준비제도는 미국의 중앙은행 역할을 하지만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을 이유로 설립 당시부터 민간은행이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하겠습니다.

진행자) 연방준비제도는 구조도 흔히 생각하는 은행과 다르다고 하죠?

기자) 맞습니다. 연방준비제도는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연방공개시장 위원회’그리고 ‘연방 준비은행’으로 이뤄집니다. 연방준비은행은 뉴욕과 샌프란 시스코 등 12개 도시에 있고요. 수도 워싱턴에 있는 ‘연방준비제도 이사회’는 의장을 비롯해 7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현 의장은 여성인 재닛 옐런 이고요. 이들 위원은 모두 대통령이 지명하고 상원의 인준을 받아 선임됩니다.

진행자) 연방준비제도 위원회는 그럼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나요?

기자) 연방준비제도는 미국의 중앙은행이자 미국 화폐인 달러를 발행하는 발권은행이기도 합니다. 또 미국의 고용을 극대화하고 물가안정을 위해 통화정책을 펼치는데요. 재무부 채권 등을 매매하는 공개시장정책 또 상업은행들에 대출해주는 대부금에 대한 이자율을 조정하는 재할인율 정책, 상업은행들이 고객의 지급요구에 대비해 준비해놓고 있는 지급준비금 액수를 조절하는 지급준비정책 등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이름이 왜 연방준비인지 궁금한데요? 그냥 연방은행이라고 해도 될 것 같은데 말이죠?

기자) 네, 연방준비제도에서 준비는 영어 Reserve를 번역한 건데요. 이 말은 원래 지급준비금을 의미합니다. 일반 상업은행들은 고객들로부터 예금을 받아 이것을 다른 개인이나 기업에 대출합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가급적 많은 돈을 대출해 이자 수익을 늘리는 것이 경영에 도움이 되겠죠? 하지만 고객의 예금을 모두 대출에 사용한다면 고객들이 지급을 요구할 때 돈을 인출해주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따라서 예금의 일정비율을 고객들의 지급요구에 대비한 준비금으로 보유하도록 하는 제도가 탄생했고, 이를 지급준비금제도라 합니다. 연방준비제도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법정지급준비율을 정하고, 은행들의 지급준비금을 보관하는 일이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여지게 됐습니다.

진행자) 네, 김현숙 기자, 잘 들었습니다. 미국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