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케어 비용 예상보다 적을듯...연방 공무원들, 정부폐쇄 소송 가능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자료사진)

주요 미국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오늘은 오바마케어 비용이 예상보다 적게 들 것으로 보인다는 소식, 또 2013년 연방정부 폐쇄 사태와 관련해서 연방 공무원들이 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됐다는 소식, 이 두 가지 소식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안녕하십니까? 오바마케어라고 하면 바락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정책인 건강보험 개혁제도를 말하는데요. 앞서 미국뉴스 헤드라인에서 잠깐 전해드렸습니다만, 원래 예상했던 것보다 예산이 덜 들 것으로 보인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초당적인 기구인 의회예산국(CBO)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요. 앞으로 10년 동안 들어갈 비용이 지난 1월에 예상했던 것보다 11%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액수로는 1천 4백20억 달러를 절약할 수 있게 됐다고 합니다.

진행자) 연방정부가 지급하는 보조금 액수가 크게 줄어든 덕분이라고 하죠?

기자) 맞습니다. 의료비용 상승세가 완만해지면서 보험료가 그렇게 많이 오르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덕분에 정부 예산이 생각했던 것보다 덜 들어가게 됐다는 겁니다.

진행자) 공화당이 건강보험 개혁법에 반대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정부 예산이 너무 많이 든다는 거였는데요. 오바마 행정부에게 반가운 소식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조쉬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케어가 의료비용을 낮추는데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표시라면서 환영했습니다.

진행자) 건강보험 개혁법, 흔히 오바마케어라고 하는데, 정식 명칭은 ‘환자보호-부담적정보험법’이죠. 환자들을 보호하고 재정적으로 큰 부담을 지우지 않으면서, 모든 미국인들에게 건강보험 혜택을 제공하겠다, 이게 오바마케어의 골자죠.

기자) 네, 미국은 의료비가 워낙 비싸서, 건강보험이 중요한데요. 기존의 민영 건강보험은 고용주가 보조해주지 않으면, 보험료가 무척 비싸서 개인이 부담하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아예 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사람도 많았는데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겠다, 모든 미국인이 큰 부담 없이 건강보험을 가질 수 있게 하겠다, 바로 이런 의도에서 나온 겁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야심 차게 추진한 정책이 바로 오바마케어인데요. 공화당의 반대가 심했지만, 당시 민주당이 의회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2010년에 법으로 확정됐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지금까지도 오바마케어를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공화당만 반대하는 게 아니라, 일반 미국인들 사이에서도 오바마케어를 별로 좋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많습니다.

진행자) 모든 미국인에게 건강보험 혜택을 준다, 얘기만 들으면 아주 좋은 제도 같은데요. 반대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오바마케어에는 크게 두 가지 쟁점이 있습니다. 하나는 모든 국민이 의무적으로 건강보험에 가입하게 하는 조항입니다. 이를 거부하면 벌금을 물게 돼있는데요. 이게 문제란 겁니다. 건강보험에 가입하건 안 하건, 이건 개인의 선택이고 자유인데, 국가가 이걸 강제로 어떻게 하라고 시켜선 안 된다는 거죠. 정부 간섭이 지나치다는 거죠. 미국에서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법은 헌법에 위배되는데요. 실제로 이 문제가 2012년에 미국 연방 대법원에서 다뤄졌습니다.

진행자) 아, 생각나네요. 당시 대법원이 오바마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연방 대법관은 모두 9명인데요. 당시 5대4로 오바마케어의 ‘의무 가입’조항이 합헌이란 판결을 내린 겁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지금도 오바마케어 관련 문제가 대법원에 올라가 있는 걸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정부 보조금 지급 문제인데요. 오바마케어의 내용을 보면, 각 주마다 ‘익스체인지(exchange)’, 그러니까 ‘교환소’란 웹사이트를 만들게 돼있습니다. 여기에 보험사들이 등록해 두면, 소비자들이 이 웹사이트를 통해서 보험사에 가입하게 돼있는데요. 이 ‘교환소’란 웹사이트를 통해서 건강보험에 가입한 사람에게만, 연방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합니다. 가족 수나 소득에 따라서, 보조금을 지급하게 돼있죠.

진행자) 그런데 어떤 면에서 문제가 된다는 거죠?

기자) 이 교환소를 만든 주가 14개밖에 안 되기 때문입니다. 미국 내 50개주 가운데 3분의 2이상이 만들지 않고 있는데요. 이런 주에 거주하는 미국인들을 위해서 연방정부에서 통합 사이트를 만들었습니다. 이 통합 사이트를 통해서 건강보험에 가입한 사람들에게도 정부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데요. 이게 또 법에 어긋난다는 겁니다. 이전에 연방정부가 각 주에 주던 보조금을 개인에게 직접 주는 것인데, 이건 연방과 주의 권한을 규정한 미국 헌법에 위배된다는 거죠.

진행자) 그래서 지금 이 문제가 대법원에서 다뤄지고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6월경에 대법원 발표가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요. 만약 합법이라고 나오면 오바마케어는 날개를 달게 된다고 할 수 있고요. 만약 위법이라면, 큰 위기에 처하게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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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미국 뉴스 따라잡기 듣고 계십니다. 이번에는 연방정부 폐쇄 문제 살펴보죠. 재작년, 그러니까 2013년 10월초에 미국 연방정부가 잠시 폐쇄된 일이 있었습니다. 16일동안 문을 열지 못했는데요. 당시 제 때 월급을 받지 못한 연방 공무원들이 손해 배상 청구하는 소송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노동관련법에 따라서 1시간당 7달러25센트를 청구할 수 있게 됐습니다. 폐쇄 기간 전부가 아니라, 월급이 제 때 나오지 않은 닷새 동안만 여기에 해당됩니다.

진행자) 정부 폐쇄가 끝난 다음에 다들 월급을 받긴 받았지 않습니까? 하지만 월급이 늦게 나오는 바람에 곤란을 겪은 사람들이 많았죠. 은행 잔고에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 무척 힘들어 했는데요. 소송 참가 자격이 어떻게 되나요?

기자) 일단 당시 정부 폐쇄 기간에 일한 사람들만 해당됩니다. 연방정부 폐쇄에 들어가면, 대부분 공무원은 펄로(furlough)라는 일시 해고 상태에 놓이게 되는데요. 하지만 ‘필수요원’으로 분류되는 직원들은 월급을 받지 않고 계속 일하게 돼있습니다. 2013년에는 당시 1백30만 명이 넘는 공무원들이 ‘필수요원’으로 일했고요. 저희 VOA 방송 직원들도 대부분 이 ‘필수직원’으로 분류돼서 일했는데요. 하지만 그때 일한 사람이라고 해도 고위 관리자 등은 이 소송에 참가할 수 없습니다.

진행자) 연방교정국 직원들이 앞장 서서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고 하죠?

기자) 네, 2013년에 연방교정국 직원 다섯 명이 처음 소송을 제기했고요. 그 뒤 5천 명 정도 되는 공무원들이 추가로 이 집단 소송에 참가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법원 명령에 따라서, 당시에 일한 다른 직원들도 이 소송에 참가할 수 있다고 정부가 직원들에게 통보한 겁니다.

진행자) 매년 의회에서 예산안을 둘러싸고 씨름이 벌어지면, 이 연방정부 폐쇄가 거론되곤 하는데요. 2013년뿐만 아니라, 실제로 여러 차례 연방정부가 폐쇄되는 일이 있었죠?

기자) 네, 지금까지 열 차례 넘게 있었습니다. 1990년대 중반 클린턴 행정부 때 21일동안 문을 닫은 일이 있는데요. 그 때가 가장 긴 기간이었습니다.

진행자) 다른 나라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한국 같은 경우를 보면요. 한국에서도 예산안이 제 때 통과된 적은 별로 없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전 해 예산을 자동적으로 적용하게 돼있어서, 정부가 폐쇄되는 일은 없다고 하던데요.

기자) 네, 미국에는 아직 그런 법이 없습니다. 미국의 예산안 승인 방식을 잠깐 설명해 드리면요. 미국에서 예산과 관련한 모든 법안은 하원이 먼저 발의하게 돼있습니다. 하원에서 예산안을 발의하면, 상원에서 보고 승인하는 건데요. 상원에서 마음에 들지 않으면 따로 예산안을 만들고, 그 다음에 상, 하원이 조정해서 최종안을 만들게 돼있습니다. 이렇게 상하 양원을 통과한 예산안에 대통령이 서명하면 확정되는 건데요. 2013년 같은 경우, 공화당이 주도하는 하원과 민주당이 주도하는 상원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정부 폐쇄 사태가 온 겁니다. 당시 9월30일까지만 예산이 책정돼 있었는데, 예산안이 통과가 안 되니까, 돈이 떨어져서 정부가 운영할 수 없었던 거죠.

진행자) 최종 판결이 나오려면 좀 시간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만, 만약에 소송을 건 공무원들이 이겨서 손해 배상을 받게 된다면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기자) 아무래도 의회가 예산안을 무기로 싸움을 벌이는 일이 좀 줄어들지 않겠냐는 관측입니다. 얼마나 많은 공무원이 이번 소송에 참여하느냐 등에 따라서, 정부가 배상해야 할 총 금액이 적게는 7백만 달러, 많게는 10억 달러가 넘을지도 모른다고 하는데요. 그렇게 재정적인 부담이 크니까, 앞으로는 의회가 조심하지 않겠느냐, 이런 희망적인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부지영 기자, 잘 들었습니다. 미국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