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유엔 북한인권 결의안 수정안 작성...국무부 '러시아, 탈북자 보호해야'

한반도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한반도 뉴스 브리핑’ 시간입니다. VOA 조은정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쿠바가 유엔 북한인권 결의안 수정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원안에서 북한인권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 ICC에 회부하도록 권고하는 내용을 삭제한 것입니다. 오늘은 이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유엔 소식통에 따르면 쿠바는 수정안을 이미 일부 유엔 회원국들에 배포했고, 곧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쿠바는 수정안에서 ICC 회부라는 표현이 앞으로 어떤 개발도상국에도 적용될 수 있는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라면서, 북한인권 문제를 검토하기 위한 새로운 협력적인 접근법을 채택할 것을 주장했습니다. 새로운 접근법으로는 북한과 다른 나라들 간 인권대화,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방북, 북한과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간 기술적인 협력 등을 제시했습니다.

진행자) 쿠바의 움직임이 매우 이례적인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총회는 9년 연속, 유엔 인권이사회는 11년 연속 북한인권 결의안을 채택했지만, 이 과정에서 수정안이 제출된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이번 수정안은 북한과 우호관계에 있는 쿠바가 북한 측 입장을 대변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쿠바는 그동안 중국, 러시아, 베네수엘라 등과 함께 유엔에서의 북한인권 결의안 채택에 줄곧 반대해 왔습니다. 국제형사재판소, ICC 회부 조항이 포함된 올해 북한인권 결의안 초안이 그만큼 강력하다는 반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쿠바가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 수정안을 제출하면 북한인권 결의안 초안이 두 개가 되는 셈인데요, 어떻게 처리되나요?

기자) 쿠바의 수정안이 제출되면, 초안의 공동 제안국들은 수정안을 수용할 지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그리고 수용하기로 결정이 내려지면 원안에 수정안의 내용을 반영해 새로운 초안을 만들게 됩니다. 하지만 초안 공동 제안국들이 수정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표결에 들어가게 됩니다. 먼저, 수정안에 대한 표결이 실시되는데요, 1백93개 유엔 회원국 가운데 과반수 이상이 찬성하면 결의안 초안을 수정해야 합니다. 반면, 수정안에 대한 반대가 많을 때는 수정안을 폐기하고 원래의 초안에 대한 표결이 진행됩니다.

진행자) 꽤 복잡한 상황인데요,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쿠바가 제출한 수정안이 채택될 전망에 대해 엇갈리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부 서방 외교관들 사이에서는 수정안이 표결에서 채택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ICC 회부 문제가 언제든 정치적 현실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우려하는 나라들이 수정안에 찬성할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그러나 유럽연합과 일본은 자신들이 작성한 결의안 초안이 유엔 회원국들의 더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쿠바가 추진 중인 북한인권 결의안 수정안에 어떤 입장을 보였나요?

기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북한 내 인권 범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인데요. 한국을 방문 중인 다루스만 보고관은 오늘 (14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쿠바 측 수정안은 제네바에서 채택된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COI 보고서의 내용과 반대되는 내용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루스만 보고관은 COI의 주 임무는 책임을 물어야 할 사항을 살펴보는 것이기 때문에 책임을 묻는 조항을 삭제할 경우 COI에서 진행한 일과 권고사항을 약화시키게 된다며, 어느 때보다도 국제사회가 공통된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한반도 뉴스 브리핑 듣고 계십니다. 북한의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로 다음주 러시아를 방문합니다. 이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러시아 외무부는 오늘 (14일) ‘북한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오는 17일부터 24일까지 러시아를 방문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러시아 외무부는 최 특사가 러시아 방문에서 두 나라의 정치대화 수준 격상과 통상 경제관계 활성화 방안, 그리고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 등을 포함한 양자 관계 현안과 상호 관심사인 일부 국제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최 특사는 모스크바 방문에 이어 극동의 하바로프스크와 블라디보스토크도 방문한다고 러시아 외무부는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최 특사가 러시아를 방문하는 배경이 무엇일까요?

기자) 한국의 북한 문제 전문가들은 김 제1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등 양국 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차두현 전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는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3주기를 넘긴 내년부터 김정은식 정치스타일의 본격적인 추진을 앞두고 러시아 방문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국제사회에서 고립 상황을 완화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국무부가 러시아 등 역내 국가에 탈북자 보호를 촉구했죠?

기자) 국무부 대변인실은 어제 ‘VOA’에, 북한과 러시아가 최근 불법 체류자나 탈북자를 강제송환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이 같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대변인실은 러시아를 포함한 역내 모든 나라들이 자국 영토 내로 들어온 북한 주민 등 모든 난민과 망명 신청자들을 보호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어 미국이 북한의 인권 상황과 강제송환된 탈북자들에 대한 처우를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미국은 탈북자를 보호하고 이들을 위한 장기적 해결책을 찾기 위해 역내 국가들은 물론 유엔 인권이사회, 유엔난민기구 (UNHCR) 등 국제기구와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올 들어 중국의 대북 원유 수출이 9개월째 공식 통계에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북한으로의 원유 공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죠?

기자) 한국 정부 당국자는 중국의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오늘 `VOA'에 밝혔습니다. 또 다른 한국 정부 당국자도 중국의 원유 공급이 없으면 북한 내 기름값이 상승하거나 차량 운행 등이 줄어야 하는데 그런 징후가 없다며 정상적으로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중국에서 도입한 원유를 정제하는 시설인 평안북도 피현군의 봉화화학공장을 가동 중인 정황도 위성영상을 통해 확인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진행자) 지난 4일 실시된 미국 중간선거에서는 공화당이 하원에 이어 상원에서도 다수당이 됐습니다.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까?

기자) 새로운 의회는 북한에 대해 새로운 추가 제재를 추진하는 한편 인권 문제에도 큰 관심을 둘 것이라고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맨스필드재단 프랭크 자누지 대표가 말했습니다. 자누지 대표는 또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에 지원을 제공하거나 제재를 해제하려 할 경우 의회를 설득하는 일이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자누지 대표는 미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정책국장으로 15년 간 일해 의회 사정에 매우 밝은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