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아프간 완전 철군 계획 지시...미 의회, 조세 회피 스위스 은행 지목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VOA 천일교 기자 나와 있는데요.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오바마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완전 철수 계획 수립을 지시했습니다. 미 의회가 미국인들의 조세회피를 도운 스위스 은행을 적발했습니다.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발생한 한국 아시아나 항공기 사고와 관련해 50만 달러의 벌금이 부과됐습니다. 미국의 방위 산업체가 한국 해군과 첨단 무기 거래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행정부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을 완전히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백악관이 어제(25일) 밝힌 내용인데요.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과의 상호안보협정 체결이 계속 미뤄질 경우에 대비해 아프간 주둔 미군을 완전 철수시키는 계획을 수립하라고 국방부에 지시했습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 “The longer we go without a BSA, and we have been making this…”

안보협정이 체결되지 않는 한 어떠한 미군 작전도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하다면서 2014년 이후에는 아프간 주둔 미군을 철수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국방부는 그동안 아프간에 병력을 잔류시켜야 한다는 입장 아니었나요?

기자) 네. 미 국방부 뿐 아니라 국무부와 정보기관들도 아프간 잔류 미군 병력이 1만 명 미만이면 향후 계획에 큰 제약이 따를 것이라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여왔습니다. 미군과 나토군 주둔 병력이 없으면 치안 상황이 나빠져 아프간에 대한 지원과 비군사지원 프로그램도 진행하기 어렵다는 게 국무부의 주장이었는데요.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그러나 대통령의 지시로 이제는 완전 철군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미국-아프간 상호안보협정은 이제 더 이상 협상의 여지가 없는 겁니까?

기자) 아직 여지는 남아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국방부에 그 같은 지시를 내리면서도 어제(25일) 오랜만에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는데요. 이 때도 만일 카르자이 대통령이 협정에 서명하면 연말 이후에도 아프간에 제한적인 규모의 미군 병력을 잔류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오바마 행정부가 미군을 잔류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어쩌다 상황이 이렇게 급변한 걸까요?

기자)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지난 24일에 보도한 내용이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이 내년 이후에도 아프간에 최대 3천명 수준의 병력을 남겨놓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겁니다. 또 이 문제는 카르자이 대통령과 논의를 진행하기 보다 오는 4월 5일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는 당선자와 다시 논의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새 안보협정 체결이 이뤄진다는 가정하에 세워진 구상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진행자) 1만명 잔류 방안도 나오지 않았나요?

기자) 네. 수도 카불과 칸다하르, 그리고 바그람이나 잘랄라바드까지 맡아야 할 경우 최소 1만 명의 병력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요. 이 경우 약 절반인 5천 명 규모의 병력은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나 다른 국제연합군으로 채워질 수 있다는 겁니다. 이 부분 역시 새 안보협정이 마무리되고 나토 회원국 등과 긴밀한 협의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아프간 현지에서 대통령 선거에 미국 정부가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들이 나오고 있다죠?

기자) 네. 주로 카르자이 대통령 측에서 그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미국 정부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특정 후보를 지원한다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백악관은 이를 부인했습니다. 다시 제이 카니 대변인의 말 들어보시죠.

[녹취: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 “I don't think we would, given the experience we've had, predict…

미국 정부는 아프간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미리 예단한 적이 없다면서, 현지에서 대통령 선거 후보들과 관련한 여러 추측 보도들이 나오고 있지만 결과를 두고 보면 진위 여부를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민들은 아프간 전을 어떤 시각에서 보고있는지 궁금한데요?

기자)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지난해 12월에 아프간 전과 관련한 여론조사를 실시했었는데요. 당시 응답자의 66%가 아프간 전은 싸울 가치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최근 실시된 갤럽 여론 조사에서도 2001년 아프간전 개전 이후 처음으로 미국의 아프간전 참전이 잘못됐다는 응답과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팽팽히 맞섰습니다.

진행자) 미 의회가 미국인들의 조세회피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네. 스위스의 국제투자은행인 ‘크레딧 스위스’가 마치 스파이 작전을 방불케 하는 방식으로 미국 고객들의 조세회피를 도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미 상원 상임소위원회가 어제(25일) 보고서를 통해 밝힌 내용인데요. 크레딧 스위스 은행이 지난 2002년부터 2008년 사이에 모두 2만 2천명의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조세회피를 중개했다는 겁니다. 상임소위원회는 최근 2년동안 이에 대한 조사를 벌여 왔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2만 2천명이면 조세 회피 규모가 얼마나 되는 겁니까?

기자) 미국인 2만 2천명이 해당 은행에 맡긴 돈이 135억 달러를 넘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는 정식으로 해외에 투자하기 위한 자금이라기 보다는 세금을 피할 목적의 비자금이라는 것이 의회 상임소위원회의 주장입니다.

진행자) 스위스 은행이 어떤 방식으로 운영해 왔길래 첩보전을 방불케 했다는 건가요?

기자) 네. 크레딧 스위스 은행은 취리히 공항에 지점을 열고 미국에 직원을 직접 보내서 조세회피 서비스를 홍보하고 고객 몰이에 나섰다고 하는데요. 은행 직원들은 여행용 비자를 발급받아서 미국행 본래 목적을 숨기는가 하면, 고객과 만난 자리에서 주위 시선을 피하기 위해서 계좌명세서를 잡지 사이에 껴서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첩보 영화에 많이 등장하는 장면입니다.

진행자) 최근 들어 세계적으로 조세회피 행태들이 잇달아 폭로되고 있는데요. 스위스 은행도 유령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조세 회피를 해 왔던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와 같은 조세회피처에 서류만 갖춘 유령회사를 설립하고 은행이 이를 관리하는 일을 대행하기까지 했습니다. 크레딧 스위스 뿐 아니라 스위스 내 14개의 투자은행들도 같은 의혹을 받고 있는데요. 이들 은행은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서 뉴욕에서 관련 행사를 개최하고, 플로리다에서는 해마다 골프 대회를 후원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의회 조사는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는 겁니까?

기자) 이번 보고서는 중간보고라고 봐야 하는데요. 상원 소위원회는 오늘(26일) 브래디 도건 크레딧 스위스 최고경영자와 로버트 샤피어 자산운용 부문 대표 등 중역들을 대상으로 청문회를 열 계획입니다. 이번 조사를 이끈 민주당의 칼 레빈 상임 소위원회 위원장은 “크레딧 스위스의 이런 행위는 미국 재정에 엄청난 손실을 입혔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도 이는 조직적인 행위라며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여름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발생했던 한국 아시아나 항공기 사고와 관련된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미국 교통부가 사고 뒤 후속조치 불이행에 대한 책임을 물어 아시아나 항공에 5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이는 항공사가 대형 인명 피해 사고에 대비해 ‘가족 지원 계획’을 항공당국에 미리 제출하도록 하고 사고 발생시 이를 지키도록 의무화한 법에 근거한 겁니다. 미국에서 이 법이 시행된 1997년 이후 최초로 처벌이 이뤄지는 겁니다.

진행자) 아시아나 항공이 해당 법률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건가요?

기자) 네. 앤서니 폭스 교통부 장관은 “추락 사고가 일어나는 매우 드문 경우, 항공사들은 자신들이 작성했던 가족 지원 계획의 모든 조항을 지킴으로써 승객들과 그 가족에게 도움을 주는 데 전력을 다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아시아나 항공 측이 사고 이후 가족 지원 계획에 포함돼 있던 확약 조항을 준수하지 않음으로써 미국 연방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50만 달러가 순수 벌금은 아니라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50만 달러 가운데 정부에 직접 납부하는 벌금은 40만 달러입니다. 아시아나 항공은 이와는 별도로 교통부와의 합의를 통해 10만 달러를 후원하기로 한 건데요. 이는 사고로 얻은 교훈을 전달하기 위해 내년까지 항공 업계 차원의 각종 회의와 훈련 행사를 후원하는 비용입니다.

진행자) 끝으로, 미국의 한 방위산업체가 한국 해군과 무기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네. 미국의 방산업체인 레이시온 사가 어제(25일) 한국 해군과 근접방어무기체계인 ‘팔랑크스(Phalanx)’ 공급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팔랑크스는 컴퓨터로 작동하는 레이더와 20밀리미터 속사 기관포 등이 탑재된 첨단 시스템입니다. 이는 적의 공격 정보를 자동으로 추적해서 집중 타격하는 무기입니다.

진행자) 거래 규모는 얼마나 됩니까?

기자) 레이시온 사는 모두 9기의 팔랑크스 근접무기체계를 한국 해군에 공급할 계획인데요. 비용으로 따지면 1억2천만달러 규모입니다. 기간은 2016년부터 2022년까지이고요. 이렇게 공급된 팔랑크스는 한국 해군의 차기 호위함과 고속전투 지원함에 장착될 예정입니다. 레이시온 측은 “팔랑크스는 한국 해군이 필요한 필수 방어 역량을 제공할 것”이라면서 “미사일에 대응하는 것은 물론이고 함정의 외곽 방어능력도 향상시킬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 24시’의 천일교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