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과정 다룬 다큐, 캐나다 영화상 수상

탈북자들의 북한 탈출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로 최근 '캐나다영화텔레비전아카데미'의 상을 받은 신정화 감독.

중국에서 동남아시아를 거쳐 한국에 입국하기까지 탈북자들의 탈북 과정을 밀착취재한 다큐멘터리가 캐나다 유력 영화단체의 상을 받았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캐나다영화텔레비전아카데미는 28일 기록영화 ‘북한 탈출’에 ‘2014년 다양성 상’을 수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캐나다영화텔레비전아카데미는 캐나다의 영화와 텔레비전 산업 종사자들이 지난 1979년 설립한 비영리 단체로, 매년 우수 영화와 텔레비전 작품을 선정해 시상합니다.

이 단체의 ‘다양성 상’ 은 캐나다의 인종적, 문화적 다양성과 작품성을 고려해 수상합니다.

캐나다영화텔레비전아카데미의 헬가 스티븐슨 회장은 성명에서 “‘북한 탈출’은 일반인들이 잘 알지 못하는 곳의 정치적 불안정을 그리고 있으며, 진실로 강렬하고 영향력 있는 영화”라고 평가했습니다.

이 기록영화를 제작한 신정화 감독은 29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다양한 문화적 배경의 사람들이 기록영화 제작에 참여해 이번 상을 받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신정화 감독] “This was a film that was difficult to make. It required the cooperation of people..”

신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드는데 여러 나라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했다”며 “한국과 중국, 라오스, 태국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했고, 나중에 편집 작업에도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참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신 감독은 영화 자체가 7개 나라에서 촬영됐기 때문에 이처럼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캐나다영화텔레비전아카데미는 ‘북한 탈출’을 최우수 기록영화상과, 기록영화 부문 최우수 감독상 후보에도 올렸습니다.

[녹취: 신정화 감독] “It’ be wonderful if we won that award. It would recognize the importance of this..”

신 감독은 캐나다영화상이 미국의 오스카 상과 같다며, “최우수 기록영화상을 받게 되면 탈북자 문제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에 대해 알게 될 것”이라며 수상을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캐나다에 거주하는 한인 2세인 신 감독은 탈북자들의 신변보호를 위해 자신의 기록영화를 원제목이 아닌 부제목 ‘북한 탈출’로 소개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신 감독의 기록영화는 탈북자 5 명이 중국과 라오스, 태국을 거쳐 한국에 입국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녹취: 탈북자] “가다가 죽더라도 이 나라 땅에서 나가고 싶다”

탈북자들은 중국 내에서는 이동 경로마다 엄격한 신분증 검사를 피해 다녔고, 라오스 국경을 넘어 태국으로 밀입국할 때는 따가운 햇살 아래 정글을 헤치며 걸어야 했습니다.
[녹취: 브로커] “진짜 완벽한 첩보전이라던가 스파이처럼 행동해야 사고가 없는 거에요”

영화는 한국에 입국하기까지 탈북자들과 브로커들이 겪는 어려움에 초점을 맞추고, 탈북자들의 증언을 통해 북한 정권의 실상을 알리고 있습니다.

신 감독은 브로커와 탈북자들이 모두 매우 용기있고 겸손했다며,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습니다.

이 영화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영국 셰필드 다큐영화제, 그리스의 데살로니키국제영화제 등 20여 개 해외영화제에 소개됐으며, 인권과 영화전문매체의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