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당국자 "북한 변한 것 없어"...HRW '김정은 정권, 인권 유린 통치 강화'

한반도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한반도 뉴스 브리핑’시간입니다. VOA 이연철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최근 여러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정책적 변화는 없다고 백악관 고위 당국자가 말했습니다. 오늘은 이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시드니 사일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한반도담당 보좌관은 북한 정권의 정책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어제 (21일) 워싱턴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한 말인데요, 북한은 비핵화 등 중대한 사안들에 대해 변화가 없고 예측불가능한 행동 역시 여전하다는 겁니다. 사일러 보좌관은 이런 양상을 볼 때 병진노선을 장기적 목표로 추구하는 김정은 정권의 전략적 연속성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미국 정부 입장을 반영한 지적이지요?

기자) 맞습니다. 사일러 보좌관은 미국은 북한 정부의 행동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며 북한 정부의 변화를 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방법들은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는데요, 도발 위협에 따른 보상, 통미봉남 등 모든 대외전략은 지난 2년 간 모두 실패했으며 북한의 외교적, 경제적 고립만 심화시켰다는 겁니다.

진행자) 어제 토론회에는 전직 주한미군사령관들도 참석했는데요, 어떤 얘기들이 나왔나요?

기자)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미국과 한국의 대북 억지력과 동맹관계는 매우 강력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한국의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새해 들어 부쩍 잦아진 북한의 대화공세를 상투적인 선전전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는데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최근 북한의 대화공세는 과거 북한이 보여준 상투적 행태의 하나로, 남북관계의 현실과 역사를 보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잘 알 수 있다는 겁니다. 류 장관은 이산가족 상봉을 예로 들면서,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을 얘기해놓고 지키지 않았는데 우선 약속한 것부터 지켜야 또 다른 약속이 생길 수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진행자) 남북관계 개선의 출발점이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돼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류 장관은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에 합의한 바 있기 때문에, 약속을 이행하는 차원에서 선행돼야 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한국 통일부는 설명했습니다. 류 장관은 이와 함께 남북관계에서 점진적인 신뢰 구축의 중요성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은 남북한의 통일이 대한민국 뿐아니라 동북아시아 주변국 모두에도 `대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는데요, 무슨 얘기인가요?

기자) 오늘 (22일)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개막연설 직후 가진 질의응답에서 한 말인데요, 통일이 되면 북한 지역에 사회간접자본을 중심으로 한 대대적인 투자가 일어나게 될 것이라며, 북한 뿐아니라 주변국, 예를 들어 중국의 동북 3성에도 투자 활성화가 이뤄지고 러시아의 연해주 지방에도 투자가 연계돼 주변국들이 큰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한반도 뉴스 브리핑 전해 드리고 있습니다. 미 국무부는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의 석방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계속해서 이 소식 살펴보죠?

기자) 국무부는 북한 당국에 배 씨의 사면과 즉각적인 석방을 계속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머리 하프 국무부 부대변인은 어제 (21일) 전화상으로 진행된 정례브리핑에서 배 씨의 건강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하프 부대변인은 배 씨 석방을 위해 북한에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의 파견을 여러 차례 제안했다고 거듭 확인하면서, 최근에도 킹 특사 방북을 북한에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이산가족 관련 소식인데요, 한국 정부에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한 이산가족 가운데 지난 해 세상을 떠난 사람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군요?

기자) 3천8백 명이 넘는 사람들이 지난 해 세상을 떠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1988년부터 지난 해 말까지 등록된 한국 측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는 모두 12만9천여 명인데요, 이 가운데 지난 해에만 3천841 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로써 전체 신청자의 45%에 이르는 5만7천7백여 명이 세상을 떴고 남은 생존자는 7만1천여 명입니다.

진행자) 이산가족들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 큰 문제인데요,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상봉 신청자 가운데 70살 이상의 비율은 이미 80%를 넘었습니다. 한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현대경제연구원은 상봉 신청자의 사망률과 평균수명을 고려할 때 생존자 가운데 70살 이상은 앞으로 10년 내에 사망하고 20년에서 24년 후면 모두 숨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들이 한 번이라도 북한에 두고 온 가족들을 만나려면 상봉 규모를 크게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지난 주 공식 발효된 미국의 2014 회계연도 세출법안에 북한인권 개선과 관련된 항목이 포함돼 주목되는데요, 주로 어느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나요?

기자) 2014 회계연도 세출법안의 ‘국무부 대외운영과 관련 사업 예산’ 항목에 민주주의 기금으로 북한의 강제수용소 등에 대한 자료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요, 올해 북한의 감옥과 강제수용소 실태를 체계적으로 통합관리하겠다는 겁니다. 탈북자들의 이주와 피난 뿐아니라 중국 내 탈북자 보호를 지원하는 내용도 명시돼 있고요, 이밖에 대북방송에 최대 8백93만8천 달러를 투입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주민들의 인권을 유린하는 통치를 강화하고 있다고, 국제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가 밝혔는데요, 마지막으로 이 소식 살펴보죠?

기자)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휴먼 라이츠 워치는 어제(21일) 발표한 ‘2014 세계인권보고서’ 북한 편에서, 김정은 정권은 오히려 인권을 유린하는 통치를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의 인권 상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는 건데요, 특히 탈북자들에 대한 북한 당국의 단속과 처벌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유엔 인권이사회가 지난 해 만장일치로 북한인권 조사위원회를 구성한 것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는데요, 조사위원회가 오는 3월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할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인권 실태가 자세하게 밝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