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국방공식별구역 확대 조치 지지...케리 국무, 중국 노벨상 수상자 석방 촉구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VOA 천일교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한국의 방공식별구역 확대 선포에 대해 미국 국무부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중국 노벨 평화상 수상자의 석방을 촉구했습니다. 미국에서 ‘아메리칸 드림’이 실현되기 어려워 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 의회가 ‘플라스틱 총’을 10년간 더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 동북부 지역에 사흘째 계속되는 눈폭풍으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 국무부가 한국 방공식별구역에 대해 언급했군요?

기자) 네. 국무부 젠 사키 대변인이 어제(9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의 방공식별구역 확대 선포와 관련해 언급했습니다. 한마디로 중국의 일방적인 선포와는 다르다는 겁니다.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한국의 경우 이번 조치를 취하면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가 사전에 어떤 노력을 했다는 건가요?

기자) 국무부는 우선 한국의 경우 중국과 달리 새로운 방공식별구역을 만든 것이 아니라는 점을 들었습니다. 기존의 방공식별구역을 현실에 맞게 조정 보완한 것이라는 설명인데요. 사키 대변인은 또 한국 정부가 방공식별구역 확대 문제를 위해 사전에 미국, 일본은 물론 중국과의 사전 조율과 협의를 거쳤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또 한국의 방공식별 확대 구역에는 분쟁 지역은 빠져 있지 않습니까?

기자) 국무부도 그 점에 주목했는데요. 사키 대변인은 한국이 새로 발표한 방공식별구역은 다른 나라가 관할하는 분쟁지역을 포함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국제적 관행과 비행의 자유, 국제 영공의 합법적 사용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조정됐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방공식별구역에 대한 언급도 있었습니까?

기자) 네.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중국의 경우는 한국과 달리 사전 상의없이 일방적으로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분쟁지역을 포함한 점도 문제라는 겁니다. 일본과 영유권 갈등을 빚고 있는 동중국해 상공이 포함된 점을 거론한 것이고요. 아울러 한국이 영토로 인식하고 있는 이어도의 상공이 포함된 것도 암시하는 대목입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중국이 동북아 지역에 또 다른 분쟁의 씨앗을 만들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진행자) 미국은 이렇게 긍정적인데, 중국은 어떻습니까?

기자) 중국 외교부의 훙레이 대변인은 어제(9일) 정례브리핑에서 한국의 방공식별구역 문제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했는데요. “중국은 한국의 방공식별구역 확대 방침에 유감을 표시한다”며 “중국 외교부와 국방부가 즉각 한국에 입장을 표명했고, 한국이 타당,신중하게 유관 문제를 처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강경 대응할 가능성도 있을까요?

기자) 그럴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입니다. 훙레이 대변인이 한국과 평등 상호 존중 원칙 아래 소통을 유지하고 싶다는 점도 언급했기 때문인데요. 한국과 중국이 함께 나아갈 것을 희망한다면서 양측이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도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할 때 여러 차례 한국과 소통했고, 한국 역시 이번에 방공식별구역 확대와 관련해 중국 측에 통보했다는 점도 거론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먼저 대화로 풀자고 언급한 점이 눈길을 끄는 군요?

기자) 네. 훙 대변인은 아울러 방공식별구역은 영공이 아니기 때문에 바다와 공중에 대한 관할과는 전적으로 무관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반응에 대해, 중국 정부가 방공식별구역 문제를 갈등보다는 대화와 조율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일본측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가 제주도 남단의 이어도까지 확대한 새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한 데 대해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어제(9일)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방공식별구역 확대 설정이 일본과의 관계에 당장 문제가 되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스가 장관은 이어 한국정부로부터 사전 통지가 있었다면서 한국의 방공구역 확대는 중국처럼 비행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다음은 중국 관련 소식인데요. 미국 정부가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중국인 반체제 인사의 석방을 촉구했군요?

기자) 네. 미국 정부가 현재 중국 당국에 의해 수감돼 있는 류샤오보와 그의 아내 류샤 씨를 풀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어제(9일) 성명을 통해 밝혔는데요. 류샤오보 가족에게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인권 보호와 자유를 보장하라는 강력한 요구사항이 담겨 있습니다.

진행자) 류사오보가 어떤 인물인지 좀 소개해주시죠?

기자) 중국의 대표적인 인권운동가 류사오보는 지난 2008년 12월에 공산당 일당 체제의 종식을 촉구하는 서명을 주도하다가 체제 전복 혐의로 징역 11년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또 그의 아내 류사도 현재 자유의 몸이 아닌데요. 그는 남편이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직후 과거 ‘텐안먼 민주화 시위 사망자들에게 노벨상을 바친다’는 류샤오보의 노벨 평화상 수상 소감을 전한 뒤 가택연금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진행자) 노벨 평화상은 언제 받은 겁니까?

기자) 지난 2010년에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류사오보의 시상식 참석도 불허했기 때문에 옥중 수상에 그쳤는데요. 이제 그가 체포된 지도 만 5년이 다 됐습니다. 케리 장관은 중국 지도부에 법치와 인권, 종교적 자유, 민주주의 원칙 등을 존중해 달라고 계속 환기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의 이 같은 요청이 내정 간섭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화제를 바꿔서, 미국의 ‘아메리칸 드림’은 이제 옛말임을 증명해 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요?

기자) 캐나다 오타와대학 마일스 코락 교수가 연구한 내용인데요. 미국에서 세대 간 계층 대물림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모가 잘 살면 자식도 그렇고, 부모가 가난하면 자식도 어렵게 살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인데요. 미국보다는 일본이나 호주, 독일, 북유럽 국가 등에서 세대 간 계층이동이 수월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자유와 평등이 충분히 보장된 나라이기 때문에 누구나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미국의 꿈 ‘아메리칸 드림’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무리 빈곤층이라고 하더라도 열심히 일하면 중산층이나 혹은 그 이상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아메리칸 드림’의 본질인데요. 하지만 실제는 그와 다르다는 겁니다. 코락 교수의 연구를 보면 미국에서 소득 수준 상위 10%의 부모에게서 태어난 자녀의 26%가 또다시 부모 세대의 소득 수준을 갖고 있었습니다. 반면에 하위 10%의 소득 수준으로 떨어지는 자녀는 겨우 3%에 불과했습니다.

진행자) 과거와 어떤 점이 달라진 걸까요?

기자) 미국도 경기 침체를 맞으면서 과거 호황기에 비해 많은 기회가 줄어든 것이 사실입니다. 여기에 또 한가지 사회적 병폐현상도 지목됐는데요. 이번 연구를 진행한 코락 교수는 안정적인 가정도 자녀의 경제적 성공과 관련이 있다면서, 미국에서는 이혼율이 높고, 한 부모 가정과 10대 임신이 많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3D 프린터’를 이용한 플라스틱 총이 문제가 됐었는데, 의회에서 이를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고요?

기자) 3D 프린터는 설계 도면을 이용해서 입체적인 구조물을 만들어 내는 일종의 최첨단 제조기라고 할 수 있는데요. 플라스틱 가루를 잉크 토너 처럼 활용해 실제 실탄 발사가 가능한 총기도 만들어낼 수 있는 겁니다. 그런데 최근 만기가 되는 미국의 ‘비탐지무기제한법’에 대해 미 연방상원이 10년간 법을 더 연장하는 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진행자) ‘플라스틱 총’이 얼마나 위험한 겁니까?

기자) 우선 시중에서 까다로운 허가 절차에 따라 총기를 구입하지 않고도 자체적으로 만들어서 사용할수 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미국에서는 정신 병력이 있거나 범죄 전력이 있는 사람의 총기 소유를 엄격하게 금하고 있는데요. 자칫 범죄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또 이 플라스틱 총기는 금속탐지기로도 식별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진행자) 끝으로, 현재 워싱턴 지역에는 또 다시 많은 눈이 내리고 있는데요. 눈폭풍으로 인한 피해 소식 전해 주시죠.

기자) 미국 동북부 지역에 겨울 눈폭풍으로 계속 몰아치면서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워싱턴 주변 덜레스 국제공항과 로널드레이건 공항 등에서 3천200편의 항공편이 취소됐습니다. 또 수천 가구의 전력 공급이 끊겨서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고요. 필라델피아 인근 고속도로에서는 승용차와 트럭 등 50여대가 연쇄 추돌해 1명이 사망하는 등 각종 사고가 이어졌습니다.

진행자) 연방정부 기관들은 오늘 하루 모두 문을 닫는다고요?

기자) 네. 연방정부는 어제(9일) 공무원들에게 평소보다 2시간 늦게 출근하거나 재택근무를 허용한데 이어서, 오늘(10일)은 아예 문을 닫고 휴무로 지정했습니다. 또 각급 학교들도 이틀째 휴교령을 내렸습니다. 미국 기상청은 워싱턴과 볼티모어 등 동북부 지방에 눈폭풍 경보를 발령해 놓고 산간 일부 지역에는 최고 60센티미터의 눈이 내리겠다고 예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