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 국무장관 브라질 방문...중남미 국가들과 화해 모색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VOA 천일교 기자 나와 있는데요. 오늘은 어떤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콜롬비아에 이어 브라질을 방문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정보당국의 감시 활동을 검토하기 위한 외부 전문가 조직을 창설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스마트 전화기의 원조 블랙베리 사가 회사 매각 여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미 서부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를 30분 만에 주파할 수 있는 신개념 교통수단이 개발됩니다.
진행자) 중남미 순방에 나선 존 케리 국무장관이 브라질에 도착했나요?

기자) 네. 케리 장관이 잠시뒤 브라질을 방문할 예정인데요. 케리 장관은 콜롬비아를 거쳐 오늘(13일) 브라질의 수도 브라질리아에 도착합니다. 케리 장관은 당초 지난 봄에 브라질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보스턴 폭탄 테러 사건으로 연기됐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이 취임 뒤 첫 브라질 방문입니다.

진행자) 미국은 그동안 중남미 국가들과 다소 불편한 관계이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우선 체제가 다른 좌파 국가들이 많이 포진해 있는 중남미 국가들은 인권이나 주권 침해, 경제적 불평등 문제 등으로 미국과 대립 관계에 놓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케리 장관은 그동안 공식석상에서 몇 차례에 걸쳐 중남미 지역을 ‘미국의 뒷 마당’이라며 폄하하는 듯한 표현을 해서 중남미 국가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또 미국의 기밀을 폭로한 스노든의 폭로도 한몫 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에드워드 스노든은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자국민과 해외 국가들에 대한 광범위한 정보 수집을 벌여온 사실을 폭로했는데요. 또 얼마 전 러시아를 방문하고 귀국하던 볼리비아 대통령 전용기에 스노든을 몰래 태웠다는 의혹으로 유럽 상공 진입 저지 당했는데, 이것이 미국의 요청 때문이었다는 주장이 나와 역시 중남미 국가들의 공분을 사고 말았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정보 수집 활동들이 알려졌었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브라질 일간지 ‘오 글로보’ 신문이 이미 미국 스노든의 폭로 문서를 토대로 미국의 중남미 정보 수집 사례들을 보도했는데요. 국가안보국이 전자감시 프로그램인 ‘프리즘’으로 콜롬비아 반군조직 무장혁명군(FARC)의 활동이나, 베네수엘라의 석유와 무기 거래, 멕시코의 에너지와 마약거래 자료 등을 수집했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첩보 수집에는 에콰도르와 파나마, 코스타리카, 니카라과, 온두라스, 칠레, 페루, 엘살바도르 등 대부분 중남미 국가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중남미 국가들이 그 문제를 유엔으로까지 확대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남미 국가들의 경제공동체인 ‘메르코수르’의 외교장관들은 최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서 미국의 정보수집 행위를 강하게 성토했는데요. 비록 브라질의 경우 상대적으로 미국과 더 가까운 나라이지만 이 같은 중남미 국가들의 분위기를 모른 척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실제로 안토니오 파트리오타 브라질 외교장관은 이번에 케리 장관을 만나서 이 문제를 분명히 짚고 넘어가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미국 정부가 뭔가 부드러운 정책을 펴야 할 것같은데요?

기자) 네. 이번 브라질 방문길에 케리 장관은 브라질 국민들에 대한 미국의 단기체류 비자 면제 방침에 관해 언급할 예정입니다. 또 브라질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한 지지 의사 등을 내세워서 화해를 시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브라질은 남미 국가들 가운데 미국을 찾는 여행객이 가장 많은데요. 이보다 방문자 수가 훨씬 적은 칠레는 이미 중남미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 정부의 비자 면제 프로그램에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브라질 대통령도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요?

기자) 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오는 10월 23일에 미국을 국빈 방문하는데요. 브라질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것은 1995년 카르도조 전 대통령 이후 18년 만입니다.

진행자) 앞서 케리 장관의 콜롬비아 방문에서는 어떤 성과가 있었습니까?

기자) 네. 케리 장관은 콜롬비아에서 당국자들과 만나서 현재 콜롬비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반군조직 즉, 무장혁명군과의 평화 회담을 적극 지지한다는 의사를 전했습니다. 양국은 또 여러 지역 현안이나 문제들에 대해서 협조해 나가기로 합의했는데요. 케리 장관은 이밖에 미국 정부의 감시 프로그램이 중남미 국가들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이 부분은 대화에서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BRIDGE #1>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정부의 정보수집 활동에 대한 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약속했는데, 그 후속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이 우선 국가안보국 등 정보기관들의 정보수집 활동에 대한 평가와 검토를 위해 외부 조직을 만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외부조직은 기밀정보와 통신기술을 검토하는 조직이 될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이를 조직하도록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에게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지시했하고 합니다. 클래퍼 국장은 앞으로 60일 이내에 중간보고를 하고, 오는 12월 15일까지는 최종보고를 해서 마무리 지을 예정입니다.

진행자)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조직이라면 보다 객관적인 검토가 이뤄지겠군요?

기자) 그럴 것으로 기대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다는 것 이외에 인선 과정이나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 외부 조직은 단순히 정부 프로그램을 투명하고도 관리하기 편리하도록 구상하는 것만은 아니라고 합니다. 이번에 스노든의 정보 유출 사례에서 보듯이 보안을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도 진행될 전망입니다.

진행자) 클래퍼 국장이 직접 성명도 발표했다고요?

기자) 네. 클래퍼 국가정보국장이 이번 조치와 관련한 성명을 냈는데요. 새로 구성될 조사단은 국가 안보와 사생활 보호 사이에 적절한 균형이 이뤄지고 있는 지에 대해 평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BRIDGE #2>

진행자) 세계 스마트 전화기 시장에 명암이 엇갈리고 있는데요. 이른바 원조 스마트폰으로 유명한 블랙베리가 회사 매각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캐나다 기업인 블랙베리 사가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 회사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블랙베리는 지금의 아이폰이나 갤럭시폰 등 유명 스마트 전화기들이 등장하기 이전에 손 안에서 전화기로 인터넷 검색이나 여러 응용 프로그램을 구동할 수 있는 꿈의 전화기로 처음 선을 보였었습니다. 특히 북미 지역에서는 블랙베리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서, 앞서가는 직장인들의 전유물쯤으로 인식되기도 했는데요. 한때 스마트폰 시장의 50%를 점유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왜 이렇게 상황이 악화된 것일까요?

기자)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을 부추긴 것은 지난 2007년에 처음 등장했던 애플 사의 아이폰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넓은 화면창과 깔끔한 디자인, 편리한 터치스크린 방식 등을 도입해서 일약 인기 상품으로 떠 올랐습니다. 사실 블랙베리까지만 해도 학생 등 모든 일반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지는 못했었는데요. 아이폰으로 스마트 전화기의 대중화가 이어지는 동안 블랙베리는 큰 변화없이 정체돼 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 사이 구글 사의 안드로이드 폰이 스마트 전화기 시장의 경쟁에 뛰어들었고, 이 방식에서는 한국 삼성 사의 갤럭시폰이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진행자) 블랙베리사의 경영난은 어느 정도로 심각한 상황입니까?

기자) 네. 점차 블랙베리는 설 자리를 잃으면서 무려 5천명의 직원들을 해고해야 했고요, 몇 년만에 기업 가치는 700억 달러나 폭락했습니다. 물론 최근에는 새로운 기종들을 잇달아 발표하는 등 블랙베리도 새 시대에 발맞춰 변화의 몸부림을 해 봤지만 기울어가는 사세를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진행자) 회사가 그렇게 어려운 상황인데 매각은 쉽게 이뤄질까요?

기자) 전망이 그리 밝지는 않습니다. 과연 위기 상황인 블랙베리를 인수하려는 기업이 쉽게 나타날지 불확실한데요. 애플이나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자체 스마트폰 기술을 가지고 있고, 삼성이나 노키아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 업체들도 이미 다른 기술을 채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굳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블랙베리를 인수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블랙베리 측은 회사 매각뿐 아니라 다른 업체와의 합작 투자나 제휴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끝으로, 미 서부 캘리포니아 주 도시들을 잇는 최첨단 초고속 교통수단이 개발된다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네. 미국의 민간 우주업체 ‘스페이스X’ 사와 전기자동차 회사 ‘텔’사 등을 창업한 엘론 머스크 대표가 이번에는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사이의 610킬로미터 구간을 단 30분만에 주파할 수 있는 신개념 교통수단 건립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 교통수단의 이름은 영어로 ‘하이퍼루프(Hyperloop)’라고 불리웁니다.

진행자) 속도가 기존 교통수단들보다 무척 빠르다면 편리하기는 해도 비용이 많이 드는 것 아닙니까?

기자) 그런데 오히려 반대입니다. 하이퍼루프는 기존의 레일을 이용하는 초고속 열차 대신, 전자기 가속 튜브 방식을 이용하는데요. 건설 비용은 오히려 초고속 열차 시설보다 적게 든다고 합니다. 물론 하이퍼루프가 완공된 뒤 일반인들의 이용 요금도 항공기 보다 낮게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