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북한 대외 무역 68억 달러, 7% 증가

북한 평양 3대혁명전시관에서 제16차 국제상품전람회가 열리는 가운데, 지난 15일 중국산 세탁기를 살펴보는 평양 주민들.

지난 해 북한의 대외무역 규모가 또 다시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하지만 전년 대비 소폭 증가에 그쳤는데요,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무역액이 조금 밖에 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연철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2012년 북한의 대외교역 규모가 68억1천만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이 같은 수치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전년도보다 7% 증가한 새로운 기록입니다.

한국 정부 산하 무역투자진흥기관인 코트라가 29일 발표한 ‘2012 북한의 대외무역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해 북한의 수출은 28억 8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3% 증가했고, 수입은 10% 증가한 39억 3천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1990년 40억 달러 대에서 1999년 15억 달러 이하까지 떨어졌던 북한의 대외무역 규모는 이후 꾸준히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2010년에 41억 7천만 달러로 40억 달러 대를 다시 회복했고, 이듬해인 2011년에는 전년도 보다 51%나 증가한 63억 2천만 달러로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지난 해에도 68억 1천만 달러로 또 다시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하긴 했지만, 증가폭은 소폭에 그쳤습니다.

코트라의 박기원 부장은 지난 해 북한의 무역증가세가 둔화된 것은 중국과의 무역액이 얼마 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기원 코트라] “통계자료를 보면 작년에 중국하고도 소폭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소폭 증가한 것이죠. 90% 가까이 중국하고 교역이다 보니까 전반적인 북한의 무역 추세를 거의 결정했을 것입니다.”

실제로 지난 해 북한의 대 중국 무역은 60억1천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6.8% 증가하는데 그쳤습니다.

하지만 2010년 천안함 사태 이후 한국이 취한 5.24 대북 경제제재 조치로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교역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북-중 교역이 북한의 전체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해의 경우 북-중 교역이 전체 북한 대외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8%로, 2010년 이후 3년 연속 80%를 넘는 기록을 이어갔습니다. 미국 동부 매사추세츠 공과대학 MIT 존 박 연구원의 말입니다.

[녹취: 존 박 연구원 MIT] “North Korean regime is no longer…

과거와 비교할 때, 북한 정권은 한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서 대신 중국과 더욱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북-중 무역 대비 남북교역의 규모는 2008년 65%에서 지난 해에는 33%로 떨어졌습니다.

코트라는 이밖에 지난 해 북한의 무역증가세가 대폭 둔화된 이유로 북한의 수출 상품이 제한적인 데다가 국제사회의 제재가 지속된 것을 꼽았습니다.

북한의 주요 수입품은 원유 등 연료가 8억1천만 달러로 전체의 20%를 차지했고, 기계류와 전기전자제품이 뒤를 이었습니다.

북한 제1의 수출품은 석탄으로, 12억4천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전체 수출액의 43%를 차지했고, 이어 섬유제품과 광물 순이었습니다.

국가별로는 중국에 이어 홍콩과 러시아, 인도, 태국이 뒤를 이었고, 이밖에 타이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독일, 브라질 순이었습니다.

한편 일본은 2008년 대북 경제제재를 부과한 이후 2009년부터 북한과의 교역 실적인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고, 미국 역시 대북 제재 때문에 북한의 수출은 없고 수입만 1천2백만 달러에 그쳤습니다.

코트라는 남북교역을 민족간 내부거래로 간주한다는 한국정부 방침에 따라 북한의 대외교역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