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교장관 '국제공조 강화'...중국 관영언론 '북한, 정세 오판 말아야'

진행자) 한반도 주요 뉴스를 간추려 드리는 ‘한반도 뉴스 브리핑’ 시간입니다. VOA 이연철 기자 나와 있습니다. 한국은 국제사회와의 강력한 공조체제를 통해 북한의 도발을 막을 것이라고, 한국 외교장관이 밝혔는데요, 오늘은 이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은 국제사회가 북한의 도발 위협과 핵실험이나 미사일 시험발사 등에 대해 일관되고 단합된 대응 태세를 견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오늘(10일) 국회에 출석해 한 말인데요, 한국 정부는 북한을 압박하고 설득할 강력한 국제 공조체제를 만들어 북한의 긴장 조성과 추가 도발 의지를 꺾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는 북한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미사일을 쏠 수 있는 상황으로 파악하고 있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윤 장관은 언제든 그런 가능성이 구체화할 수 있다는 판단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미사일을 쏜다면 이번엔 사거리 3천500 km의 중거리 미사일인 무수단 미사일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다만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멀리 쏠 지는 북한의 의도에 달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목적과 관련해선 김정은 체제의 공고화가 가장 큰 목적이고 남남 갈등을 유도하려는 의도도 섞여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미사일 발사 문제는 미국에서도 초미의 관심사인데요, 미국 본토와 동맹국들을 위협할 경우 요격할 계획이라고요?

기자) 네, 새뮤얼 라클리어 미군 태평양사령관이 어제(9일)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그 같이 밝혔는데요, 동해안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이 미국과 동맹국을 향해 발사될 경우 이를 요격하겠다는 것입니다. 라클리어 사령관은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을 요격할 능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와이와 괌, 미 본토, 그리고 전진배치된 미군과 동맹국들을 방어할 믿을만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인데요, 하지만 라클리어 사령관은 북한의 미사일이 미국과 동맹국을 겨냥하지 않는 경우 요격을 권고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임박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가운데 미-한 군 당국이 대북정보 감시태세를 상향조정했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한 연합사령부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비해 대북 정보 감시태세인 워치콘을 3단계에서 2단계로 한 단계 높였습니다. ‘워치콘’이 격상되면 대북 정보감시 자산이 증강 운영되고 정보분석 요원들도 평소보다 2~3배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총 5단계 가운데 평상시에는 4단계를 유지하다가 상황이 긴박해질수록 낮은 숫자의 단계로 격상되는데 이번에 2단계로 상향조정된 겁니다.
또한, 한국 군은 당장이라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북한 미사일 발사 대비 ‘태스크포스’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북한이 동해안으로 이동시킨 ‘무수단’ 중거리 미사일의 발사 준비를 마친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반도 뉴스 브리핑 전해 드리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다음 소식 알아보죠?

기자) 미국은 북한 당국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한국 내 미국인들을 대피시킬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미 국무부는 어제 (9일) 정례브리핑에서, 한국 내 미국인들과 미국 시설에 대해 위협이 임박했다는 어떤 구체적인 정보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미국은 이 시점에서 한국에 거주하거나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 미국인들에게 특별주의를 권고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백악관도 한국 내 외국인들이 신변안전을 위해 미리 대피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라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 과거에도 있었던 행태의 반복이라며 평가절하했습니다.

진행자) 개성공단 조업중단 사태가 이틀째 이어지면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도 시설을 관리할 최소 인원만 남긴 채 근로자들을 철수시키고 있다고요?

기자) 네, 개성공단에 체류 중이던 4백여 명의 한국 국민 가운데, 오늘 114 명이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공단에 체류 중인 한국 국민은 2백 90여 명으로 줄었습니다. 북측은 개성공단 가동을 잠정중단시키면서도 남측 인원의 전원 철수를 주장하거나 철수 시한을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한국 국민의 신변안전과 재산권 보호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현재로선 남측 인원을 전원 철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난 달 20일 한국의 주요 방송사와 은행에 대한 해킹 공격이 있었는데요, 북한의 소행인 것으로 드러났군요?

기자) 네, 한국 민관군 합동조사팀은 해킹의 접속 경로와 악성코드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 북한의 소행으로 결론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해킹 공격으로 피해가 난 서버 등에서 수집한 악성코드 76종과 국정원과 군 당국이 축적해 온 북한의 대남 해킹 조사 결과를 종합 분석한 것인데요, 조사 결과, 이번 공격은 최소한 8개월 전부터 치밀하게 계획된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입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증거들이 제시됐나요?

기자) 합동조사팀은 지난 해 6월 최소한 6대 이상의 북한 내부 PC 가 한국 금융사에 천 6백여 차례나 접속해 악성코드를 유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올 2월에도 북한 내부 인터넷 주소에서 한국 PC에 시험접속한 흔적이 발견됐습니다. 해킹 공격 다음 날인 지난 달 21일에는 북한이 해당 공격 경유지를 파괴해 흔적을 없애려는 시도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합동조사팀은 또 최근까지 추가로 발생한 3건의 해킹 공격도 악성코드의 종류와 공격 경유지 등이 일치하는 점으로 미뤄 북한의 소행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관영매체들이 최근의 한반도 사태와 관련해 북한을 질책하는 기사를 게재해 관심을 끌고 있는데요, 어떤 내용인지 마지막으로 소개해 주시죠?

기자)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오늘(10일) 최근의 한반도 긴장 사태와 관련해 북한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이 신문 해외판은 1면에 실은 국제 문제 전문가 화이원의 칼럼에서, “북한이 군비를 강화할 백 가지 이유가 있다고 해도 유엔 안보리 결의를 어기고 핵실험을 하거나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발사를 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정세를 오판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도 오늘(10일) `원인이 어쨌든 북한이 도를 넘었다’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습니다. 특히 북한의 소중한 동반자인 중국 인민 사이에서 북한에 대한 실망감이 퍼지고 있다면서, 이런 현상은 장기적으로 북한의 국가이익에 배치된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