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한인 선교사 사망, 북한 암살 의혹'

한국인 선교사 사망을 보도한 기사가 게재된 CNN방송 웹사이트.

지난 2011년 중국 단둥에서 의문사한 한국인 선교사는 북한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의 `CNN방송’이 보도했습니다. 이성은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지난 2011년 8월, 신의주와 인접한 중국 단둥시내 한 백화점 앞. 택시를 기다리던 46살의 한국인 선교사 김창환 씨가 갑자기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집니다.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습니다.

당시 병원 측은 김 선교사가 농약을 먹고 자살한 거라고 사인을 밝혔습니다. 유가족의 요구로 중국 정부가 실시한 부검 결과, 김 선교사의 몸 안에서는 독극물이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발표는 부검 결과에 의문을 품은 김 선교사의 부인이 당시 영안실에서 가져 온 김 선교사의 혈액이 묻은 장갑으로 인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CNN 방송’은 4일, 한국 정부기관이 제공한 김 선교사의 혈액 샘플 분석자료를 자체 검토한 결과, 혈액에서 독극물이 검출된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독극물은 사람을 즉사시키기에 충분한 수준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앞서 한국 언론들은 한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분석 결과 김 선교사의 혈액 샘플에서 검출된 독극물은 브롬화스티그민 성분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브롬화스티그민은 청산가리(시안화칼륨)보다 독성이 5배 강한 화학물질로, 10㎎만 인체에 투여해도 호흡정지나 심장마비로 숨질 수 있습니다.

한국 언론들에 따르면 이 독극물은 특히 북한 공작원들이 암살용으로 자주 사용합니다.

`CNN방송’은 북한 공작원들이 한국인을 암살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건은 지난 1996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한국 영사 피살 사건을 포함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김 선교사의 동료들은 이 방송에, “탈북자들을 도와 온 김 선교사가 과거 여러 차례 협박을 받아 왔다”며 “북한 당국의 테러 명단에 김 선교사도 포함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김 선교사는 사망 전까지 14년 동안 단둥에서 탈북자들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식품 회사와 공장을 운영하면서 북한 어린이들에게 두부와 라면, 빵, 우유 등을 전달했습니다.

`CNN방송’은 김 선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탈북자로 위장한 북한 공작원 한 명이 지난 해 12월 한국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돼 징역 4년형을 선고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VOA뉴스 이성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