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탈북자들 새 정착지로 각광"

지난 3월 캐나다 밴쿠버 중국 총영사관 앞에서 열린 탈북자 강제송환 반대 집회. (자료사진)

지난 몇 년 사이 캐나다에 입국하는 탈북자들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캐나다가 상대적으로 난민들에게 관대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탈북자들의 캐나다 생활이 쉽지만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캐나다가 탈북자들의 새로운 정착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캐나다 이민난민국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해 캐나다에서 난민 자격을 신청한 탈북자는 전년도(176명) 에 비해 2 배가 넘는 3백85명에 달했습니다.

토론토에서 탈북자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통역과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인 교회의 정해빈 목사는 현재 캐나다에 7백 명에서 9백 명 사이의 탈북자들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 같은 숫자는 탈북자들이 거주하는 서방국가들 가운데 가장 많은 규모입니다.

정 목사는 캐나다가 다른 나라에 비해 난민을 받아들이는 비율이 높기 때문에 탈북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정해빈 목사] “캐나다가 난민에 대해서 그 중 관대하다는 인식이 북한 동포들 사이에 있어요. 그래도 60-70% 난민을 받아준다는 얘기는 그래도 높은 편이거든요 다른 나라에 비하면. 그래서 소문이 나서 먼저 온 탈북자들이 캐나다로 아는 지인들을 소개하기도 하는데…”

캐나다의 탈북자 단체인 ‘자유북한인연합’의 허태섭 회장은 북한에서 캐나다를 적대국가로 생각하지 않는 점도 많은 탈북자들이 캐나다를 선택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허 회장은 캐나다 내 탈북자들은 중국을 거쳐서 온 사람이 절반을 넘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허태섭 회장] “ 경로라는 게 중국에서 브로커를 통해 들어오는 사람들이 많고, 또 한국이나 이런 데서 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대체로 보면 브로커들이 직접 데리고 가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 오는 사람들에게 딸려 보냅니다. 그리고 여권이 사실 다 위조여권입니다.”

허 회장에 따르면, 이렇게 도착한 탈북자들은 캐나다 당국에 난민 신청을 한 지 1년쯤 뒤에 열리는 청문회에서 난민 자격을 인정 받을 경우,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후 실제로 영주권을 받기까지 1년 정도 시간이 더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캐나다에 입국해서 영주권 취득까지 2년 정도가 걸리는 셈입니다.

1년 반 전에 캐나다에 입국해 난민 신청을 한 캐나다 탈북여성인권협회의 김미연 회장은 최근 청문회에서 난민으로 인정을 받았고, 지금은 영주권을 신청하라는 이민국의 편지를 기다리고 있다며, 일부 시간이 더 걸리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기간 중 탈북자들은 캐나다 정부로부터 1인당 5백 달러 정도의 생활보조비를 받습니다. 또 난민 신청 몇 개월 후에는 노동허가증을 발급 받아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캐나다 탈북여성인권협회의 김미연 회장은 이렇게 버는 돈으로 딸과 함께 충분히 생활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김미연 회장] “정부에서 나오는 1천불 하고, 제가 일을 해서 6백불을 벌어요. 얼마든지 생활을 하고 있어요. 알뜰하게 살면 얼마든지 살 수 있습니다, 이 나라에서는”

그러나 한인교회의 정해빈 목사는 토론토의 경우 물가가 워낙 비싸기 때문에 대부분의 탈북자들이 최저수준의 생활을 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정해빈 목사] “원 베드룸을 천불 이하로 얻기가 힘들어요. 설사 부부가 천불을 받아도 아파트 렌트비를 내고 나면 생활비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푸드뱅크에서 음식을 얻거나 아주 최소한의 생활을 하고 있는 셈이죠.”

자유북한인협회의 허태섭 회장은 영어를 못하는 것도 탈북자들이 캐나다에서 살아가는데 큰 어려움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녹취:허태섭 회장] “이 사회에 적응하려고 하면 영어도 배우고 그래야 하는데 말을 모르고 그러니까 사회생활을 활발하게 할 수가 없고, 그래서 여기서도 탈북자들은 탈북자들끼리 어울리고 그런 상황입니다.”

허 회장은 탈북자들이 영어를 못해 최저임금을 받는 막노동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캐나다 탈북여성인권협회의 김미연 회장은 캐나다에 온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김미연 회장] “저는 복권 맞았다고 해요. 솔직히 사람들에게 캐나다나 미국은 꿈이잖아요. 너무 좋아요. 저는 너무 좋습니다. 우리 딸이 그래요, 너무 감사하고 고맙대요”

자유북한인협회의 허태섭 회장도 캐나다의 생활 여건은 북한이나 중국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다며, 캐나다에 온 것에 만족하는 탈북자들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VOA News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