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풍경] 미 뉴저지서 북한 화가 '독도 그림' 전시회

선우영 화백의 작품 '독도' (2007).

매주 한 차례 화제성 뉴스로 여러분을 찾아 가는 `뉴스 투데이 풍경’ 시간입니다. 미 동부 뉴저지에서 북한의 국보급 화가 정창모, 선우영 두 화백의 독도 그림이 전시됐습니다. 한국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한-일 두 나라 간 갈등이 높아가고 있는 상황이어서 특별한 관심을 끌었는데요. 장양희 기자가 전시회장에 다녀왔습니다.

차가운 눈발로 얼룩진 화선지 위에 거친 숨을 쉬는 듯한 독도. 굉이 갈매기 떼 휘돌아 날아가는 평화로운 섬 독도.

북한의 대표적 화가인 정창모 화백은 사망하기 1년 전인 2009년 또 한 번 시 같은 그림을 남겼습니다.

정창모 화백의 작품 '새로운 날이면 너의 생각 간절하다. 독도 너는 우리 땅이리니' (2009).

'독도는 우리 핏줄 ' 그리고 ‘사나운 날이면 너의 생각 더욱 간절하다. 독도야. 너는 우리 땅이거니’ 란 제목에서부터,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월북화가의 독도 사랑이 관람객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전시회를 찾은 관람객 하영란 씨입니다.

[녹취: 관람객 하영란] “그림을 그리는 심정이 어땠을까. 색채는 어둡다 느꼈는데 어두운 게 아니라 그리움인 거 같더라고요. 정치적인 이슈가 되고 있으니까 민감하지만 그림 자체는 우리 땅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보여주시려고 했구나. 우리로서는 소중함을 지켜야 하는 거구나 그 정도인 거 같아요.”

또 다른 전시화가인 선우영 화백의 ‘풍랑을 헤치는 독도’와 ‘독도’ 두 점은 마치 하늘에서 내려다 본 듯 독도의 기상과 아름다움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관람객 김형구 씨 입니다.

[녹취: 관람객] “크게는 통일까지 놓고 그렸을 거 같아요. 사진만 갖고 저렇게 절절하게 표현하신 걸 보면 기본적으로 갖고 계신 생각들이 있었다고 봐요.”

전시회가 열린 뉴저지 주 헤켄섹의 리버사이드 갤러리.

지난 11일부터 18일까지 뉴저지 주 헤켄섹의 한 갤러리에서 ‘아! 독도’ 란 제목으로 열린 이번 전시회에서는 미국의 조선미술협회 신동훈 회장이 1988년부터 평양을 오가며 두 화가로부터 받은 그림 20여 점이 선을 보였습니다. 신동훈 회장입니다.

[녹취 : 신 동훈 회장] “우리 미술의 한 부분인 북화가 진정 우리 그림이고 북쪽에도 좋은 우리 그림이 많다는 것을 보여줌으로 해서 남북 분단 한반도 미술 역사에 다 같이 평가하고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나가고 싶었죠.”

신 회장에 따르면 정창모 신우영 두 화백의 독도 그림 4점은 이번에 처음 공개된 것으로, 뉴욕 주재 북한대표부도 외교관 2 명이 직접 둘러보는 등 관심을 보였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전시회는 한국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맞물려 관람객 수가 당초 예상을 웃돌았습니다. 다시 신동훈 회장입니다.

[녹취:신동훈 회장] “ 의도된 바 없지만 많은 분들이 여러 가지 의견들을 말씀하시고 외국인들도 독도에 대해 거의 다 안다고 하고. 특히 동포들이 북한의 최고 화가가 독도 그림을 남기고 떠났다는 것에 대한 기쁨을 표현하셨죠."

신 회장은 전시회장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북화라 불리는 북한 그림에 대한 설명도 빠트리지 않았습니다.

[녹취:신동훈 회장] “전통적인 우리 그림에다 강렬한 색상을 얹어서 새로운 우리그림을 탄생시킨 것이 북화예요. 두 분이 화풍은 다른데요. 오원 장승업이 근대미술의 효시라고 봤을때 거기에 색을 입혀서 강하고 부드럽게 우리 그림을 만들어 낸 분이 정창모 화백이고. 선우영 화백은 강한 색상을 넣어서 우리 민족성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해요. 진체세와 세세하게 그리는 것인데 거침없이 붓을 쓰면서 그려내는 그림인데 화폭에 남는 건 장엄한 사실화가 나타나죠. (그림 그리는 것을 보셨어요?) 많이 봤죠.”

신 회장은 정창모 화백의 생전 모습을 떠올리며 남다른 애정을 보였는데요.

[녹취:신동훈 회장] “ 절절하게 말씀하신 게 있어요. 이건 우리 땅인데 일본사람들이 있을 수가 없다고 하셨어요. 남쪽에서 전시회 하시는 게 꿈이었는데. 그래서 제게 꿈이 있습니다. 북화의 전부는 아니지만 이걸 세상에 자랑도 하고 그것이 우리미술을 자랑하는 것이니까, 우선은 평양과 서울이 있고 서울 베이징 뉴욕 런던 도쿄 파리 비엔나에서 전시회를 열 겁니다.”

신동훈 회장은 북한의 현 체제 아래서 자신의 혼을 좁은 화폭에 쏟고 간 두 화백이 그림으로나마 넓은 세상을 만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미국의 소리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