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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오늘] 리비아와 미국 정부간 비밀 접촉, 이집트 개각과 시위


리비아와 미국 정부간 비밀 접촉 소식이 들어와 있구요. 그 밖에도 이집트 개각과 시위, 영국을 시끄럽게 하고 있는 전화도청 사건과 후폭풍, 일본에서 확산되고 있는 ‘세슘 쇠고기’ 공포 등이 오늘 주요 기사로 올라와 있습니다. 백성원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 보겠습니다.

문) 안녕하십니까? 리비아 관련 소식부터 알아보겠습니다. 미국과 리비아 가다피 정부 간 접촉이 있었군요. 뒤늦게 알려진 거죠?

백) 예. 비밀리에 만났으니까요. 지난 16일 비밀 회동을 했다고 합니다. 미국 국무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서 미국 언론들이 보도하고 있는데요. 미국 측에선 제프리 펠트먼 국무부 중동담당 차관보를 비롯해 3명이 나갔구요, 리비아에선 가다피 측근 4명이 함께 했다고 합니다.

문) 양측이 무슨 얘길 나눴는지 궁금한 데 알려진 게 있습니까?

답) 예. 양측의 접촉 사실이 알려지면서 두 나라 정부의 입장도 공개됐습니다. 그런데 짚고 넘어가야 할 건 양측 얘기가 완전히 다르다는 점입니다. 미국은 별 의미를 두지 않는 반면 리비아는 상당히 기대를 걸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국무부 관리가 밝힌 미국 측 입장은 간단명료합니다. “가다피 퇴진만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사실을 전달했다”. 또 “이런 메시지가 전달됐기 때문에 다시 만날 계획은 없다”. 상당히 형식적으로 들리죠?

문) 그렇네요. 그럼 리비아 입장은 어떻게 다르다는 건가요?

답) 정반대 논평을 냈는데요. 이번 접촉은 첫걸음이고 앞으로 추가 시도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가다피 정권의 대변인 무사 이브라힘이 직접 나서 이런 얘길 했으니까 제법 무게를 실었다고 볼 수 있죠.

문) 양측이 이렇게 접촉하는 동안에도 리비아에선 내전이 한창이죠?

답) 현지 사정은 여전히 좋지 않습니다. 가다피 정부군과 반군이 지난 주부터 리비아 동부 유전지대 브레가에서 교전을 벌였는데요. 양측 모두에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특히 반군 희생자의 절반은 여기 저기 매설된 지뢰 때문이라는 현지 의료진의 증언 내용이 소개됐습니다. 반군 측도 지뢰 때문에 작전 수행에 어려움이 많다고 호소하고 있구요.

문) 리비아 사태를 해결하는 데 미국과 리비아의 막후 협상이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문) 리비아만큼은 아니지만 이집트 상황도 상당히 불안하죠? 최근 개각 소식도 있었는데요.

답) 예.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축출된 후 현재 군부가 이집트를 이끌고 있는데요. 이 군부도 시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게 문젭니다. 개각 말씀을 하셨는데 이것도 궁여 지책입니다. 지금 에삼 샤라프 총리가 시위대로부터 퇴진과 개혁 가속화 압박을 받고 있거든요. 이런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서 최근 14명을 교체하는 대대적인 개각을 단행한 겁니다.

문) 그렇게 해서 새 장관들은 다 정해졌는데 막상 취임은 못하고 있다면서요?

답) 예. 이집트 시위대 수천 명이 다시 시위에 돌입했기 때문입니다. 이집트 국민들, 무바라크 대통령이 물러나면서 군부에 조심스런 기대를 걸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 군부가 주도하는 개혁 속도가 느리다, 마음에 안 든다, 이런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시위대는 특히 일부 개각에 대해서도 반대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신임 장관들의 임명식이 무기 연기된 겁니다.

문) 내각의 절반 이상이 교체됐던데 그래도 충분하지 않다는 건가요?

답) 사실 처음 개각 단행 소식이 나왔을 때만 해도 시민들의 비판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었습니다. 27명 중 14명이 바뀌었으면 대규모 개혁 아니겠습니까? 또 대부분 새로운 인물이어서 신선한 느낌도 있구요. 그런데 바뀌지 않은 장관들이 문제라는 겁니다. 특히 내무부 장관이 유임된 데 불만이 많습니다. 시위를 강경 진압해 온 경찰이 내무부 관할이기 때문입니다.

문) 이집트 소식에 이어 무대를 유럽으로 옮겨보죠. 지금 영국에선 한 언론의 휴대전화 해킹 문제가 엄청난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데요. 상황이 어디까지 진행됐습니까?

답) 예. 그 문제의 언론을 소유한 사람이 지금 영국 하원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는데요. 이 청문회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여기 출석한 사람이 다름아닌 ‘미디어 황제’로 불리는 루퍼트 머독 뉴스코프 회장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그의 아들 제임스 머독 뉴스 인터내셔널 회장, 레베카 브룩스 뉴스오브더월드 편집장까지 이른바 ‘머독 제국’의 3인방이 한 자리에 나와 증언했습니다.

문) 지금 언급하신 그 머독 일가가 도청 사건으로 흔들리고 있는데요. 이 도청 사건, 좀 설명이 필요하죠?

답) 예. 지난 2002년 밀리 도울러라는 13살 영국 소녀가 납치 살해당한 비극적인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뉴스오브더월드라는 영국의 일요신문이 이 소녀의 휴대전화를 해킹해 가족과 친구가 남긴 음성 메시지를 녹음을 했구요. 음성사서함에 저장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에 남겨진 메시지를 삭제하기까지 했다는 겁니다.

문) 소녀의 부모들로서는 전화에 남긴 메시지가 자꾸 지워지니까 딸이 살아있구나, 이런 기대를 걸었던 거구요.

답) 예. 워낙 절박한 상황이니까요. 이 문제 때문에 문제의 뉴스오브더월드 신문은 1백68년 만에 문을 닫게 됐는데요. 사건이 여기서 끝난 게 아니구요. 이 신문 등 머독의 자회사들이 9.11테러로 무너진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희생자들의 전화를 불법 도청했다는 혐의까지 나왔습니다.

문) 그래서 이 머독 부자가 오늘 영국 하원 청문회에 선 건데요. 이번 의혹이 영국 사회 전체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죠?

답) 예. 도청 파문 이후에 불법도청에 가담한 기자 등 10명이 체포됐구요. 런던경찰청장을 비롯한 경찰 수뇌부 2명, 총리 공보책임자 등이 사직했습니다. 거기다 정치권과 언론은 이제 머독 3인방을 직접 겨냥하면서 이들이 도청 사실을 사전에 알았을 것이다, 그런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의혹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에까지 미치고 있어서요. 캐머런 총리는 아프리카 순방일정을 예정보다 이틀이나 앞당겨 19일 귀국했습니다.

문)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건데요. 이번 사건을 처음으로 제보한 기자가 있죠? 문제의 신문사 전직 기자 출신으로 알려져 있는데, 오늘 사체로 발견됐다는 소식이 들어왔어요.

답) 예. 무슨 음모영화처럼 사건이 더욱 깊은 혼란으로 빠져들고 있는데요. 18일 오전 경찰이 신고 전화를 받고 그가 숨진 사실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현지 언론들은 그가 해킹 사건이 일파 만파로 번지는 데 따른 부담감으로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수사 결과는 더 지켜봐야겠구요

문) 최악의 원자력발전소 위기를 겪은 일본이 여전히 그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네요. 이번엔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쇠고기가 유통된 사실이 드러나서 충격에 휩싸였죠?

답) 예. 공포 분위기가 가시질 않고 있습니다. 세슘에 오염된 후쿠시마산 쇠고기가 대량으로 일본 전역에 유통됐기 때문인데요. 그야말로 일본 전역에 후쿠시마 세슘 쇠고기 비상이 걸렸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이 소들은 후쿠시마 제 1원전에서 무려 1백 킬로미터나 떨어진 지역의 볏짚을 먹고 고농도 세슘에 오염됐다는 겁니다.

문) 결국 광범위한 지역의 가축 먹이가 방사성 물질에 오염됐을 수 있다는 거군요.

답) 그렇습니다. 원전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일본 정부가 피난 구역도 나름 선정을 하고 가축 오염 방지에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 구역을 상당히 멀리 벗어난 지역에서 사육된 소까지 대량으로 기준치 이상의 세슘에 오염됐다는 게 이번에 확인된 겁니다. 완전히 다른 차원의 대책이 필요해 진 거죠.

문) 정말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이는군요. 일본 정부는 일단 세슘 쇠고기 출하 중단 조치를 내렸어요.

답) 예. 19일 에다노 유키오 일본 관방장관이 직접 밝혔습니다. 후쿠시마현에서 나오는 모든 쇠고기 출하를 중단하고 후쿠시마현 축산농가의 피해 보상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문) 그래도 시민들의 공포는 당분간 잠재우기 힘들 것 같네요. 일본에 이어서 이번엔 중국으로 가 보겠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이 티베트를 찾았군요.

답) 예. 몇 일 전엔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면담하면서 중국 정부와 얼굴을 붉혔는데, 이번엔 중국 차기 지도자로 거론되는 시진핑 국가부주석이 티베트 관련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티베트의 중국 편입 60주년을 맞아 티베트 자치구에서 열린 행사였습니다.

문) 그 행사에 중국 최고 지도부가 참석한 건 이례적인 거 아닌가요?

답)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티베트 민심을 잡기 위한 선물 보따리까지 준비했습니다. 선물 목록을 보면요, 태양광 TV세트 6천 개, 태양광 손전등 71만개, 스테인리스 주전자 30만개, 압력밥솥 71만개, 누비이불 6만장, 컴퓨터 1백50대, 책 1만권, 그야말로 선물 보따리가 맞죠? 시진핑, 그러면서 티베트는 오래 전부터 중국과 뗄 수 없는 일부였고 중국 대가족의 일부다, 이렇게 강조했습니다.

문) 언뜻 들으면 덕담 같기도 하지만 그건 중국 생각이 그렇다는 거구요. 중국과 분리를 요구하는 티베트 입장에선 뼈 있는 말로 들렸을 수도 있었겠어요.

답) 그렇습니다. 더군다나 시진핑 국가 부주석이 티베트 분리주의자들을 단호히 분쇄할 것이라는 강경한 자세를 보였거든요. 특히 달라이 라마를 거론하면서 티베트의 안정을 해치고 중국의 단합을 위협하는 어떤 계획도 단호하게 분쇄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말씀 드린 대로 시진핑은 중국의 차기 지도자로 유력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가 정권을 물려받은 뒤에도 티베트에 대한 중국의 강경정책은 완화되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 끝으로 버마 소식입니다. 7월 19일, 오늘이 국경일이었군요.

답) 예. 버마에선 중요한 날입니다. ‘순교자의 날’이라고 해서 독립 영웅인 아웅산 장군 등 9명의 독립운동 지도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국경일입니다. 이들은 1947년 7월19일 반대파 정치인들에게 암살당했습니다.

문) 익숙한 이름이 나왔네요. 아웅산 장군, 버마 민주화 운동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의 아버지가 맞죠?

답) 맞습니다. 그래서 버마 정부는 수치 여사를 국경일 행사에 초청했구요. 아버지를 기리는 행사에 딸이 참석하는 게 당연하게 느껴지지만 사실 수치 여사는 무려 9년 동안 이 행사에 나올 수 없었습니다. 2002년 순교자의 날에 마지막으로 참석한 이후 가택연금에 처해졌기 때문입니다.

문) 수치 여사에 대한 가택연금은 지난해 풀렸잖아요.

답) 예. 버마 군부가 지난해 11월 가택연금 상태에 있던 수치 여사를 석방했습니다. 수치 여사는 그 뒤로 야권 단체인 민주주의민족동맹을 이끌면서 정치활동을 재개했구요.

버마 소식을 끝으로 지구촌 오늘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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