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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아프리카 재건 전략’ 제시


세계은행이 아프리카 개발을 위한 새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재건이 꼭 필요한 부문에 재원을 집중하는 맞춤형 방식이라고 합니다. 어떤 계획인지 백성원 기자와 함께 알아 보겠습니다.

문) 아프리카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취약성을 어떻게든 보완하겠다, 세계은행이 이 문제로 참 오랫동안 고민해 오지 않았습니까?

답) 세계은행 뿐아니라 ‘개발’ 목표를 내세운 많은 국제 기구들의 어려운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그만큼 국제적인 개발 기준을 제대로 따라오고 있지 못하고 있는 곳이 바로 아프리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해 유엔인간개발보고서를 보면 인간개발지수가 가장 낮은 41개국 가운데 무려 35개가 이 지역 국가들이었는데요. 이게 아프리카가 처한 현실입니다.

문) 어떻게든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계획들이 그 동안에도 꾸준히 시도돼 왔던 것으로 아는데, 별 진척이 없었다고 봐야죠?

답) 결과적으론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에 세계은행이 새로운 아프리카 개발 목표를 수립한 것도 그런 문제 의식에서 출발한 겁니다. 지난 4일 ‘아프리카 재건 전략’이라는 장문의 제안서를 공개했는데요. 여기에 기존 접근법에 대한 반성이 분명히 담겨 있습니다.

문) 기존 접근법이 뭐가 문제였다는 거죠?

답) 큰 그림은 있었지만 구체적인 실천목표가 부족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기존에 ‘아프리카 행동계획’이라는 개발안이 가동되고는 있었는데요. 경제 안정화, 개발 동력의 체질 개선, 이런 다소 모호하고 광범위한 과제를 고수해 온 게 문제였다는 겁니다. 당장 개선이 시급한 부문이 뭔가, 시야를 좀 더 좁혀서 볼 필요가 있다는 거죠.

문) 그럼 이번에 나온 ‘아프리카 재건 전략’은 그런 문제 의식을 어떻게 반영하고 있습니까?

답) 실천목표를 상당히 구체적으로 잡고 있습니다. 개발 영역을 분명히 구분해서 말이죠.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요. ‘경쟁력 강화와 일자리 창출’, ‘취약성 극복과 복원력 개선’, 그리고 ‘정부와 공공 부문 역량 증진’, 이렇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문) 언뜻 듣기엔 그 3가지 전제도 좀 막연한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드는군요. 이전 계획들과 다르긴 다른 건가요?

답) 3가지 실천목표 아래 있는 세부계획을 보면 좀 더 실용성을 내세우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매년 80억 달러가 여기에 투입되는데요. 우선 사회기반시설 확충과 투자 촉진을 위해 매년 48억 달러를 배분한다고 돼 있습니다.

문) 역시 취업 문제 해결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것 같네요.

답) 그건 뭐 어느 사회나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심각한 청년실업 문제가 폭력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최근 중동과 아프리카 일부 국가의 시위 사태를 보면 더욱 분명해집니다. 세계은행도 바로 이 점을 눈여겨 보고 있습니다. 그 대안으로 중국의 성장모델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중국이 대외개방과 일자리 창출로 경제성장을 이룬 것을 본받아 청년과 여성교육에 투자해야 한다, 이런 해법을 내놓고 있습니다.

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적 여건을 조성하겠다, 그런 접근법인 것 같은데요. 다른 세부계획들도 소개해 주시죠.

답) 세계은행이 르완다에서 거둔 성공사례와 관련이 있는 계획인데요. 각 지방으로 흩어져 있는 행정, 개발 동력을 중앙으로 집중시키겠다, 이런 목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여기엔 특히 정보에 대한 접근도가 중요한데요. 이를 위해 정보 전달 수단을 확충해 각 지방을 촘촘히 엮겠다는 겁니다. 그래야 지방 주민들도 중앙의 민주화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으니까요.

문) 사회적 투명성을 높여서 시민의 목소리를 최대한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보면 되겠네요.

답) 바로 그렇습니다. 앞서 언급한 ‘정부와 공공 부문 역량 증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꼭 필요한 절차이기도 하구요. 여러 가지 개혁 조치도 결국 해당 정부들의 몫이 아니겠습니까? 아무리 거창한 계획을 세워봐야 각국 정부가 재원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한다면 아프리카 재건은 또다시 실패할 수 있으니까요. 따라서 아프리카 국가들의 느슨한 관리체제를 바짝 죄겠다, 세계은행은 그런 목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문) 자, 상당히 구체적인 아프리카 개발 계획이 수립된 건 분명한데 남는 건 실천 아니겠습니까? 이번엔 실효를 좀 거둘 수 있을까요?

답) 물론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남았습니다. 취약 부문을 정확히 파악하고 맞춤해법까지 제시를 했습니다만, 세계은행이 제공하는 재원과 전문성을 아프리카 국가들이 제대로 적용할 수 있는지는 여전히 미지수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세계은행의 의지도 이번엔 확고합니다. 해당 국가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계획 하나하나를 꼼꼼히 실천하겠다, 이런 입장이니까 이번엔 조심스럽게 기대해 볼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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