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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관리. 유누스 총재, “북한 극빈층 자립 도와야”


오늘 (8일) 은 유엔이 정한 세계 여성의 날입니다. 전세계적으로 각 분야에서 여성이 이룬 업적을 기리고,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에서 여성의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제정됐는데요, 미국 국무부의 고위 관리는 어제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 여성들의 빈곤 상황에 대해 우려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 국무부의 멜라니 버비어 국제여성 담당 대사는 7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빈곤에 허덕이는 북한의 많은 여성과 어린이들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버비어 대사는 몇 달 전 한국에서 탈북자 단체 대표들을 만났다며, 이들의 북한 내 가족들, 특히 북한 여성들이 겪는 열악한 삶에 대해 얘기를 듣고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습니다.

버비어 대사는 이런 북한 여성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국제사회는 모든 노력을 다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여성들은 보다 나은 삶을 영위할 자격이 있으며, 이들을 돕기 위해 무담보 소액대출 등 여러 방법들이 마련되고 제시돼야 한다는 겁니다.

버비어 대사는 이날 워싱턴의 내셔널 프레스 클럽에서 열린 민간단체 ‘마이크로크레디트 서밋 캠페인’의 새 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해 무담보 소액대출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전세계 많은 빈곤층 여성들이 마이크로크레디트, 즉 무담보 소액대출의 지원으로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겁니다.

마이크로크레디트는 신용이 없는 가난한 서민들에게 담보 없이 소액의 돈을 빌려주는 대출 제도로, 지난 2006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방글라데시의 무함마드 유누스 그라민 은행 총재가 1970년대에 시작했습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이 대출을 받은 극빈자의 절반 이상이 절대 빈곤에서 벗어나는 등 큰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화상 중계를 통해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유누스 총재는 북한의 마이크로크레디트 지원 요청이 있었는지를 묻는 ‘미국의 소리’ 방송의 질문에 단 한번도 없었다며 아쉬워했습니다.

한국은 민간단체들의 요청이 빗발쳐 많은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고 방글라데시 견학도 자주 이뤄지고 있지만 북한은 전혀 관심을 보이고 있지 않다는 겁니다.

대북 소식통들은 북한에서 화폐개혁 이후 많은 여성 상인들이 장사할 자금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고리대금업이 크게 성행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자신도 고리대금업자들의 횡포에 시달리는 빈민들을 돕기 위해 무담보 소액대출을 시작했다는 유누스 총재는, 북한에도 이 프로그램이 분명히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과 몽골, 베트남 등에서도 이 프로그램이 매우 효과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북한에서도 뿌리를 잘 내릴 수 있다는 겁니다.

유누스 총재는 지난 2006년 서울평화상을 받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이 가난한 것은 주민들 때문이 아니라 정부의 제도와 정책이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비판했었습니다.

한편 미국의 민간단체 ‘마이크로크레디트 서밋 캠페인’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 2009년 전세계 1억 2천 8백만 극빈층 가구가 무담보 소액대출을 받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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