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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이명박 대통령 제안은 그랜드 바겐으로 가는 통로”


유럽을 순방 중인 이명박 대통령 내외
유럽을 순방 중인 이명박 대통령 내외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이번 제안이 과거의 ‘그랜드 바게닝’ 제안을 구체화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시각을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이번 제안은 미국과 한국이 그동안 해온 대북 비핵화 제안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워싱턴의 민간 연구소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거 연구원의 말입니다.

미국과 한국은 그동안 북한이 비핵화에 나설 경우 북한에 정치적, 경제적 보상을 해줄 수 있다는 제안을 해왔는데, 이명박 대통령의 이번 제안도 그와 비슷하다는 겁니다.

우드로 윌슨 센터의 류길재 연구원도 이명박 대통령의 제안은 2년 전 내놓은 그랜드 바겐 제안을 좀더 구체화 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그동안 비핵화를 하라고 좀 모호하게 했다면, 이번은 한국 정부가 갖고 있는 북한 핵 문제 해결의 진일보한 구체적인 상을 보여줬다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009년 미국 뉴욕에서 북한이 핵 프로그램의 핵심 부분을 폐기하면 북한에 안전보장과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그랜드 바겐’ 구상을 밝힌 바 있습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이번 제안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청와대가 북한 핵 문제의 단계적이고 구체적인 비핵화 일정과 조건을 제시한 점입니다.

한국의 `연합뉴스’에 따르면 청와대 관계자는 “6자회담이 열리면 북한이 언제까지 우라늄 농축을 포함한 전체 핵 프로그램을 폐기할 용의가 있다고 하고, 이에 대해 나머지 5개국은 안보와 경제 관점에서 북한과 어떤 협력 사업을 함께 진행시키겠다는 계획을 수립하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어 6자회담에서 이런 언급이 나올 경우 “핵안보 정상회의에서는 북한 핵 폐기에 대한 국제사회의 확고한 약속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이는 주목할만한 대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미국과 한국은 남북대화와 미-북 접촉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확인되면 6자회담을 여는 3단계 방안을 추진해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국이 북한에 6자회담에서 핵 폐기 일정을 밝히라는 구체화된 조건을 제시했다는 겁니다. 우드로 윌슨 센터 류길재 연구원의 말입니다.

“ 핵 폐기 시점까지 밝혀 달라고 얘기한 것을 보면, 만일 북한이 그러거나 또 핵 폐기 프로그램이나 방식을 언급한다면 국제사회가 예상하지 못한 대규모 원조를 하겠다고 누차 얘기해 왔으니까, 그런 것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피력하지 않겠냐고 보여집니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이번 제안이 앞으로 전개될 6자회담 재개를 위한 3단계 방안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의 대남 공세를 제압하기 위해 이번 제안을 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그동안 공식, 비공식 채널을 통해 자신들은 비핵화 의지가 있지만 `한국 때문에 6자회담이 열리지 못한다’는 주장을 펴왔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의 이런 공세를 차단하기 위해 보다 원칙적이고 단호한 입장을 밝힌 것 같다고 클링너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명박 대통령의 이번 제안을 수용할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동안 비핵화와 관련해 북한이 취해 온 소극적인 자세를 감안할 때 핵 폐기 일정을 밝히라는 요구를 수용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그러나 조지 워싱턴대학의 그레그 브레진스키 교수는 북한이 이명박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브레진스키 교수는 지난 해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 이후 한국과 미국이 강력한 대북 제재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김정일 위원장이 경제를 살리려면 6자회담에 복귀해 한국의 경제 지원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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