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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북한문제 협의...중 "6자 열려야"


21일 서울에서 미-한-일 고위급 협의를 마친 뒤 브리핑 중인 글린 데이비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21일 서울에서 미-한-일 고위급 협의를 마친 뒤 브리핑 중인 글린 데이비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미국의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오늘 (22일)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 특별대표와 만나 북한 핵 문제 등을 논의했습니다. 베이징의 온기홍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회동이 끝났지요?

답) 네. 글린 데이비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한국 방문에 이어 오늘 낮 베이징에 도착해 우다웨이 중국 외무부 한반도 사무 특별대표와 만났습니다. 양쪽은 아직 구체적인 회담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패 이후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기 위한 방안과 6자회담 재개 가능성 등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글린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북한의 새로운 도발 가능성을 경고하는 한편, 대화는 여전히 열려 있음을 강조하면서 협상의 가능성을 모색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쪽은 북한 외무성이 평화적인 위성 개발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동안 핵실험을 실시할 계획이 없다는 뜻을 밝힌 것과 관련해 북한이 3차 핵실험을 당분간 유예할 것으로 보고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중재하며 상황 관리에 주력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 중국은 오늘 회담을 계기로 6자회담 재개를 거듭 주장할 것 같은데요.

답) 네. 중국 외교부의 홍레이 대변인은 오늘 정례브리핑에서 글린 데이비스 특별대표의 중국 방문에 대해 어떤 기대를 하느냐는 물음에, 각측이 소통을 강화하고 정세를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홍 대변인은 이어 중국은 미국과 북한 간 2.29 합의가 유지되고 실현돼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각측이 공동으로 노력해 이른 시기에 6자회담을 재개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문) 화제를 바꿔보죠. 중국 어선과 선원들을 13일 동안 억류됐던 북한 내 세력의 정체가 그 동안 밝혀지지 않았었는데요, 북한 군인들로 드러났다고요.

답) 지난 8일 새벽 서해 상에서 조업 중이던 중국 어선 3척과 선원 28 명을 나포해 억류했던 세력은 북한 군인들이었다고 중국 측 선장이 주장했습니다. 북한 측에 억류됐다가 13일만인 어제 풀려난 중국 어선 (랴오단위 23536호)의 선장 한강 씨가 이 같이 증언했다고 오늘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가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선장은 어선을 나포했던 북한 군인들의 소속 부대 등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문) 그런데 북한 측이 중국 어민들의 물건을 빼앗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요.

답) 중국 선장 한강 씨는 북한 군인들이 중국 선원들의 지갑을 포함해 소지품과 그물 등 각종 어구 뿐아니라 가루비누와 옷가지 같은 생활용품까지 모조리 빼앗아 갔다고 증언했습니다. 앞서 지난 8일 나포 당시 무장한 북한 군인들은 쾌속정을 타고 접근해 중국 어선에 올라 선원들을 곧바로 제압한 뒤, 어민들로부터 이동전화기를 빼앗고 선박에 부착된 통신 설비를 쓰지 못하게 한 채 북한 해역으로 끌고 갔다고 중국 선장은 주장했습니다. 이어 북한 군인들은 중국 어선 3척을 한 섬의 부두에 대 놓고 어민들은 선실에 가뒀다는 것입니다.

문) 중국 어선과 선원들이 억류돼 있던 장소도 알려지지 않았었는데요, 중국 선원들이 밝힌 게 있나요?

답) 중국 선장 한강 씨는 자신들이 풀려날 때 어선에 부착된 위성항법장치에 나온 좌표가 북위 38도39분, 동경 125도02분인 것으로 기억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좌표가 맞을 경우 중국 어민들은 북한 황해남도 과일군 근처에 억류돼 있던 것으로 보입니다.

문) 북한 측은 외교 경로를 거치지 않고 사적으로 중국 선주에게 전화해 거액의 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었는데, 이에 대해서도 밝혀진 게 있나요?

답) 중국 선장인 한강 씨는 북한 군인들이 중국 어선을 나포한 다음 날 자신을 폭행해 불법 조업을 했다는 문서에 서명하도록 했고, 그 뒤 이틀에 한 번 꼴로 중국에 있는 선주에게 위성전화를 걸게 해 송금을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전화 도중 북한 군인들은 중국 선장이 미리 시킨 말 외에 다른 말을 조금이라도 할 기색이 보이면 곧바로 폭행을 했다고 한강 씨는 주장했습니다. 앞서 중국 언론들은 북한 나포세력들이 중국 선주에게 270만 위안을 송금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한바 있습니다.

문) 중국 어선 나포 사건이 북-중 관계에 영향을 끼칠 지 주목되는데요, 중국 정부는 어떤 입장인가요?

답) 중국 정부와 관영매체들은 이번 사태가 북-중 우호관계를 바탕으로 원만히 해결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중국에서 반북 여론이 커지고 사태가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외교부 홍레이 대변인은 오늘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어선 나포 사건이 북-중 관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느냐는 물음에, 외교부는 이번 사건을 고도로 중시하고 평양, 베이징에서 북한과 밀접한 소통을 해 왔다며 중국 어업 주관 부문이 현재 자세한 내용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환구시보’도 오늘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해 중국과 북한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공식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있는 것은 양국 사이의 소통이 원활함을 보여준다며 이번 사건은 상층부가 지시한 게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중국주재 북한대사관의 관계자도 오늘 `환구시보’와의 인터뷰에서 북-중 사이에 이런 일이 생겨서는 안 된다며 양국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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