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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제임스 켈리 전 차관보] “미국, 한국이 전작권 연기 제안시 긍정 검토할 것”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한국이 전시작전통제권 이양 시기 연기를 요청할 경우 미국은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제임스 켈리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말했습니다. 켈리 전 차관보는 또 북한의 맹방인 중국 정부는 시간을 끌며 천안함 사건을 희석하려 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조지 부시 대통령 시절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로 재직하면서 2002년 특사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해 북한의 우라늄 농축 의혹을 제기했던 제임스 켈리 씨를 최원기 기자가 인터뷰 했습니다.

문)제임스 켈리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천안함 문제가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지역의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는데요, 지난 3월26일 천안함이 침몰했다는 소식을 듣고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답)사건 초반에는 기뢰다, 내부 폭발이다, 여러 얘기가 많았는데요. 시간이 지나면서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을 받았다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생각합니다.

문)북한이 왜 천안함을 공격했다고 생각하십니까?

답)두 가지 가능성이 있는데요. 하나는 지난 해 11월 한국 해군에 당한 데 대한 보복을 하려고 했을 수 있습니다. 또 권력세습 등을 준비하고 있는 북한이 체제 결속을 노리고 도발했을 수도 있습니다.

문)지난 2002년 서해교전 사례 등을 볼 때 북한 군부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재가 없이 천안함을 공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요. 김정일 위원장이 이번 공격을 결정했다고 생각하십니까?

답)북한 체제가 워낙 불투명한 만큼 군부가 제멋대로 공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김정일 위원장의 책임을 가리기 위한 연막 전술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문)한국의 민군 합동조사단은 지난 달 20일 사고 해역에서 발견한 어뢰 추진체 등을 공개하면서 천안함이 북한의 공격에 의해 침몰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한국이 결정적 물증을 제시했다고 보십니까?

답)한국이 제시한 물증과 조사 결과는 상당히 객관적이고 과학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천안함 침몰의 정황과 관련 물증을 볼 때 이 함정이 북한의 중어뢰 공격을 받은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문)천안함 사건에 대한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의 대처를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답)이명박 대통령이 천안함 사건에 신중하면서도 단호하게 잘 대처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사태에 대한 대응을 차근차근 잘 이끌어 왔습니다.

문)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지자 한국 정부는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 간 교류를 전면 중단했습니다. 한국의 대북 제재가 북한 경제에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보십니까?

답)이제는 북한 주민들도 한국과 중국의 발전상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한국의 이번 제재는 가뜩이나 힘든 북한의 경제 사정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 수뇌부로서는 꽤 부담이 될 것입니다.

문)과거 국무부 차관보로 일하셨던 경험으로 볼 때 현재 오바마 행정부가 천안함 사건을 어떻게 다루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답)제 경험에 비춰보면 국무부와 국방부가 긴밀해 협조하면서 천안함 사건에 대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 두 부서의 실무자는 물론이고 고위급 인사들도 자주 만나서 사고 원인과 앞으로의 대책을 논의했을 것입니다.

문) 오바마 행정부가 과거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 경우처럼 북한에 대해 추가적인 금융 제재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답)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특히 재무부는 북한의 돈줄을 조이기 위해 모종의 금융제재를 검토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문)오바마 대통령과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이 이달 말 캐나다에서 정상회담을 열 예정인데요, 만일 이명박 대통령이 전시작전권 이양 시기 연기를 요청할 경우 오바마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답)제가 보기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그 같은 요청을 할 경우 오바마 대통령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한국은 지금 천안함 사건이라는 준 위기 상황에 있는데 동맹국인 미국이 한국의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전시작전권을 한국에 돌려 주는 것이 원칙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중국 정부가 천안함 사건을 어떤 시각에서 보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답)중국의 입장이 어렵게 됐습니다. 중국은 기본적으로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바라는데, 천안함 사건이 터졌으니까요. 제 생각에 중국은 시간을 끌면서 이 문제를 희석시키려 할 공산이 있습니다.

문)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신뢰할까요?

답)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정일 위원장은 지난 번에 베이징에서 후진타오 주석을 만났을 때 ‘천안함 사건은 북한과 무관하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김정일 위원장은 후진타오 주석에게 거짓말을 한 셈이죠.

문)중국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 어떤 정책적 선택이 있다고 보시는지요, 또 어떤 선택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답)중국은 북한에 대해 식량, 석유, 현금이라는 3가지 핵심 지렛대가 있습니다. 아마도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조용히 북한에 신호를 보낼 가능성은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이 북한 정권의 불안정으로 이어질 조치는 취하지 않을 겁니다.

문)천안함 사건 이후 북 핵 6자회담 전망을 하신다면 어떻습니까?

답)천안함 사건이 일단락 되기 전에 6자회담이 열리기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유엔 안보리가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대북 결의나 의장성명을 채택한 뒤에야 6자회담 문제가 거론될 것입니다.

문)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금쯤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이른바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데요. 김 위원장에게 해줄 충고가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답)네, 저는 김정일 위원장이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이 말 한대로 하는 것이 최선의 수습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담화에서 북한 당국이 천안함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했는데, 김 위원장이 사태를 수습하려면 그 방법 밖에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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