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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금연의 날] 북한 흡연 실태


오늘(31일) 은 세계보건기구 WHO가 지정한 ‘세계 금연의 날’입니다. 담배는 각종 암과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고 목숨까지 앗아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북한의 흡연 실태와 유엔이 제안하는 금연 대책 등에 대해 조은정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문) 조은정 기자. 오늘이 ‘세계 금연의 날’인데요. 북한의 흡연률이 어느 정도나 됩니까?

답) 네, 북한의 홍순광 국가위생검열원 부원장은 지난 해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 북한 내 흡연률이 54.7%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앞서 북한 보건성이 세계보건기구 WHO에 보고한 2006년 자료에 따르면 북한 성인 남성 중 흡연자의 비율은 54.8% 였습니다. 그러니까 대체로 55% 수준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문) 성인 남성 흡연률이 몇 년간 55%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군요, 세계 평균과 비교하면 어떤가요?

답) WHO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성인 남성 흡연률은 48% 입니다. 그러니까 북한 수치가 세계 평균보다 많이 높은 겁니다. 선진국들의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의 경우 회원국들의 성인 남성 흡연률 평균은 28%로 더욱 낮고요. 세계적으로 봤을 때, 수입이 적을수록 담배에 의존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는데요. WHO는 전세계 10억 명의 흡연 인구 중 80% 이상이 소득 수준이 중하위권인 나라에 산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OECD 자료에 따르면 북한 성인 남성의 흡연률은 아시아권에서 57%인 중국과 라오스 다음으로 높습니다.

문) 북한에서도 기호식품인 담배를 끊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군요.

답) 예. 탈북자들은 대다수의 북한 성인 남성들이 흡연을 한다고 전하고 있는데요. 2008년도에 탈북 한 이후에도 북한 주민들과 계속 연락을 취하고 있는 김은호 씨의 말을 들어보시죠.

“담배 가격이 상당히 비싸지만 고급 담배는 사서 피우지 못하더라도 집에서 일반적으로 식량을 저축하는 것처럼, 주민들이 텃밭에 담배를 심어서 1년 피울 담배를 저장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서울의 민간단체인 세계북한인총연맹 총재인 탈북자 출신 안찬일 박사입니다.

“오락과 레저가 없기 때문에 담배 피는 것을 가장 즐거운 일로 생각하고 있는 게 북한 사람들이고… 신문지 오려서 말아 피우는 마라초라고 하는데 마라초를 피우고 심지어 담배가 없는 사람은 가랑잎을 부스러뜨려서 말아 피우는 한이 있어도 흡연률이 북한에서는 떨어지기가 어렵습니다.”

문) 북한 당국도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금연을 적극 장려하고 있지 않습니까?

답) 예. 북한은 2005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에서 ‘담배통제법’을 채택했는데요. 역 대기실과 같은 공중 집합장소, 병원, 진료소, 열차, 버스와 같은 운송수단이 금연 구역으로 지정됐습니다. 또 담배 곽에 건강위험 경고문도 명시돼 있고요. 하지만 일반 주민들이 금연법을 잘 지키지 않는 상황입니다. 탈북자 김은호 씨의 말을 들어보시죠.

“피우다 들키면 범칙금이 적용이 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적용은 잘 안 되고 있습니다. 그 것을 준수하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안찬일 박사도 금연령은 이념적, 사상적 명령에 비해 처벌이 약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 이렇게 흡연률이 높을 경우 무엇보다 북한 주민들의 건강이 우려되지 않습니까?

답) 예.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직간접적인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는 매년 6백만 명에 달합니다. 성인 사망 10건 중 1건은 담배 때문이라는 겁니다. 또 성인 흡연자는 담배 때문에 약 13년을 덜 살게 된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문) 담배가 구체적으로 어떤 질병을 일으키나요?

답) 담배 연기가 인체로 유입되는 통로인 입, 코, 목, 기관지, 폐에 직접적인 충격이 가는데요. 충치, 구강암, 축농증, 인두염, 식도염, 후두염, 기관지염, 폐암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로 많은 질병을 일으킵니다. 게다가 담배에 포함된 독성물질 때문에 신체 각 기관에 암을 일으킵니다. 담배의 독성물질은 자동차 배기가스와 살충제 성분과 같습니다.

문) WHO는 각국 정부에 흡연률을 낮추기 위해 어떤 권고를 하고 있나요?

답) 예. 흡연률을 파악하고, 금연을 도와주며, 흡연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담배 광고와 홍보를 금지하며, 담배에 대한 세금을 올리라는 권고를 하고 있습니다.

문) 담배를 끊으려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실천방안이 무엇이 있을까요?

답) 배가 고프면 담배를 피우고 싶을 수 있으니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고 양치질을 자주 하고요. 고기는 삼가고 과일을 많이 먹고요. 가벼운 산책을 하는 것도 좋다고 전문가들은 제안하고 있습니다. 또 담배 살 돈을 저축하는 것도 금연을 위한 동기유발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무엇보다 개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겠죠.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북한의 흡연 실태에 대해 조은정 기자와 함께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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