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은 6일 현충일을 맞아 북한에 대결의 길에서 평화와 번영의 길로 나올 것을 촉구했습니다.
“북은 대결과 갈등의 길에서 벗어나 평화와 번영의 길로 나와야 합니다, 우리는 이를 위해 인내심을 갖고 진지하고 일관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이 대통령은 서울 국립현충원에서 가진 현충일 추념식 연설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언젠가 다가올 한반도 통일에 대비해 국민 모두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또 지난해 북한의 도발은 안보역량을 강화하고 안보의지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며 피로 지킨 조국을 한 치의 양보 없이 지키는 것이 보훈의 큰 뜻이라고 역설했습니다.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일단 북한의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응 의지를 거듭 확인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러면서도 천안함 연평도 사태와 비핵화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빠져 있는 점 또한 주목됩니다.
특히 현충일이 한국 전쟁 때 희생된 순국선열들을 기리는 날이라는 점에서 천안함 연평도 도발에 대한 사과 요구는 이번 연설에 당연히 포함될 것으로 예상됐었습니다.
이에 대해 정부 안팎에선 최근 한국의 일부 예비군 사격장에서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등 북한 지도자들의 사진을 사격 표적지로 사용한 데 대해 북측이 연일 대남 비난과 위협을 쏟아내는 등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는 데 따른 관리 차원의 대응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입니다.
“대남 강경 발언의 연속 속에서 좀 더 차분하게 남북관계를관리하겠다 그런 차원에서 북한을 자극하는 발언을 하지 않고 전향적이고 추상적인 발언을 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이날도 사격 표적지 문제에 대해 관영매체들을 총동원해 한국 정부를 비난하고 위협했습니다.
노동신문은 “특대형 범죄를 저지른 김관진 국방장관 등을 즉시 처형해야 한다”며 이번 범죄행위에는 시효가 없으며 한국 정부가 책임질 때까지 군사적 보복을 단계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조선중앙통신도 노동신문에 실린 관련 논평과 글들을 올리며 대남 비방에 가세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조선중앙방송 또한 아나운서가 정치 경제 소식을 전하기 앞서 일터와 초소마다 이명박 역적패당을 쳐부술 불타는 열의를 안고 있다는 등의 구호를 외쳤습니다.
한국 정부는 표적지 문제는 극히 일부 훈련장에서 벌어진 일로 이미 문제의 표적지들을 모두 교체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정부 내에선 북한이 천안함 연평도 도발과는 차원이 다른 표적지 문제를 연계시켜 자신들의 잘못을 희석시키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 전문가들은 사격 표적지 문제가 일인 독재라는 체제의 특성상 북한으로선 대충 넘길 수 없는 문제로 보고 있습니다.
김용현 교수는 내부결속 차원에서라도 북한이 이 문제를 길게 끌고 가면서 저강도 무력시위를 벌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이 대통령의 이번 연설은 현 상황을 안정적으로 끌고 가려는 침착한 분위기가 엿보인다”며 “북한이 미북 관계 등을 고려해 군사적 행동으로 나오기 보다는 외곽단체 등을 통한 대남 비방과 사과 요구 등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