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북한자유주간 서울대회, “탈북자 주도로 개최돼 의미”


북한의 인권 개선과 민주화를 촉구하며 지난 달 25일 시작된 북한자유주간 행사가 지난 1일 막을 내렸습니다. 서울에서 처음으로 열린 북한자유주간 행사의 주요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를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의 자유와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북한자유주간 행사가 지난 1일 대북 전단 보내기 행사를 끝으로 7일 간의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전세계 북한 인권단체 연합체인 ‘북한자유연합’이 지난 2004년부터 미국에서 개최해온 북한자유주간은 올해 처음 서울에서 열렸으며,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서의 인권 유린 실태와 납북자 문제, 탈북자 강제북송 문제 등을 고발하는 각종 토론회와 집회가 열렸습니다.

이번 행사에는 북한민주화운동본부와 일본의 노 펜스 등 한국과 해외 30여개 대북 인권단체와 비팃 문타폰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 한국 외교통상부 제성호 북한인권대사 등이 참석했습니다. 또 국가인권위원회 헌병철 위원장과 한나라당 황우여 의원, 자유선진당 이회장 총재 등 유엔과 한국 내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습니다.

행사를 주최한 북한자유연합 수잔 숄티 의장은 지난 달 29일 ‘미국의 소리’ 방송 기자와 만나, “한국 내 탈북자들과 민간단체들이 주도적으로 북한자유주간 행사를 이끌었다는 게 가장 큰 성과”라며 “기대 이상의 큰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습니다.

EJK Act 01 0503 숄티 의장은 또 “북한자유주간은 북한 주민들을 위한 주간으로 서울에서 북한의 자유와 인권을 위한 국제행사가 열렸다는 것만으로도 북한 주민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탈북자 출신인 자유북한방송의 김성민 대표는 “그동안 증언자로만 참석했던 탈북자들이 주도해 북한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국제사회에 알렸다는 데 큰 의미가 크다”며 한국 내 탈북자 단체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EJK Act 02 0503 “그동안 탈북자 개개인이 혹은 단체가 미국에 가서 증언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던 데서 벗어나 주역이 돼 행사를 주최했다는 것이 큰 성과입니다. 여기에 남한 내 북한인권단체들과 협력해 일주일 내내 빼곡할 정도로 일정을 만들고 남한 국민과 국제사회에 북한인권의 중요성, 자유의 필요성을 알렸다는 점에서 큰 성과가 있다고 봅니다.”

일본 정부 고위 인사들이 참석해 납북 문제 등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공조 방안을 모색한 점도 주목할 만한 성과입니다.

일본인 납치 문제를 담담하는 나카이 히로시 국가공안위원장은 지난 달 25일부터 27일까지 한국에 머물며 납북 문제 해결에 대한 일본 정부의 의지를 거듭 천명하고 미국과 한국 정부의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북한자유주간 행사를 공동주최한 국제외교안보포럼의 김현욱 이사장은 “나카이 위원장이 내년 북한자유주간 행사를 일본에서 열고 싶다고 요청할 정도로 북한 인권 문제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며 “이를 계기로 북한인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미국과 한국, 일본 정부의 국제적 연대가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현재 한국 국회에 계류 중인 북한인권법안의 중요성을 부각시켜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한 점도 주요 성과로 꼽힙니다.

수잔 숄티 의장을 비롯한 주최 측은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박진 위원장과의 면담을 비롯해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민주당 등을 잇달아 방문해 북한인권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했습니다. 또 청와대 당국자와도 만나 한국 당국 차원의 적극적인 노력을 호소했다고 주최 측은 밝혔습니다.

솔티 의장은 “2004년에 열린 북한자유주간 행사가 미국의 북한인권법 채택에 기여했듯 이번 행사를 통해 한국의 북한인권법안이 하루빨리 통과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 내에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기구를 두고 북한인권 실태를 조사하도록 하는 내용의 북한인권법안은 지난 2월 야당인 민주당의 불참 속에 외교통상통일위원회를 통과했으나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여야 간 이견으로 상정 조차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한국 정부의 한 당국자는 북한자유주간 행사 개최 배경과 관련해 “올해 처음으로 서울에서 열린 데는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남북 교류협력에 방점을 둔 지난 정부와 달리 현 정부는 북한인권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 소식통은 “미국의 비영리단체가 주관하는 행사인 만큼 한국 정부가 전면에 나서기 보단 일부 행사를 후원하는 형식으로 지원했다”며 “이 역시 북한인권 문제에 적극 나서겠다는 한국 정부의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일부에선 북한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한국 사회에 알리는 계기는 마련됐지만, 여전히 북한인권단체를 중심으로 한 반쪽 행사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한국 국책연구소인 통일연구원의 이규창 박사는 “진보단체를 비롯한 한국 내 일반 국민들의 동참을 끌어내지 못하고 일부 인권단체들의 행사에 국한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말했습니다.

숄티 의장은 “최근 한국 내 여러 정치적 상황이 한국 국민들로 하여금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을 떨어뜨린 점은 아쉽다”고 말했습니다.

김성민 대표는 “첫술에 배부를 수 없는 만큼 앞으로 북한자유주간 서울대회를 통해 한국 국민의 참여를 확대하고, 나아가 북한인권 운동의 저변을 넓혀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