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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 생일 김정은 후계구도 부각 안해


무르시 대통령을 지지하는 무슬림 형제단 시위대가 무르시 대통령을 축출한 이집트 군부에 항의하고 있다. 시위대는 진압 군인의 총격에 부상당한 동료의 피로 손바닥 자국을 찍었다.
무르시 대통령을 지지하는 무슬림 형제단 시위대가 무르시 대통령을 축출한 이집트 군부에 항의하고 있다. 시위대는 진압 군인의 총격에 부상당한 동료의 피로 손바닥 자국을 찍었다.

북한은 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69번째 생일을 맞아 예년과 다름없이 다양한 축하행사를 가졌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후계 구도를 부각시키는 모습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권력세습 과정에서 빚어질 수 있는 권력누수현상을 차단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 최대의 명절로 꼽히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을 맞아 평양 등지에선 김 위원장을 찬양하는 행사들이 잇따라 열렸습니다.

평양에선 수중발레 공연과 피겨스케이팅 축전, 김정일화 전시회, 그리고 김 위원장의 업적을 선전하는 사진전시회 등이 개최됐습니다. 다른 지방의 시. 군에서도 당원과 근로자들이 동원된 경축 보고대회가 일제히 열렸습니다.

조선중앙TV나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김 위원장의 건강을 기원하며 강성대국 승리를 다짐하는 찬양 프로그램들을 종일 내보냈습니다.

한국 정부는 올 생일행사 규모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었고 내용도 별 다를 게 없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이종주 통일부 부대변인입니다.

“어제 있었던 중앙보고대회의 보고 내용이나 오늘 아침 노동신문의 사설 역시 새로운 내용보다는 이 기간 중에 반복해왔던 김정일 위원장의 업적에 대한 찬양과 충성 강조, 2012년 강성대국 건설 노력 촉구,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비난 등 반복돼 왔던 보도 내용이 망라되어 있습니다.”

김정은으로의 후계 구도를 부각시키는 내용은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다만 조선중앙TV가 이날 방영한 김 위원장의 군부대 시찰 기록영화에 김정은이 지난 해 1월 김 위원장의 군부대 현지 지도에 동행한 장면들이 일부 포함됐습니다. 이는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화된 지난 해 9월 노동당 대표자회 이전에 이미 후계수업을 받았음을 시사하는 것입니다.

한국 전문가들은 이번 생일에 김정은이 크게 부각되지 않고 있는 것은 김 위원장의 권력누수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김정은은 이번 행사들을 뒤에서 총괄하면서 전면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는 관측입니다.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남북협력연구센터장 최진욱 박사입니다.

“김정은 후계구도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김정일 체제를 권력누수 현상이 안 일어나도록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생일 전날인 15일 평양체육관에서 열린 김 위원장 생일 기념 중앙보고대회에서도 김정은은 김 위원장과 함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한편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6일 김 위원장의 공훈국가합창단 공연 관람 소식을 전하면서 김 위원장의 수행자로 김정은을 리영호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앞에 보도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김정은이 리 부위원장보다 먼저 소개된 것은 처음입니다.

이에 대해 국책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박병광 박사는 생일과 직접 연관된 행사에는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지만 김정은으로의 세습은 이와는 무관하게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징후라고 분석했습니다.

“김정은 이름이 김정일 바로 뒤에 이어서 나왔다는 것은 내부적으로 권력서열 관계가 급격히 재조정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거죠. 또 한편으로 보면 김정은 후계체제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고착화되고 있다는 근거가 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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