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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한국 대북정책 유연성 비난 공세


비무장 지대 북쪽에서 남쪽을 주시하는 북한 경비병들 (자료사진)
비무장 지대 북쪽에서 남쪽을 주시하는 북한 경비병들 (자료사진)

북한이 류우익 통일부 장관 취임 이후 한국 정부가 추진해 온 이른바 ‘유연한 대북정책’을 알맹이 없는 여론 속이기용 정책이라며 연일 비난하고 있습니다. 퇴임 1년 여를 남겨 놓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 정부를 압박해 보다 많은 양보를 얻어내려는 의도라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대남정책 총괄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은 지난 4일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과의 문답에서 한국 정부가 대북정책 유연성을 운운하지만 `여론을 속여 통치 위기를 모면하려는 말장난’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그 전날인 3일에도 북한의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남조선 보수당국이 대북정책의 유연성을 광고하면서 실제론 대결정책을 변함없이 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지난 달 26일에도 서기국 보도를 통해 한국 군의 서해상 훈련을 비난하면서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이 여론 기만용임을 분명히 보여준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 취임 이후 대남 비난을 자제하면서 한국측의 태도 변화를 기다리던 북한이 또 다시 한국 정부를 압박하고 나선 것입니다.

고려대 임재천 교수는 북한이 이명박 정부가 집권 말기인 점을 최대한 활용해 한국 정부를 궁지로 몰아넣으려는 의도로 분석했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대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정권 초기 처럼 강경한 입장을 지속적으로 펴기가 쉽지 않은 국면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북한이 생각하기엔 자기들에게 유리한 입장에서 남한에 대한 공세를 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북한의 이 같은 비난 공세가 이명박 정부와 당장 대화를 끊겠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관측입니다. 내년도 강성대국의 해를 앞두고 한국 정부로부터 경제 지원이나 금강산 관광과 같은 남북경협 재개 등 보다 많은 양보를 얻어내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입니다.

북한이 외견상 강경한 듯 하지만 실제론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런 사정 때문이라는 지적입니다.

북측은 북한 내륙에 진출한 한국의 대북 경협업체들에 대해 한편으론 계약을 파기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면서도 여전히 공장 설비에 필요한 부품을 보내줄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또 금강산 관광지구에서 사업을 벌인 한국 업체들이 현지 시설을 점검토록 방북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지난 달 현대아산과 KB물산 그리고 아천글로벌 관계자들이 잇따라 시설 점검 차 금강산 지역을 방문한 데 이어 5일엔 골프장 운영업체 관계자들이 금강산 내 시설을 찾았습니다.

최보선 통일부 대변인입니다.

“금강산 골프장 사업자인 에머슨 퍼시픽 관계자 4 명이 골프장 시설 점검 차 방북할 예정입니다.”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의 전현준 박사는 이 때문에 이명박 정부가 양보하는 태도를 보일 경우 북한이 남북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대남 비난을 하는 게 꼭 남북관계를 완전히 파탄 내고 끝장을 내겠다는 그런 의미도 물론 있지만 그만큼 기대가 컸다는 것이고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크다는 의미거든요, 다시 말해서 기대를 한편으로 계속 갖고 있다는 그런 의미가 되겠습니다.”

전문가들은 결국 북한이 원하는 것은 한국 정부가 5.24 조치를 푸는 것이고 북측은 이를 위해선 양측 최고위층의 결단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상황 변화가 없을 경우 내년 상반기 중엔 강경 일변도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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