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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학, 고도의 자료 공유체계 구축”


북한의 대학에 매우 발달된 자료 공유체계가 구축돼 있다고 북한을 방문했던 컴퓨터 전문가가 말했습니다. 뉴질랜드 출신으로 미국 명문 매사추세츠공대 MIT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인 루크 허치슨 씨는 지난 해 가을 북한에 온라인 열린강좌 (Open Course Ware) 프로그램을 소개했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허치슨 씨를 인터뷰했습니다.

문) 허치슨 씨 안녕하세요? 지난 해 어떤 경위로 북한을 다녀오셨는지요?

답) 한 비영리 단체와 함께 북한에 교육 자료와 훈련을 제공하기 위해 갔었습니다. 당시 온라인 백과사전 격인 위키피디아의 서비스를 이용해 만든 주문식 교과서 여러 권과 열린강좌(Open Course Ware) 프로그램을 소개하기 위해 몇 기가 바이트 분량의 미국 대학 강의자료들을 가져갔습니다. 이 자료들을 평양 과학기술전람회에 선보이고, 나중에 북한 대학들에 기증했습니다.

문) 열린강좌 프로그램이 어떤 것이죠?

답) 몇 년 전에 매사추세츠공과대학에서 시작된 것인데요, 수업현장 녹음, 교수들의 강의 노트나 슬라이드, 숙제 등 모든 자료들을 온라인에 올려 전세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입니다. 그러니까 비싼 수업료를 내지 않고도 일류 대학의 최고 교수진들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죠. MIT에 이어 전세계 많은 대학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문) 북한 측 반응이 어땠습니까?

답) 최태복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이 전시회장에 들렀는데요, 세계적인 생물학자가 예일대학에서 강연하는 열린강좌 동영상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모든 대학과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었으면 한다면서, 북한의 MIT격인 김책 공대 학장과의 면담을 주선해 주었습니다.

문) 열린강좌를 이용하려면 인터넷 접속이 돼야 하는데, 북한은 현재 일반인들의 인터넷 접근을 차단하고 있지 않습니까?

답) 북한에도 인터넷이 있지만 소수만 접속할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사무실에서 한 전자우편을 공동으로 쓰도록 해서 서로 감시할 수 있도록 합니다. 김책공대에도 초고속 인터넷이 있지만 대학 관계자들만 접속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들이 인터넷의 특정 정보를 복사해서 북한 내부의 인트라넷에 올려놓으면, 나머지 사람들이 이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문) 메사추세츠공대의 열린 강좌와 같은 프로그램을 북한에 소개한다는 것 자체가 미국의 기술 수출 통제법 등에 저촉이 되지는 않는지요?

답) 미 국무부에 미리 확인을 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미국의 수출 통제에 단 하나의 예외가 바로 교육자료라는 것입니다. 교육은 열린 자세와 선의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한 나라의 교육수준을 높이면 위협적인 나라라도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문) 북한의 컴퓨터 환경에서 특별히 인상적이었던 것이 있습니까?

답) 북한에서 진행 중인 대규모 도서 전자복사 프로젝트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북한은 모든 도서를 복사해 전자서적으로 만들고 있는데, 전자서적을 읽을 수 있는 고도의 전용 단말기 등이 설치돼 있어, 정보 공유 측면에서 미국의 대학보다도 앞서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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