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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구금시설, 수감자 넘쳐 복도까지 꽉 차’


북한 당국이 탈북자 등을 붙잡아 조사하고 구금하는 시설을 정치범 수용소 외에도 여러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의 구류장 등은 수감자가 넘쳐 복도에 구금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에 정치범 수용소 외에도 국가안전보위부와 노동단련대 집결소 등 최소 480여 곳의 정치구금 시설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서울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정보센터 내 북한인권기록보존소가 최근 북한의 구금시설에 있었던 탈북자들을 심층면접하고 탈북자 1만 3천 여 명의 증언을 토대로 북한 인권사건 기록들을 조사해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2000년 후반, 교화소에 구금됐었다고 밝힌 한 탈북자는 돼지 우리를 개조해 만든 곳에서 생활했으며 30명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방에 100명 넘게 감금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한 보위부 구류장에 구금됐던 탈북자도 2001년 한 해에만 5천 여 명이 잡혀와 보위부의 세 칸짜리 구류장 뿐아니라 복도와 건물 바깥까지 남녀 수감자들을 가둬놓을 정도였다고 증언했습니다. 북한인권기록보존소 김인성 연구원입니다.

“5천 명 이상 넘쳐났다는 것은 90년대 말, 2000년 초부터 중국에서부터 북한으로 강제송환된 사람들이 그만큼 광범위했고 그것에 대해 북한 측에서 적절한 수용 능력을 벗어났다는 것을 방증하는 인터뷰, 증언이라고 생각하고요.”

또한 구금시설에서는 일상적으로 폭행이 자행되는 등 인권 유린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중국에서 강제송환된 탈북자와 여성 수감자가 늘어나자 북한은 함흥 제9호 교화소, 전거리 12호 교화소 등을 신설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교화소는 한국의 교도소와 같은 곳으로 현재 적어도 8곳 이상 존재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북한은 공식적으로 교화소가 사리원 교화소, 형산 교화소 등 3곳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정치구금 시설이 전국적 규모로 조사된 것은 이번에 처음입니다.

북한인권기록보존소는 이런 내용을 담은 책자를 다음 달에 발간하고 북한 정치범 수용소와 구금시설의 실태를 고발하는 세미나도 열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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