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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오바마 대통령 이례적 실명 비난


2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을 듣는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2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을 듣는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북한이 이례적으로 미국의 바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서의 오바마 대통령의 강경한 대북 입장에 반발하는 모양새지만 북한 내부를 결속하려는 제스처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차 한국을 방문 중인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대해 북한이 이례적으로 실명으로까지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문제 등을 거론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인 데 대해 북한은 핵안보정상회의가 개막한 26일부터 원색적인 표현까지 동원해 대미 비난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7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을 통해 미국 최고 당국자가 자신들의 평화적 위성 발사를 국제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도발로 걸고 들었다고 비난했습니다. 미국 최고 당국자라는 표현으로 오바마 대통령을 겨냥한 것입니다.

대변인은 이어 미국이 위성 발사에 대해 이중기준을 적용하는가 안 하는가에 따라 미국 최고 당국자의 발언이 진심인지 위선인지 판별될 것이라며, 대결 관념에서 벗어나 북한에도 위성 발사 권리가 있음을 인정할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오바마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26일과 27일 이틀 연속 직접 비난에 나섰습니다.

우리민족끼리는 27일 논평을 통해 오바마가 미국의 병폐는 뒤로 감추고 북한이 어떻다는 식으로 시치미를 떼고 모른 척하는 걸 보면 어지간히 낯가죽이 두껍다고 해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앞서 26일엔 `오바마는 비무장지대에서 북한을 향해 도발적 폭언들을 마구 쏟아내고 김정일 국방위원장 추모 열기를 중상모독했다’며 추호도 용납될 수 없다고 맹비난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25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를 방문해 “자유와 번영의 견지에서 남과 북만큼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곳은 없다”며 북한의 변화를 촉구하는 발언을 한 데 대한 반발이었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오바마 대통령을 직접 비난하고 나선 데 대해 한국 내 북한 전문가들은 자주권 수호를 명분으로 북한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정권 차원의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입니다.

[녹취: 김용현 동국대 교수] “북한 내부에 지금 인공위성 발사 그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내부결속을 북한이 꾀하고 있는데 오바마 대통령의 거기에 대한 반대 또는 미국의 반대 여론 이런 부분에 대해서 북한의 자주적 권리, 이런 걸 강조하면서 북한 내부적인 주민들 결속 그런 것들을 꾀하는 그런 측면이 있다고 봐야 할 것 같고요.”

또 일부 전문가들은 광명성 3호 발사 계획을 발표하면서 북한이 당분간 미국과의 관계 개선도 접은 데 따른 본격 대미 비난전의 전조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박사입니다.

[녹취: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박사] “광명성 3호를 발사함으로써 북-미 관계 개선의 전망 자체를 접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그런 맥락에서 보게 되면 올 한 해 6자회담을 포함한 북-미 관계, 또는 북한의 전반적인 미국과 한국 일본 이와 같은 나라들과의 관계 개선 전망은 굉장히 어둡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북한의 대미 비난이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 이벤트와 맞물린 일시적 현상으로 이 같은 비난 기조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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