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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큰 아들 김정남 “프랑스 갈 계획 없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맏아들 김정남이 한국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후계 구도에서 밀려난 김정남은 현재 마카오에 머무르면서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자세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큰 아들인 김정남이 최근 한국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한국 중앙선데이 신문의 안성규 외교안보 에디터는 지난 4일 마카오의 한 호텔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김정남을 만났습니다. 안성규 기자입니다.

“6월4일 오전 10시40분쯤인데요. 마카오 신도심 38층짜리 알티라 호텔 10층에서 봤습니다.”

하얀 모자에 뚱뚱한 몸매의 김정남은 남한의 신문기자에게 별다른 거부감이 없는 것 같았다고 안성규 기자는 말했습니다.

“ 아 남쪽에서 오셨군요. 남쪽에서 온 기자는 처음 봅니다. 일본 기자는 많이 봤는데, 이렇게 말했습니다.”

평소 김정남이 프랑스로 거처를 옮길 가능성이 있다는 말을 들은 안성규 기자는 김정남에게 ‘유럽에 갈 계획이 있느냐’고 물어 봤습니다. 다시 안성규 기자입니다.

“유럽에 갈 계획이 있느냐, 이렇게 물어 봤더니, 아주 촉각을 세우면서 어떤 뜻이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유럽에 내가 왜 가요, 이런 식으로 대답을 했습니다”

안성규 기자에 따르면 김정남은 마카오에서 호화호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김정남은 마카오 고급 주택가에 1백 평 이상의 호화 주택에 살면서 호텔과 카지노(도박장) 등을 드나드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날도 김정남은 6백 달러 상당의 이탈리아제 명품 신발과 미국제 셔츠를 입고 있었습니다.

올해 39살인 김정남이 서방 언론에 최초로 공개된 것은 지난 2001년 5월 이었습니다. 당시 김정남은 위조 여권을 갖고 2명의 여자와 아들을 데리고 일본 나리타 공항에 입국하려다 적발돼 추방됐습니다.

그 후 마카오로 거처를 옮긴 김정남은 평양을 드나들며 공항에서 일본 기자들을 만나 몇 마디씩 대화를 주고 받기도 했습니다. 지난 2009년 1월 김정남이 기자와 나눈 대화 내용입니다.

“아버지 뒤를 계승하실 것인가요? 그건 누구도 단언할 수 없습니다. 아버님만이 결정할 겁니다”

그러나 지난 2008년 여름 뇌졸중을 앓은 김정일 위원장은 김정남 대신 자신의 셋째 아들인 김정은을 후계자로 내정했습니다.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 국장을 지낸 데니스 와일더 씨의 말입니다.

“데니스 와일더 씨는 김정일 위원장이 자신의 셋째 아들인 김정은을 후계자로 내정했다고 말했습니다”

그 후 김정일 위원장은 김정은에 권력을 물려주기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북한 내부적으로는 권력 승계를 암시하는 ‘발걸음’이라는 노래를 보급하는 한편 자신의 매부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을 김정은의 후견인으로 삼기 위한 정지 작업에 나섰습니다. 이와 관련 김정일 위원장은 지난 7일 평양에서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장성택을 국방위원회 부위위원장으로 임명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의 제의에 따라 장성택 대의원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선거했습니다.”

탈북자 출신인 안찬일 서강대 교수는 장성택을 비롯한 북한 내부의 정치적 움직임을 볼 때 김정남은 북한의 후계 구도에서 완전히 밀려났다고 말했습니다.

“평양에서 지목된 상태가 아니고 김정남은 지목 단계에서 제외됐고, 김정은으로 지목됐고, 그 작업이 상당히 추진된 상태이기 때문에 김정남이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권력을 세습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북한에서는 전에도 후계자가 정해지면 그의 형제가 평양을 떠나 외국에서 머무른 사례가 있습니다. 지난 1980년대 김일성 주석이 김정일을 후계자로 정하자 그의 이복 동생인 김평일은 헝가리와 불가리아, 폴란드 대사를 맡아가며 20년 이상 외국을 떠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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