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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우상화 전문가 분석


북한 당국이 김정은에 대한 우상화 작업을 서두르는 것은 김정은이 아직 나이가 어린데다 별다른 경험도 없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북한이 후계자 김정은에 대한 우상화 작업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지난 4일 평소 6면이던 노동신문은 이날 10면으로 늘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정은과 함께 자강도 희천발전소 건설장을 현지 지도한 내용을 집중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방송도 김정은의 희천발전소 방문 소식을 전하면서 관련 사진을 1백45장이나 내보냈습니다.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북한 방송원) 신문은 9면에 김정일 동지께서 비약의 폭풍이 세차게 몰아치는 희천발전소 건설장을 현지 지도하는 사진들을 실었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김정은 우상화 작업을 상당히 서두르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미국 조지 워싱턴대학 그레그 브레진스키 교수의 말입니다.

“한반도 전문가인 브레진스키 교수는 과거 김일성은 김정일에게 권력을 천천히 물려줬는데, 김정일은 권력 승계를 상당히 서두르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전문가인 한국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의 조은희 연구교수는 후계자 김정은이 나이가 어린데다 정치적 경력과 업적이 없기 때문에 선전, 선동 등 우상화를 한층 강화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일은 20년에 걸쳐 후계자 수업도 받고 자기 자리를 만들기 위해 업적을 만들었는데 김정은은 그런 것이 없기 때문에 언론에 얼굴을 많이 비추고, 선전선동으로 가는 것 같습니다.”

김정은에 대한 우상화 작업은 지난 2009년 초부터 시작됐습니다. 북한은 이 때부터 김정은의 등장을 암시하는 ‘발걸음’이라는 노래를 대대적으로 보급하는 한편 주민들을 상대로 김정은을 선전하는 강연회를 열었습니다. 북한 중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하다가 지난 해 9월 탈북한 장선영 씨의 말입니다.

“2009년 2월인지 3월인지 교원들만 강연을 열어 김정은 이름을 밝히지 않고 청년대장 김 대장이라고 강연을 했어요.”

이어 북한은 4월에 대동강변에서 ‘축포야회’라는 이름으로 불꽃놀이를 하는가 하면 ‘150일 전투’를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북한의 조선중앙방송 기자로 근무하다 1996년 남한으로 망명한 장해성 씨는 ‘발걸음’ 노래부터 노동신문 사진에 이르기까지 모든 선전, 선동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장해성 씨의 말입니다.

“김정일이 김정은을 내세우라는 것만 분명하면, 노동신문이 선전하고 나서면 그 옆의 중앙방송이니 중앙통신이니 모두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에요.”

북한의 선전 활동에 밝은 부산 동서대학교의 브라이언 마이어스 교수는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이 권력을 물려받는데 대해 체념한 것 같다고 말합니다. 속으로는 권력 세습이 못마땅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마이어스 교수의 말입니다.

“제 생각으로는 못마땅하면서도 받아들일 것이라고 봅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김정은은 어리고, 카리스마가 없는 것도 다 알지만, 그렇다고 해서 적당한 후계자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실제로 탈북자들은 북한 주민들이 김정은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아는 사람들과 자주 전화 통화를 하는 탈북자 김은호 씨의 말입니다.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에 대해 근본 신경을 안 써요. 그 사람이 되던 김정일이 계속하던 개의치 않아요. 정치에 대해 무관심합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주민들이 김정은 우상화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경제적 요인이 크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북한 주민들의 민심을 얻으려면, 우선 먹는 문제부터 해결해야 하는데 북한 당국은 아직까지 식량난 해결 등 경제적 전망을 제시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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