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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인터넷 규제 매우 심각”


워싱턴에서 열린 북한 인터넷 관련 토론회
워싱턴에서 열린 북한 인터넷 관련 토론회

미국의 전문가들이 북한 정부의 인터넷 규제에 대해 거듭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사용자가 증가할수록 정부의 검열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며, 북한 내 인터넷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창의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어제(12일) 워싱턴에서 열린 인터넷 관련 토론회 뒤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국제 인권단체인 프리덤 하우스가 12일 억압 정권의 인터넷 검열을 피해 정보 소통을 원활히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워싱턴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에는 프리덤 하우스의 의뢰를 받은 국제 컴퓨터 전문가들이 중국과 이란 등 4개 나라에서 정부의 인터넷 규제와 검열을 피할 수 있는 방법들을 조사한 보고서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억압정권의 인터넷 규제 문제를 논의하는 이 자리에서 북한은 한 마디도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보고서 작성을 기획한 프리덤 하우스의 로버트 구에라 인터넷 담당 국장은 ‘미국의 소리’ 방송에, 북한의 인터넷 규제가 너무 심각해 접근 조차 할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인터넷 이용 상황은 파악 조차 못할 정도로 너무 열악해 조사 목적에 맞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번 조사를 실시한 아일랜드의 인터넷 보안 전문가 코막 칼라난 씨는 인터넷 사용자들의 생각을 들을 수 없다는 게 북한의 한계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조사의 목적은 전문가들의 생각이 아닌 억압 정권 내 인터넷 사용자들의 생각과 소통 방법, 그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어떻게 나누는지 이해하며 개선 방안을 찾는데 있지만, 북한은 그런 환경조차 제공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국제형사경찰기구인 인터폴과 유엔 등 여러 국제기구의 요원들에게 컴퓨터 보안과 안전 교육을 가르쳤던 칼라난 씨는 전세계에서 북한과 같은 열악한 인터넷 환경은 쿠바 외에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국제 언론감시단체인 국경 없는 기자회는 지난 달 ‘세계 사이버 검열 반대의 날’을 맞아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을 세계 주요 인터넷 적대국 가운데 하나로 지목했었습니다.

미 국무부 역시 지난 주 발표한 2010 연례 국제 인권보고서에서 북한 내 인터넷 사용은 일부 고위 관리들과 정부가 선별한 대학생 등 엘리트 계층으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미국의 ‘ABC 방송’은 지난 2008년 평양 현지 취재 중 김계관 외무성 부상의 말을 인용해 북한 정부가 인터넷을 부패의 산물로 보고 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김계관 부상은 인터넷이 젊은이들을 부패시킬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하며, 이를 신중히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는 겁니다.

프리덤 하우스의 데니엘 칼링게르트 프로그램 국장은 이에 대해 표현과 정보 자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그들이 알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정보 소통의 벽을 낮추기 위해 토론회를 개최했지만 북한은 중국과 이란, 버마, 아제르바이잔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겁니다.

이날 토론회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그러나 북한은 인터넷의 블랙홀이 아니라 인터넷의 변방에 있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정보의 공유가 국가발전의 필수임을 강조하며 보다 창의적인 방법을 통해 북한의 문을 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전문가들은 토론회에서 억압 정권의 인터넷 검열과 규제를 피할 수 있는 많은 방법들이 존재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특히 억압 정권들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민간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와 개발 능력을 따라갈 수 없기 때문에 검열과 규제는 결국 실패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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