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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개혁 이전으로 돌아간 ‘장마당’


북한의 내부 상황을 보여주는 동영상이 공개됐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동영상은 화폐개혁으로 마비됐던 장마당이 되살아 나고 있는 장면을 보여주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북한의 동영상 소식을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의 최근 내부 사정을 보여주는 2개의 동영상이 공개됐습니다.

한국의 조선일보는 19일 북한의 국경도시인 신의주 ‘채하시장’을 촬영한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이달 초에 촬영된 이 동영상은 물건을 파는 상인들과 물건을 흥정하는 주민들로 가득한 장마당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싸게 팔아요, 아저씨”

한국의 재래 시장처럼 사방이 뚫리고 지붕만 덮인 시장에는 매대가 여러 줄로 길게 늘어서 있고, 그 사이에는 상인과 오가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매대에는 플라스틱 그릇, 유리컵, 우산, 냄비, 주전자 같은 생활용품과 함께 선풍기, 오토바이 헬멧, 농구공 그리고 ‘샤와기’라고 적어놓은 샤워기와 세면기용 수도꼭지를 파는 상인들도 있었습니다.

또 중국제 화장품과 샴푸 같은 미용물품도 여성들의 시선을 붙잡습니다.

“아저씨 샴푸 하나 안 사요?”

평양 교원대학 교수 출신으로 지난 2004년에 탈북한 이숙씨는 북한 사람들이 샴푸를 쓴 것은 지난 2000년대 초부터라고 말했습니다.

“2천 년에도 샴푸를 썼습니다. 중국 상품이 들어 오면서 샴푸도 쓰고, 한심하지만 북한에서 만든 화장지도 썼습니다”

장마당에 팔리는 물건 대부분은 중국산 물건들입니다. 탈북자 이숙씨는 중국 제품이 없으면 북한 경제는 마비될 것 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에는 돌아가는 공장이 없기 때문에 북한 제품이 없고, 사과나 배나 달걀, 돼지고기까지 중국에서 다 가져옵니다. 중국이 없으면 북한은 돈이 있어도 살기 힘든 나라입니다”

이숙씨는 장마당에서 중국제 물건보다 더 인기가 있는 것은 남한 상품이라고 말했습니다.

“남한 물건이 어떻게 들어가는지, 매대 밑에다 놓고, 남한 라면 달라고 하면 밑에서 꺼내줍니다”

장마당 상인들은 대부분 50-60대로 보이는 여성들입니다. 탈북자들은 북한 당국이 지난 2007년에 내린 ‘50세 미만 여성 장사 금지’조치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지난해 11월30일 화폐개혁을 단행했습니다. 이어 장마당을 닫거나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동영상은 장마당이 다시 되살아나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탈북자 이숙씨는 장마당을 열지 않을 경우 주민들이 굶어 죽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북한 당국이 받아들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거(장마당)없으면 백성이 몽땅 굶어 죽죠. 배급은 근본 없고, 장이 없으면 못 살고 장에 의해서면 살 수 있다는 것이 북한 사람들 머리에 확고하게 인입 됐기 때문에, 장이 없으면 못산다는 것을 위에 여러 번 제기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장마당이 어느 정도 되살아 났다고 해서 북한 경제가 회복된다고 판단해서는 곤란하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탈북자 출신으로 과거 북한연구소 연구원으로 근무했던 김승철씨의 말입니다.

“북한 경제라는 것이 군수산업 외에는 올 스톱 상태입니다. 공산품을 생산하는 산업은 원래 죽었으니까 살 것도 없고, 북한의 시장이 공급과 유통을 담당하니까 그것은 조금 살았겠지만, 기본적인 산업은 살지 못했죠”

한편 한국방송공사(KBS)는 또 다른 북한 내부 동영상을 공개 했습니다. 이날 방영된 동영상은 북한의 주민들과 인민보안성 소속 안전원이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화면을 보면 북한 주민 여러 사람이 타고 있는 트럭이 보입니다. 북한의 민간 운수업자가 버스 대신 운행하는 불법 트럭입니다. 그러자 경찰에 해당되는 안전원이 트럭에 다가가 돈 즉, 뇌물을 요구합니다. 그러자 여자 운수업자가 나타나 ‘별을 다면 다냐’며 안전원의 가슴을 밀치며 거세게 항의를 합니다. 그러자 또 다른 주민들도 가세해 안전원을 쫓아 냅니다. 결국 안전원은 돈을 받지 못하고 밀려나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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