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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이모저모] 외국인들의 북한 관광


매주 주말 화제성 소식으로 여러분을 찾아 가는 ‘뉴스 이모저모’ 시간입니다. 요즘 북한에서는 봄철을 맞아 외국인 관광이 활기를 띠고 있다고, 북한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면 북한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매우 미미한 수준인데요, 이연철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 보겠습니다.

문) 이연철 기자, 북한은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는데요, 실제로 북한을 찾는 외국인이 얼마나 되나요?

답) 북한 당국이 공식통계를 발표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를 알기는 어려운데요, 전문가들은 1년에 약 3만 명 정도의 외국인이 북한 관광에 나서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중국인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가 유럽인이나 미국인들 인데요, 1년에 2천 명을 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문) 그 정도라면 북한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매우 적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답) 그렇습니다.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보면 차이가 더 분명해 지는데요, 지난 해 미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5천9백70만 명, 중국은 2천6백12만 명, 한국은 8백80만 명, 베트남이 5백50만 명이었습니다. 북한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규모입니다.

문) 아주 소수의 외국인들만이 북한을 여행한다는 얘기인데요, 이 사람들이 북한을 찾는 주된 이유는 뭔가요?

답) 대부분이 관광 보다는 호기심 때문에 북한을 찾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의 북한전문여행사인 아시아태평양 여행사 월터 키츠 대표의 말을 들어보시죠.

여행업계에서는 북한관광을 원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얼리 어답터’라고 부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얼리 어답터란 신제품, 특히 전자제품의 신제품을 다른 사람들 보다 빨리 구입해서 사용해야 직성이 풀리는 호기심 많은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인데요, 북한 관광 희망자들 역시 남들이 가보지 못한 나라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사람들이라는 겁니다.

문) 이 사람들이 북한을 다녀온 뒤에 어떤 얘기를 하는지 궁금한데요?

답) 북한을 다녀온 많은 외국인들은 북한을 다른 나라들과는 아주 다른 이상한 나라라고 말합니다. 북한은 생활양식에서 사고방식까지 모든 것이 너무 달라서 4차원이나 5차원에 존재하는 이상한 앨리스의 나라에 다녀온 듯한 느낌이었다고, 배낭여행의 아버지로 불리는 토니 휠러 론리 플래닛 창업자는 말했습니다.

국제 구호단체인 월드 비전의 딘 오웬 언론담당관은 오래 전 문을 닫은 가게 내부를 유리창을 통해 보는 느낌이었다고 표현했구요, 한 중국인은 인터넷 블로그에 북한관광 소감을 올리면서, 북한을 보니 개혁개방 전의 중국이 생각하면서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난 느낌이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문) 외국인이 북한을 관광하기 위해서는 전문 여행사를 통해야만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어떤 여행사들이 북한관광을 전문으로 하고 있나요?

답) 서방세계에는 20개 남짓한 북한 전문여행사가 있는데요, 베이징에 본부를 둔 고려여행사가 가장 규모가 큽니다. 이밖에 미국의 아시아태평양여행사, 스웨덴의 코리아 콘슐트 등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의 대표적인 북한전문여행사로는 중국 3대 여행사 가운데 하나인 청년여행사를 들 수 있습니다. 또 단둥 등 북한 접경지역의 많은 여행사들도 북한관광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데요, 정확한 숫자는 집계되지 않고 있습니다.

문) 이들 여행사들이 세계 다른 나라에 인기 관광지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북한을 전문으로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답) 각 여행사마다 다른 이유가 있겠지만,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틈새시장 공략이라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북한이 세계 관광업계에서 대표적인 오지로 취급을 받고 있다는 점이 오히려 매력일 수 있다는 것인데요, 주요 국가나 인기 관광지 같은 경우, 경쟁이 심하기 때문에 수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는 반면에, 남들이 하지 않는 북한 관광사업을 할 경우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문) 외국인들의 북한관광 비용이 다른 나라를 관광할 때보다 더 든다는 얘기인가요?

답) 그렇습니다. 중국에서 북한을 관광하는 비용이 한국을 관광하는 비용의 최고 2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른 외국인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요, 미국의 아시아태평양여행사를 예로 들면, 13박 14일이 4천 달러, 9박 10일이 3천 달러, 5박6일이 2천3백 달러 등인데요, 여기에는 중국 베이징까지 오고 가는 항공료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미국의 한인여행사들이 판매하는 5박6일짜리 한국관광 상품이 항공료 포함해서 2천 달러 미만인 점을 고려하면, 북한관광이 2배 이상 비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문) 북한 당국은 최근 외국인 관광객을 더 많이 유치하기 위해 여러 가지 조치들을 취하고 있는데요, 북한 관광산업의 경쟁력은 어느 정도나 되나요?

답) 전문가들에 따르면 세계 수준에서 크게 못 미칩니다. 관광의 기본인 볼거리가 충분하지 않은데다 숙박이나 교통, 도로 등 관광 기반시설도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고, 북한 당국의 제한으로 지정된 곳만 가야 하는 등 관광이 자유롭지도 못한 것도 문제입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독재와 핵 문제 등으로 인해 북한의 이미지가 아주 부정적이라는 점인데요,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리 관광지나 기반시설이 개선된다고 해도 많은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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