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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정부 구성 실패로 정국 불안 악화


네팔의 정국 불안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석 달 동안 10여 차례에 걸친 정치인들의 정부 구성 노력이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신생 민주주의 국가로 탈바꿈 하는 과정에 있는 네팔의 정국 불안은 오랜 내전 뒤 찾아온 평화를 위태롭게 만들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네팔은 지금 힌두교의 최대 축제인 다샤인 기간을 맞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국 불안으로 인해 축제 분위기 마저 위축되고 있습니다.

네팔의 제헌의회는 지난 6월 말 마다브 쿠마르 총리가 사임한 이래 12 차례에 걸쳐 새 총리 선출을 위한 표결을 실시했지만 실패했습니다. 의회 내 주요 정당인 국민회의당과 네팔 공산당, 마오주의 공산당 등 3개 정파가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총리 선출에서는 당초 2 명의 후보가 경합을 벌이다 마오주의 공산당의 프라찬다 대표가 중도 하차하면서 국민회의당의

람 찬드라 푸델 대표가 단일 후보로 남았었습니다. 하지만 두 공산당 소속 의원들이 투표를 거부하는 바람에 총리 선출이 무산됐습니다.

네팔 정국이 이처럼 교착상태에 빠진 것은 오랜 내전에서 맞서 싸운 세 정당간 견해 차이와 갈등의 골이 깊기 때문입니다. 관측통들은 세 정당이 현재의 교착상태를 타개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네팔은 지난 2008년 왕정에서 민주주의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총선거를 실시했습니다. 선거 결과 좌파 정당인 마오주의 공산당이 최대 의석을 차지했지만 다른 정당들이 마오주의를 깊이 불신하고 있어 현재의 교착상태가 초래됐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It is the Maoists versus the rest, where one is deemed

`네팔 타임스’ 신문의 쿤다 디싯 편집장은 네팔의 현 상황은 마오주의 공산당에 대해 스스로를 민주 정당으로 자부하는 다른 모든 정당들이 맞서 있는 형국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들 정당은 마오주의 공산당을 비민주적인 전체주의 정당으로 보기 때문에 합의가 이뤄지기 어렵다는 겁니다.

국민회의당과 네팔 공산당은 마오주의 공산당이 내전 종식 협정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협정의 주된 쟁점의 한 가지는 1만9천 명에 달하는 마오주의 반군 처리 문제입니다.

마오주의 공산당은 반군을 네팔 정규군에 편입시켜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다른 모든 정당들은 반군의 편입 조건을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습니다. 특히 마오주의 공산당이 내전 중 탈취한 재산들을 반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교착상태가 계속되자 많은 네팔 정치인들은 정부 권력을 각 정당이 분담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마저도 후보가 단 한 명이라도 총리 선출 과정을 계속해야 한다는 네팔 의회 의장의 주장으로 인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제헌의회가 평화 과정의 최종 단계인 새 헌법 초안 작성을 완료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가고 있습니다. 제헌의회의 헌법초안 작성 1차 마감은 지난 5월이었고, 두 번째 마감은 내년 4월이지만 결과는 미지수입니다.

"We are much worried about the constitutional process

네팔 근대사연구소의 록 라지 바랄 연구원은 제헌의회가 예정된 기간 안에 새 헌법초안 작성을 완료할 것인지를 두고 많은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말합니다. 헌법이 가장 큰 문제인데 교착상태를 타개할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네팔은 세계 최빈국의 하나로, 정부 기능이 정상으로 가동되지 않아 경제에 타격이 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과도정부를 구성해 예산을 확정하자는 제안도 나왔지만 마오주의 공산당은 반대하고 있습니다. 결국 상당수 정부 기관들의 예산은 얼마 남지 않은 상태이고, 개발 계획들은 보류됐습니다.

"After the holidays, government hospitals will not have

네팔 타임스 신문의 쿤다 디싯 편집장은 다샤인 축제가 끝날 무렵이면 정부 병원들은 약품이 떨어지고 교사들은 급료를 못 받게 되는 등 전국이 거의 마비되는 심각한 상황이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평화협정 체결이 4년이나 지난 현재까지 네팔의 평화 과정이 완료되지 않고 있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습니다.

네팔 의회는 다샤인 축제가 끝난 뒤 오는 26일 다시 개회하지만 각 정당이 견해차를 극복하고 평화 과정을 살려낼 수 있을지는 여전히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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