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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가다피 친위세력과 반정부 시위대 교전 격화


브레가에서 가다피 군을 공격하는 반군
브레가에서 가다피 군을 공격하는 반군

리비아에서 주요 도시와 시설을 장악하기 위한 가다피 친위세력과 반정부 시위대 간의 교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외부의 지원 여부를 놓고 리비아 안팎에서 엇갈린 견해가 나오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전해 드립니다.

무아마르 가다피 국가원수의 퇴진을 요구하는 리비아 반정부 시위대는 지난 2일, 중북부 해안의 석유 도시 브레가에서 가다피 친위부대의 공격을 격퇴했습니다.

하지만 하루 만인 3일 친위세력의 전투기들이 다시 반정부 시위대를 공격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습니다. 가다피 친위부대가 동부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반정부 시위대를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알 아라비야’ 텔레비전 방송의 보도에 따르면 가다피 친위부대는 브레가 외곽의 공항을 장악하고 있지만 브레가 시 도심은 장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현장에서 취재 중인 기자들은 브레가 시내에서 커다란 폭발과 총격 소리가 들렸다고 전했습니다. 브레가는 수도 트리폴리로부터 약8백 킬로미터 떨어진 지중해 연안에 위치해 있습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가다피 친위부대의 장갑차 50여 대가 브레가 시를 향해 돌진해 석유 시설들과 공항, 항만 등을 신속히 장악했습니다.

가다피 친위부대는 전투기들을 동원해 브레가 시내와 대규모 반정부 시위대가 무기고를 장악한 인근 아즈다비야를 폭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맞서 반정부 시위대는 브레가 인근 아즈다비야와 벵가지 등지에서 집결해 AK-47 자동소총과 로켓 추진 유탄발사기 등으로 무장한 채 자정까지 반격을 가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반정부 시위대의 임시통치위원회는 리비아인이 아닌 아프리카 출신 가다피 용병들에 대한 외부 공습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반정부 시위대는 가다피가 자신들을 제압하기 위해 외국인 용병 등 민병대를 동원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정부 시위대 세력과 가다피 친위부대가 치열한 교전을 벌이는 가운데 수도 트리폴리에서는 가다피 지지자들의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가다피는 지지자들에 대한 연설에서, 자신은 이미 1977년에 국민들에게 권력을 이양했다며, 사임해야 할 정부 직책을 갖고 있지 않다는 주장을 되풀이 했습니다.

가다피는 또 국제 테러조직인 알카에다가 리비아에서 전투를 벌이며 민간인들을 살해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의 관타나모 수용소에 억류됐던 자가 리비아 동부 도시 디르나에서 이슬람 저항분자들을 배후 지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가다피는 또 해외에 잠복해 있던 알카에다 요원들이 리비아에 들어와 리비아 군을 공격하고 있다는 주장도 폈습니다.

이런 가운데 반정부 시위대를 지원하기 위한 리비아 영공 비행금지구역 설정 여부를 놓고 리비아 시위대 내부와 국제사회에서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미 상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해 리비아 상공 비행금지구역 운영에 미국이 참여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리비아 반정부 시위대 측이 외부의 개입을 원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전혀 확실치 않다고 답변했습니다.

리비아 반정부 시위대를 지원하기 위한 외부의 개입 여부가 리비아 내부와 아랍세계에서 찬반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는 겁니다.

한편 아랍연맹은 2일 성명을 내고 리비아 반정부 시위대가 가다피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해도 반정부 시위대를 위해 외부세력이 개입하는 것은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따라서 미국은 동맹국들과 국제사회가 할 수 있는 것을 모색하고 있으며, 다양한 선택 방안들을 활발히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 해군의 상륙 공격함 두 척이 수에즈 운하를 통해 4일 지중해의 섬, 크레테 인근 해역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그리스 텔레비전 방송이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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