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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태 항만국통제위, 북한 또다시 '블랙리스트' 지정…정선조치 비율 높아


2019년까지 인도네시아에 억류된 북한 선박 ‘와이즈 어네스트’ 호.
2019년까지 인도네시아에 억류된 북한 선박 ‘와이즈 어네스트’ 호.

선박의 안전검사를 실시하는 국제 협력기구가 올해도 북한을 ‘블랙리스트’에 올렸습니다. 지난해 북한 선박의 운항 감소로 안전검사를 받는 선박의 숫자가 대폭 줄었지만, 안전 문제로 해외 항구에 발이 묶이는 ‘정선조치’를 받는 선박의 비율은 전 세계에서 10번째로 높았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선박의 안전검사를 실시하는 아태지역 항만국통제위원회(도쿄 MOU)는 최근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서 지난해에도 북한 선박의 안전 문제가 개선되지 않은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위원회는 최근 3년간의 선박 안전 실태를 토대로 매기는 블랙, 그레이, 화이트리스트 중 북한을 포함한 7개 나라 선박들이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고 밝혔습니다.

블랙리스트는 안전 검사를 통과하지 못해 운항이 중단되는 ‘정선조치’를 받은 선박 비율이 높은 나라들의 목록으로, 이 리스트에 오른 나라의 선박들은 추후 검사 대상으로 지목되는 횟수가 많아집니다.

위원회에 따르면 북한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총 143척이 해외 항구에서 안전검사를 받았으며, 이중 16척이 정선조치를 받았습니다.

북한 외에 블랙리스트에 오른 나라들은 토고와 시에라리온, 몽골, 자메이카, 팔라우, 키리바시 등입니다.

이들은 제 3국 선박들에게 자국 깃발을 달도록 하는 대표적인 ‘편의치적’ 국가들로, 실제 선박들은 모항이 이들 나라가 아닌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반면 북한 선박들은 지난 2017년을 전후해 강화된 국제사회 제재로 인해 편의치적 대신 직접 북한 깃발을 달고 있습니다.

지난 3년간 정선조치를 받은 북한 선박은 ‘련화 2’호와 ‘사향산’ 호, ‘평화’ 호, ‘화성’ 호 등으로, 대부분 ‘화재 안전’, ‘구조 도구’, ‘오염 방지’, 비상 시스템’ 등 부문에서 안전검사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북한 선박들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국경 폐쇄 조치가 단행된 이후 운항을 급감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 한 해 해외에서 안전검사를 받은 북한 선박은 2016년의 275척이나 2018년 79척에 비해 크게 줄어든 13척에 불과했습니다.

이들 선박 13척에선 총 64개의 결함이 확인됐고, 13척 모두에서 1개 이상의 결함이 나와 북한 선박의 결함 발견율은 지난해를 포함해 5년 연속 100%를 기록했습니다.

또 지난해 검사를 받은 선박 중 정선조치로 이어진 선박은 2척, 즉 15.38%로 나타나 북한은 같은 기간 정선조치를 받은 90여개 나라 중 10번째로 높은 비율을 보였습니다.

이처럼 북한 선박들이 높은 결함발견율과 정선조치 비율을 기록한 건 선박 대부분이 노후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지난해 북한이 운영한 선박들은 대부분 1980년대 건조됐고, 특히 ‘동명산’ 호와 ‘큰별’ 호는 각각 건조연도가 1969년과 1970년일 정도로 노후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부분의 나라들이 선박의 사용기한을 2~30년으로 정한 것과 달리 북한은 여전히 50년이 넘은 선박까지 해외 운항에 투입하고 있는 겁니다.

아태지역 항만국통제위원회는 선박의 안전과 해양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안전검사를 실시하는 국제 협력기구입니다.

현재 한국과 일본,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를 비롯해 캐나다와 호주, 러시아, 칠레 등 태평양 바다를 끼고 있는 나라 등 모두 20개 나라가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고, 북한 등 5개 나라와 미 해안경비대 등 10여개 기관들은 옵서버로 등록돼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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