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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방북 보류 조치 해제


남측 도라산 출입사무소
남측 도라산 출입사무소

한국 정부가 오늘 (3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보류해 왔던 한국 국민의 방북을 다시 허용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사망 이후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방침의 일환으로 풀이됩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잠정 보류됐던 한국 국민의 방북이 다시 재개됐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3일 김 위원장의 애도 기간이 끝남에 따라 한국 국민의 방북을 유연성 차원에서 다시 허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는 앞서 김 위원장의 사망이 알려진 지난 달 19일 개성공단 지역을 제외한 방북 허가를 잠정 보류했었습니다.

이 같은 조치는 김 위원장의 사망 이후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전날 신년 국정연설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강조하면서 북한과의 대화 기회를 열어두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우리는 기회의 창을 열어 놓고 있습니다. 북한이 진정성 있는 태도로 나온다면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함께 열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방북이 재개되더라도 5. 24 조치에 따라 취약계층 지원이나 사회문화 교류 차원의 방북에 한해서만 허용될 전망입니다.

통일부는 아울러 국회 남북관계발전특별위원회가 추진 중인 개성공단 방문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 중에 있다며 입장이 정해지는 대로 국회 측에 설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가 대북정책에서 유연성을 보일 순 있겠지만, 대선 등 한국의 정치일정과 북한의 대남 강경 태도로 인해 전향적인 대북 조치를 취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근식 교수는 이날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공동으로 주최한 토론회에서 김 위원장 사망 이후 이른바 과도기에 있는 북한으로선 체제안정이 시급한 만큼, 보수적인 노선을 이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한국 정부가 전향적인 정책을 취하기 전까지 북한이 먼저 대화에 나서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남북관계를 관리해야겠다는 필요성은 류 장관 취임 이후 존재하고 있지만 이를 보다 전향적으로 제시할 가능성은 여러 제약 요인으로 어렵다고 봅니다. 북한은 북한 대로 김정일의 유훈을 내세워 지금의 교착국면과 이명박 정부에 대한 기대 포기라는 측면에서 먼저 손을 내밀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남과 북은 올해 고장난명의 교착상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통일정책 분야 국책연구기관장이 천안함과 연평도 사태에 대한 북한의 사과가 없더라도 금강산 관광 재개 협상을 시도해야 한다고 주장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통일연구원 김태우 원장은 최근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한국 정부가 신변안전 보장 외의 요구 조건을 철회하고 관광 재개 협상을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도발의 최종 책임자였던 김정일 위원장이 사라진데다 북한 역시 기로에 섰기 때문에 남북관계에서 더 많은 유연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선 신변안전 보장과 천안함과 연평도 사태에 대한 북한의 사과 등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습니다.

국책연구기관의 책임자의 이 같은 언급에 대해 일부에선 김 위원장의 사망 이후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 변화 기류를 반영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 당국자는 ‘미국의 소리’ 방송에 정부의 입장이 아닌 사견이라면서도, 한반도와 남북관계를 주도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는 게 정부의 입장인 만큼 앞으로 북한의 실제 태도를 지켜보며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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