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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단체, `김정일 생일 특별배급 최악’


북한 정부가 지난 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에 주민들에게 제공한 명절 공급이 `고난의 행군’ 시기 이후 사상 최악이라고 일본의 한 단체가 주장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일본의 독립 언론사인 ‘아시아 프레스’는 22일 양강도 혜산에서 입수한 김정일 69회 생일 특별공급 관련 사진들을 인터넷 검색업체인 `야후 재팬’을 통해 공개했습니다.

사진들은 ‘세상에 부러움 없어라’는 글씨가 써진 사탕-과자 봉지와, 특별공급을 위해 줄을 서 있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 등을 담고 있습니다.

‘아시아 프레스’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22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올해 김정일 생일의 명절 공급이 1990년 중반 이른바 `고난의 행군’ 시절 이후 최악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고난의 행군 시기 그러니까 1990년대 사회적 곤란 이후 최악의 상태라고 파악하고 있습니다. 외화벌이 단위가 있는 지역은 조금씩 돼지고기 조금과 술, 그러나 대체적으로 보면 아예 배급이 없는 지역이 많고. 그렇게 파악하고 있습니다.”

평안남북도와 양강도, 평양 외곽 등 다양한 지역에 살고 있는 비밀 기자들이 전해 온 소식에 따르면, 예년에 비해 배급품이 형편 없거나 전무했다는 겁니다.

북한 정부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생일을 최대 명절로 지정해 우상화와 민심 달래기 차원에서 술과 고기 등 부식과 간식이 담긴 선물을 전 인민에게 특별배급 해왔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그러나 올해의 특별배급은 눈에 띄게 악화됐다고 말했습니다.

“옛날에는 아이들, 유치원이나 소학교 아이들에 대해서는 사탕과 과자 비스켓, 학용품, 학교 교복 이런 것도 공급이 있었는데, 금년에는 사탕과자 한 5백 그램 정도 밖에 안 줬고, 일반 주민에 대해서도 외화벌이와 관계가 없는 지역은 거의 없는 것 같고, 내용도 며칠 먹을 것으로 끝나는 정도 밖에 안 줬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특히 지역별로 특별배급에 차이가 있었다며, 탄광 지역에 배급된 물품을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무산군의 탁아소, 유치원 소학교 이런 데는 사탕, 과자들, 일반 주민에 대해서는 술 한 병, 기름 5백 그램, 그 거와 별도로 무산 광산 노동자에 대해서는 따로 술 한 병이 나왔고, 이건 명절 공급은 아닌데 2월 11일에 열흘 분 식량 공급이 있었답니다. 또 평안남도 안주군, 직동 지역에 대해서는 탄광 노동자에 대해 술 한 병이 공급 됐습니다.”

지난 해 북한에서 김정일 생일 명절을 보낸 뒤 탈출해 미국에 난민으로 입국한 탈북자 손모 씨는 22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지난 해부터 특별배급이 더 나빠졌다고 말했습니다.

“세대당 사탕 15알씩 에다가 식초 1병씩. 그래서 혜산에 막 식초 값이 내리고 그랬습니다. 또 2007, 2008년도 그 때는 양말이라도 주고 세대당. 그 땐 농촌도 공급했을 거에요. 그랬는데 점점 가면서 그런 게 생활에 도움이 안되니까요. 정말 힘듭니다.”

‘아시아 프레스’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재정이 부족한 중앙정부가 명절 배급품 자체를 기업소 등에 강제로 위임하는 현상도 나타났다고 말했습니다.

“명절 공급 물품 자체를 기업소에서 준비하라거나 아니면 인민반에서 조금 힘있는 사람들에게 돈 내라 물품 준비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더라구요. 그런 것을 보니까 정부가 전적으로 책임지고 이런 김정일 생일 특별배급을 준비하지 못하는 상황, 그러니까 그 만큼 재정이 매우 나빠졌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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