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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언론, “북한, 외화벌이 무역상 대거 해외 파견”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이 식량 확보와 외화벌이를 위해 무역상을 대거 해외에 파견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 광물자원 수출과 관련한 엄격한 제한도 대폭 완화했다는 소식인데요, 도쿄의 김창원 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문) 북한이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중국에 무역상인을 대거 파견하고 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구요?

답) 네 그렇습니다. 아사히신문은 오늘자 조간에서 국제적인 제재로 고립무원에 처한 북한이 식량 조달을 위해 중국에 무역상인을 대거 파견하고 있다며, 그 내용을 상세히 보도했습니다. 북한은 정부 각 부처와 군 산하에 300개 정도의 무역회사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대부분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 파견된 무역상은 베이징에만 1천 명, 상하이에 약 600명, 이외에도 지방 거점 도시별로 100∼200명씩 상주하면서 북한의 광물자원을 수출하고 쌀과 옥수수 등 식량자원을 수입하고 있습니다.

문) 이들 무역상이 벌어들이는 돈이 얼마나 되나요?

답) 네 북한의 무역상들은 거래를 통해 번 돈을 본국에 상납하고 나머지는 거래비용이나 생활비에 충당하고 있는데요, 북한으로 송금하는 돈이 1인당 연간 5천∼6만 달러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해외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는데다 재산을 축적할 수도 있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의 동경이 대상이 되고 있는데요, 과거에는 일본에서 귀국한 한인들이 부자의 상징이었지만 지금은 무역상의 시대가 됐을 정도라고 합니다. 하지만 북한에서 무역상이 되기 위해서는 매우 까다로운 선발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우선 출신 성분이 좋아야 하고요, 정부 기관이나 국영기업에서 근무한 경력이 필요합니다. 또 국가안전보위부와 외무성 등 여러 기관의 엄격한 심사도 거쳐야 합니다. 이러다 보니 무역상이 되기 위해 뇌물이 오가는 일도 비일비재하다고 합니다.

이들 무역상은 매일 저녁 '사무소'에 모여 감독관에게 거래 실적과 활동 등을 보고해야 하고, 토요일에는 사무소에 모여 당의 지시와 정책을 학습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북한이 광물자원 수출규제를 풀었다는 소식도 있던데요?

답) 네 그렇습니다. 지난 주에도 북한이 경제난 해결을 위해 중국에 대한 경제의존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지난 해 후반부터 금이나 은, 석탄 등 광물자원 수출 제한을 대폭 완화하고 쌀과 옥수수 등 식량 수입을 늘리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자원고갈을 이유로 2007년부터 광물자원 수출을 엄격히 규제했는데요. 이 때문에 이듬해인 2008년에는 중국의 북한산 무연탄 수입량이 32% 줄었고요, 은이나 아연도 각각 84%와 85%씩 격감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규제를 완화하면서 중국으로의 석탄 수출이 지난 해 8월 한 달에만 7천만 달러에 달해 지난 해 상반기 전체 수출량을 넘어섰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북한이 전략물자인 광물자원을 방출해서라도 식량을 조달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궁핍한 상황임을 보여주는 근거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문) 다른 화제로 넘어가 볼까요. 김 기자, 북한이 미국 측에 줄기차게 대화를 제의하고 있다구요?

답) 네 그렇습니다. 일본 언론보도에 따르면요 지난달 초 미국의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사가 중국을 방문했을 당시 북한이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을 보내 미국 측에 대화 의사를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측은 보즈워스 특대의 베이징 체제 일정이 짧다는 이유로 사실상 대화를 거부했습니다만, 북한은 미국 싱크탱크의 중재를 받아 다음달 말 경 유럽에서 비공식 대화를 열자고 또 다른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미 국무부는 북한의 이번 제안에 대해서도 탐탁치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습니다.

문) 북한이 한국 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등 한반도 관련국에 잇따라 대화를 제의하는 걸 보면 조급해졌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답) 그렇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문제로 후계체제 강화가 시급한 북한으로서는 조바심을 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북한은 그동안 핵 위협이나 군사 도발로 한반도 긴장 수위를 높여서 대화를 유도하는 이른바 벼랑 끝 전술을 되풀이해오지 않았습니까. 지난 해 한 해만 해도 영변 원자로를 공개함으로써 미국에는 핵 시위를 했고요, 한국에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이라는 군사적 도발을 감행했었죠. 그런데 이 같은 종전의 외교수법이 더 이상 먹혀들지 않자 북한이 매우 초조해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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