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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언론, “평양은 특권 도시”


일본 언론들도 이번에 평양을 방문해 여러 가지 현장 기사를 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마이니치신문은 ‘북한의 수도 평양은 특권 도시’라는 제목으로 현장에 파견된 기자의 기사를 실었다고 합니다. 도쿄 현지를 연결해 자세한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문) 일본의 마이니치신문은 식량난을 겪고 있는 지방과는 전혀 딴판인 평양의 모습을 전했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마이니치신문은 어제 북한의 수도 평양에 대한 르포 기사에서 “평양은 고급 식당에서 외식하는 시민들로 붐볐고 네온사인은 밤 늦도록 꺼지지 않았다”면서 심각한 식량난과 전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농촌 지역과는 딴판의 ‘특권 도시’였다고 전했습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북한 노동당 창건 65주년 기념행사 취재차 평양에 들어간 기자가 지난 11일 오후 8시반 조금 넘어서 평양 대동강변에 늘어선 한 식당에 들어가 봤더니 초라한 외관과는 달리 칸막이 객실까지 갖춘 고급 레스토랑 이었다고 합니다.

메뉴 가격표에는 구이용 모듬고기가 22달러, 고급 브랜디인 ‘헤네시-VSOP’가 1백 달러로 표시돼 있었지만 빈자리가 거의 없는 만석이었습니다. 고객들의 가슴에는 김일성 배지가 달려 있었고, 대형 냉장고에는 수입 맥주와 식료품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시내 곳곳에서 암달러상이 눈에 띄었고, 통제가 느슨하기 때문인지 외국인 기자가 말을 걸어도 피하지 않고 달러의 교환비율을 알려줬다고 합니다.

문) 이번에 초청된 외국 기자들에겐 비교적 자유롭게 평양 시내를 취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고 하던데요.

답) 그렇습니다. 북한은 지난 10일 열린 군사 퍼레이드에 외국 기자 95명의 취재를 받아들였는데요, 기자 수가 너무 많아 손이 돌아가지 않았는지 자유행동을 일부 허용했습니다. 때문에 마이니치신문 기자도 평양 시내를 특별한 통제 없이 돌아 볼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평양역 주변의 ‘신문’이라는 간판의 매점에서는 CD와 DVD도 취급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또 수십 명이 모여 있는 천막도 있었는데 이 곳에서 사람들은 1회당 북한 돈 1천원(약 70엔)을 내고 제비뽑기로 간장, 식용유 등 생필품을 받아가고 있었습니다. 밤이 깊어졌는데도 평양역 앞의 빌딩 옥상에는 ‘조선의 심장 평양’이라는 네온사인이 빛나고 있었다고 합니다.

지난 6월 중국에서 만난 북한의 한 농촌 출신 여성은 연간 며칠씩 몇 시간 동안 전기가 끊기고 있다고 말했지만 평양에서는 그런 분위기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습니다. 마이니치신문은 북한이 외국 기자들에게 취재를 허용한 것은 평양시내의 경제 사정이 비교적 양호하다는 자신감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고 분석했습니다. 마이니치신문 기자가 밤 늦게 숙소인 고려호텔로 돌아오자 현관에서 기다리고 있던 당국자는 “평양의 야경도 나쁘지는 않았을 것이다.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도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문) 조금 다른 소식인데요, 북한이 일본 교도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일본 정부가 대북정책에서 유연하게 대처할 것을 요구했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북한의 송일호(56)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 담당 대사는 일본 교도통신과 인터뷰에서 납북자와 핵, 미사일 등 문제를 포괄적으로 풀겠다는 일본 정부의 대북정책을 정면으로 비난하면서 유연한 대처를 촉구했습니다. 그는 “과거 자민당 정부가 포괄적 접근이라는 잘못된 대북정책을 입안했기 때문에 북-일 관계가 개선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송 대사는 “민주당 주도의 새 정부 역시 이런 (자민당의) 정책을 따르고 있다”면서 “이런 환경에서 (양국) 관계는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송 대사는 “현재 국면은 일본이 납치 문제에 납치된 상황”이라고 비꼬기도 했는데요, 그는 양국이 관계를 강화하고 신뢰를 쌓으면 일본 국민이 가진 납북자에 관한 의문은 자연스레 풀릴 것이라면서 일본 측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습니다. 송 대사는 “우리는 납치 사실을 시인했고, 이를 해결하고자 가능한 모든 조처를 했다”면서 “그러나 일본은 의혹만 키우며 양국 사이에 온갖 장벽들을 만들었다”고 비난했습니다.

문) 송 대사의 발언은 일본에서 간 나오토 현 내각이 출범한 이후 북한의 고위 관리가 내놓은 일본의 대북정책 관련 첫 언급인 것 같은데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체제에 대해서도 말을 했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북한은 교도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일본 정부에 공식적인 입장을 전달한 셈인데요, 송 대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열정적으로 나라를 지도하고 있지만 “혁명 달성은 한 세대에서 끝나지 않는다”면서 김 위원장의 3남 김정은이 후계자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는 특히 김정은을 노동당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선출한 것은 세대를 뛰어넘는 혁명 위업 완수를 원하는 당(黨)과 군(軍), 인민의 뜻이 투영된 것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송 대사는 핵 문제와 관련, 유엔이 대북 제재를 우선 해제해 북한이 평등한 입장에서 6자회담에 복귀해야 한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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