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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외무상, “내년에 북-일 대화 추진”


북한에 대해 줄곧 강경한 태도를 취해 온 일본 정부가 내년에 북한과의 대화를 추진할 방침을 밝혀 주목됩니다. 언론들은 일본 정부가 그동안 중단돼 온 북한과의 국교 정상화 문제를 논의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도쿄의 김창원 기자를 연결해 듣겠습니다.

문) 일본 외무상이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구요?

답) 네 그렇습니다. 마에하라 세이지 일본 외무상은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일 대화 재개를 위해 내년에 실무 협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마에하라 외상은 최근 2년간 중단된 북한과의 공식 대화에 대해 “국교가 없어도, 양국 현안에 대해 확실하게 직접 얘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보이지 않는 형태로 여러 가지 교섭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마이니치신문은 이 같은 분위기라면 내년에는 북-일 대화가 재개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일본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일본인 피랍자 문제와 북-일 국교 정상화 등을 논의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문) 그렇군요. 그런데 미국과 중국 사이에 북 핵 6자회담보다는 남북대화가 우선이라는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는 보도가 있던데요.

답) 네, 이 소식도 마이니치신문이 워싱턴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 보도한 내용입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중국이 한반도 사태 안정을 위해 6자회담을 제기했었는데요, 미국은 이에 대해 “6자회담 재개보다 남북대화가 우선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는 겁니다. 미국은 또 “만약 6자회담을 하게 되면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대한 한국의 정당한 분노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되기 때문에 한국에 대한 배려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전했고 중국도 대체로 이를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다는 겁니다.

마이니치신문은 또 지난 23일 한국이 연평도 부근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했을 때 북한이 군사적 대응을 하지 않은 것도 미국 요청을 받은 중국이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문) 이런 가운데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이 북한과의 대화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섰다지요?

답) 네 그렇습니다. 미국의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은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핵 문제를 ‘외교적 수단’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견해를 보였습니다. 페리 전 장관은 우선 북한에 대해 핵 개발을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강력히 보여주기 위해서는 경제 제재가 불가피하지만 일정기간 냉각기가 지나면 한-미-일 3국의 외교적 협의를 거쳐 미국과 북한이 고위급 교섭에 임하는 ‘3단계 시나리오’를 제시했습니다.

문) 연평도 포격에 대한 북한의 사과가 없는 상황에서 대화하자는 것은 좀 시기상조 아닌가요?

답) 네 그렇습니다. 페리 전 장관도 당장 대화를 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페리 전 장관은 북한의 핵 위협이 한창이던 1999년, 클린턴 당시 대통령의 특사로 북한을 방문해, 북한이 핵 개발 계획을 포기하는 내용의 포괄적 합의를 이끌어낸 바 있는데요,

페리 전 장관은 “현재로서는 대화하기가 99년 당시보다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일단 한국에 대한 포격으로 긴장감이 높아졌기 때문에 우선은 경제 재재나 합동군사훈련 등을 통해 핵 개발을 반대한다는 뜻을 북한에 분명히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이 북한과 고위급 회담을 한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한국과 일본의 외교적 조정을 거쳐 3국간 합의에 기반해 추진한다는 겁니다. 결국 이 같은 절차를 모두 거쳐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려면 상당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문) 일본 언론은 페리 전 장관의 발언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습니까?

답) 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페리 전 장관의 이번 발언은 북한 핵 위기를 풀기 위해서는 최종적으로 미-북 두 나라가 고위급 협의를 통해 외교적으로 풀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원칙론적 견해를 밝힌 것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특히 페리 전 장관은 북한이 개발 중인 원자력 발전과 관련해 외교적 해결의 접점을 찾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기대하는 것 같습니다. 페리 전 장관은 “북한이 최근 공개한 영변의 원심분리기 2천 대가 핵무기용 원료를 생산하는 데 전용될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전력공급을 위한 경수로 원료 채취용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현재 계획하고 있는 경수로는 규모가 너무 작고 테스트용에 지나지 않아, 실제로 전력을 생산하려면 더 큰 규모의 경수로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미국 일본 등의 원전 기술이 필요할 것이고 북한도 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핵무기 포기와 경수로 기술 제공이라는 외교적 해결의 접점을 찾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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